[제3회 실습후기 공모전 대상] 두바이 말 병원/건국대 임사랑

실습기간 2017.2.1. ~ 2.28

등록 : 2017.04.18 16:39:56   수정 : 2017.04.18 16:39:56 아모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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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말 병원 전경


지원동기

본과 3학년 때, 어떤 수의사가 될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하다 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승마를 시작했습니다. ‘말 전문 수의사’를 평생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기에 실습을 할 수 있는 국내외의 유명한 말 병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Dubai Equine Hospital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며 심도 있는 말 임상 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국내외 여러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하며 철저히 준비한 결과 한국인 최초, 필리핀을 제외한 아시아 학생 중 처음으로 Externship에 선발되었습니다. 

두바이 왕족인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Sheikh Mohammed Bin Rashid Al Maktoum)이 설립한 두바이 말 병원에서는 전 세계 수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 중에서 매달 1명(연간 총 12명)을 선발해 왕복 항공료와 체재비 등을 지원해주는 Externship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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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과정

[2016.04.04] www.dubaiequine.ae 홈페이지를 통하여 지원서를 작성하였으며 다음 서류들이 필요합니다. 지원서를 작성한 뒤에는 담당자에게 별도로 이메일을 보내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1) A photocopy of passport (first pages being sure picture is recognizable)

  2) Passport size colour photograph with white background

  3) Veterinary College Transcript

  4) Resume (C.V.)

  5) Two Reference letters from Veterinarians

[2016.04.21] 담당자로부터 2016년 11월까지 Externship이 모두 마감되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실습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본과 3학년 때 미리 지원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2016.04.22] 12월과 1월에는 수의사 국가고시 준비를 해야 하므로 실습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졸업을 하기 전, 유일하게 가능했던 2월 실습에 다시 지원했습니다.

[2016.07.04] 2달이 지나도록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하다 7월 4일에 담당자로부터 2월 실습 후보자 명단에 올랐다는 통보와 전화 인터뷰에 관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2016.07.11.] 두바이 현지 시간 11:00am에 전화 인터뷰(5분 가량, 영어)를 진행하였습니다.

* 인터뷰 질문

 1) 두바이 말 병원에 왜 지원하였는가? 실습을 통해서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2) 말 관련 실습 경험이 있는가?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하였는가?

 3) 30여 명의 지원자 중에서 당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4) 한국에는 몇 개의 수의과대학이 있는가?

제가 거의 마지막 면접자였기 때문인지 몇 시간 뒤 Extern으로 선발되었다는 통보를 이메일로 받았습니다.

[2016.10.24] 비자 관련 서류, 실습 동의서, 실습 안내서 등의 서류들을 이메일을 통해 받았습니다.

[2016.11.22] 이메일로 항공권을 받았습니다. 모든 Externship은 해당 월 1일에서 말일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1월 31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고 3월 1일에 귀국하는 일정의 항공권이었습니다.

 

실습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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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ern의 일과.
이 외에도 2시간 간격 안약 투약, 요청 시 진료 보조, 응급환자 채혈이나 필요한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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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말 병원에 도착하자 마자 인턴 선생님께 제가 해야 할 일들에 관한 안내를 들었습니다. 여러 항목 중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야했던 것은 일반 병동에 있는 약 50마리의 입원마들을 관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입원마 차트는 아래 그림과 같았는데, TPR이라고 불리지만 TPR만은 아닌 기본 신체 검사부터 채혈, 혈액 검사, Nebulization, Eye Swab 교체, 투약(피하주사, 경구투여, 정맥주사)등 다양한 처치들을 2시간 혹은 6시간 간격으로 시행해야 했습니다.

입원마들은 폐렴, 골절, 부비동염, 혈전정맥염, 산통과 각막 궤양 등 다양한 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정말 다루기 힘든 말의 경우, 마부(Groom) 선생님들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혼자 처치를 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개별 말들의 특성(ex. 경구 투여 약을 유독 싫어하는 말, 배에 청진기가 닿는 것을 싫어하는 말 등)을 잘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차이기도 하고 물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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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 예시

 
입원마 관리가 끝난 뒤에는 파행 검사, 내시경, 초음파, 안과 검사 등의 진료와 처치들도 보조하고, 진료 시 필요한 약물들과 입원마들의 약물들을 준비했습니다.

Heparinized Flush, Cystapen, Naxcel 등은 즉시 사용 가능하도록 항상 준비해야 했기에 매일 해당 약물들을 준비하는 데 2~3시간 정도를 할애했습니다. 입원마들의 약물 준비까지 고려한다면 매일 4~5시간 정도는 약물을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전문의 선생님들과 인턴 선생님들의 진료·처치를 보조할 때, 선생님들의 감독 하에 골절 환자의 Bandage 교체, Nasogastric Tube Intubation등 실제 처치들을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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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준비했던 약들. 경구투여용 약(왼쪽)과 안약(오른쪽)

 
매일 진료 시간에만 골절, 안과(Conjunctival Flap, Fascial Flap) 등 다양한 수술이 2~4건씩 진행됐습니다. 병원 문을 닫는 6시 이후에도 평균적으로 1~3건의 응급 산통 수술이 있었습니다.

진료 시간 중에 시행되는 수술의 경우, 제 투약/진료 보조 시간과 많이 겹쳤기 때문에 자주 참관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응급 산통 수술 시에는 실제로 수술을 보조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대에는 당일 처치한 약물들을 컴퓨터의 청구 시스템에 등록했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다음 날 라운딩을 준비하거나 선생님들께서 내주신 과제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응급 수술/처치 보조 혹은 기타 업무들을 해야 했기에 개인적으로 공부를 할 시간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실 Externship은 매 순간이 끈기와 체력적 한계를 시험하는 자리였습니다.

매일 채 3시간도 자지 못한 채 아침은 물론 점심도 대부분 거르며 넓은 마사를 온종일 걸어 다녔습니다. 그 때문인지 일주일이 지나자 발목이 아파 걷기조차 힘들었고, 온 몸에는 발진이 일었습니다.

실습을 포기하고 귀국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제 행동이 아시아인에 대한 평가로 내려지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말 수의사가 되려면 이 정도는 견뎌야 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버텼습니다.

대부분의 Extern들은 많은 업무량 때문에 실습 기간 중 병원 밖에 나가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먼 땅까지 와서 더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Flush, Cystapen, Naxcel 준비, 진료 도구 준비 등 미리 준비할 수 있는 항목들을 취침 시간을 쪼개 준비했고, 2시간 간격으로 투약해야 하는 안약 처치를 대신 해주겠다는 한 인턴 선생님의 배려로 두바이 경마장에 가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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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bai Equine Hospital의 Field 수의사들은 두바이 Meydan 경마장에 오는 경주마들 또한 담당합니다. 이에 저는 Meydan 입장 배지를 달고 수의사 선생님들과 Jockey Club에서 맛있는 식사를 한 뒤, 선생님들께서 어떠한 일들을 하시는 지도 보고, Track 가까이에 가서 두바이 월드컵 예선전도 구경했습니다.

일부 수의사들은 부상 당한 경주마들의 응급 처치를 위해 경주가 진행될 때 차로 같이 트랙을 돌기도 합니다. 마지막 3경기는 선생님 차에 타고 경주마들과 함께 달리며 경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제 성실성과 열정을 높이 사신 선생님들께서 배려해주신 덕분에 낙타 경주도 보고 사막에 있는 말 번식장에도 가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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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ydan 경마장에서 Constanza 박사님, 방문학생 Ilaria와 함께

 

실습을 마치고

실습을 무사히 마친 후, 수료증과 평가서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청하여 담당 선생님께 받은 평가서에는 제가 병원에서 했던 일들에 대한 상세한 기록과 저에 대한 평가가 있었습니다.

실습을 하는 동안, 첫 한국인 학생이라는 사실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임상지식은 물론 기초지식 또한 절대적으로 부족한 제가 일반 병동의 모든 입원마들을 관리해야 했기에 매 순간 잘하고 있는 것인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평가서를 받고 나니 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During her time at Dubai Equine Hospital, Sarang demonstrated a professional attitude, excellent work ethic; she performed her duties well and was always reliable.” – 평가서 일부 발췌

한 달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 동안 실습을 하였기에 여기에는 기록하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정말 많습니다.

‘제 평생 이보다 체력적으로 더 힘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감히 확신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힘들었지만, 동시에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소중한 경험들도 많았습니다.

제가 체온계를 들자 말이 꼬리를 들어줬던 기억, 몸이 아파 울면서 투약을 하는데 평소 사납던 말이 투약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려줬던 기억, 혈액 수치가 측정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죽음이 가까이와 아무 손을 쓸 수 없는 말이 마주의 고집으로 중환자실에서 고통을 받다 유명을 달리했을 때의 분노…저와 시간을 함께 했던 말들에 대한 모든 기억들이 제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또한 꼭 참관하고 싶은 수술이 생겨 항공권 취소 위약금을 1000달러나 내고, 이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며 수술을 참관하시는 UC Davis의 레지던트 선생님과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밤샘 수술을 시행하신 뒤에도 여러 논문과 책들을 찾아보며 공부하시던 전문의 선생님을 보며 ‘열정이란 저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혹 이 글을 보시는 학생분들 중, 말 수의사가 내 길이고 영어로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실 수 있으면 꼭 두바이 말 병원 Externship에 지원해 보시기 바랍니다.

두바이에 다녀왔다고 말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거의 병원에만 있으시겠지만, 이곳만큼 말 임상과 관련하여 ‘Hands on Experience’를 할 수 있는 곳도 없기에 말 수의사를 꿈꾸신다면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임사랑 blueteen01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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