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실습후기 공모전 우수상]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충남대 박연준

충남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연준 학생 응모작

등록 : 2016.09.27 18:48:32   수정 : 2016.09.29 09:52:35 데일리벳 관리자

지원 방법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실습하고 싶다면 센터의 페이스북 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상시 확인하면서 지원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시기에 맞춰 신청서 양식에 따라 작성 후 제출해야 한다.

 

지원 동기

다른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처음으로 야생동물을 접한 후 더 깊이 있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 야생동물과 그들을 구조하는 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을 만한 신념을 확립하고 싶었다.

 

실습 내용과 느낀 점

동물이 구조되어 센터에 들어와 치료받으면서 계류한 후 방생에 이르는 순서에 따라 6주간의 실습 내용을 크게 구조 활동, 진료 보조, 계류 동물 관리, 방생, 추가 실습 등으로 나눠보았다.

 

① 구조 활동

‘구조’라고 하면 흔히 다친 동물이 위급한 상황에 놓여있어 빨리 구출하러 가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상황은 드물고, 대부분 신고자가 박스 등에 보관하고 있던 동물을 인계 받아 오는 경우가 많다.

구조를 따라다니면서 구조센터뿐만 아니라 야생동물관련협회에서도 일차적인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야생동물이 다칠 수 있는 환경(농수로, 차량충돌, 건물충돌, 끈끈이, 덫 등)도 생각보다 다양하다는 점과 체계화된 구조 시스템(신고 접수 시 정확한 위치와 상황 파악, 필요한 장비 구비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② 진료 보조

동물이 구조되어 센터에 오면 눈부터 시작해서 발가락까지 상처부위를 확인한다. 눈에 보이는 외상 이외에 내부장기 손상이나 골절 등이 없는지 촉진하거나 x-ray 검사도 이어진다.

센터에서는 당장 구조되어온 동물뿐만 아니라 회복 중에 있는 계류 동물들에 대한 진료도 진행된다.

포획 및 보정 / 동물을 진료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포획과 보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포획할 때에는 동물에게 추가적인 부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포획하는 사람 역시 다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야생동물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과 맞닥뜨리고 있는 진료상황에 의해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을 명심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포획해야 한다.

실습과정 중 케이지 안에 있는 직접 수리부엉이를 포획해볼 기회가 있었다. 재활관리사님께서 방법을 여러 번 알려주시고 옆에서 지켜봐 주셨지만 실수해서 동물이 다칠까봐, 그리고 내가 공격 당할까봐 선뜻 잡을 수가 없었다.

포획 후 진료를 위해 보정할 때에는, 동물이 움직여서 진료자나 보정자를 공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최대한 빨리 진료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포획과 보정 모두 숙련된 사람이 실시해야 동물과 사람 모두 안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체검사 및 엑스레이 / 구조된 동물이 오면 몸무게를 측정한 후 전반적으로 상처 부위를 확인한다. 포유류와 조류 모두 상처가 털이나 깃털에 가려서 대충 봤을 때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므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외상 확인이 끝나면 상처부위의 손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또 눈에 보이지 않는 부상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x-ray 촬영을 실시한다. 3차원의 물체를 2차원에 찍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VD(ventral-dorsal) 또는 DV(dorsal-ventral)자세와 Lateral자세 두 장을 찍어서 비교해가며 상처부위를 봐야한다.

아직 학교에서 영상진단의학을 배우지 않아 x-ray 촬영이 그저 사진을 찍어서 확연하게 이상한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진료자가 동물의 뼈와 장기의 정상적인 위치와 형태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이상이 생긴 부위를 봤을 때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고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매우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실습 중에 조류 폐사체로 자세 보정부터 촬영까지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처음이다 보니 다리를 고정하고 좌우 대칭이 되도록 척추를 중앙선에 맞추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실제 상황에서는 움직이는 동물이나 마취가 약하게 걸려있는 동물의 경우 신속하게 촬영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이것 역시 숙련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 계류하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진료도 이루어진다. 센터 내 수의사가 매일 아침마다 계류장을 돌아다니면서 그 날 진료를 봐야할 동물들이 있는지 살핀 후 진료대상 리스트를 작성한다.

수의사가 미처 보지 못하신 부분들(걸을 때 다리를 저는 것, 기립을 잘 하지 않는 것, 날개가 처지는 것 등)은 재활관리사가 전달하여 추가적인 진료로 이어진다. 수의사와 재활관리사간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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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사진을 통해 골절 부위를 확인하고 있다.

수술 참관 / 실습하면서 골절부위 정복수술, 다리 절단 수술, 안구 적출 수술 등 다양한 수술을 참관할 수 있었다.

조류의 경우 차량 충돌이나 어떤 충격에 의한 날개뼈 골절 사례가 가장 많았다. 새의 날개를 이루는 상완골과 요척골은 공기를 포함하고 있는 함기골이기 때문에 골절이 발생했을 때 여러 조각이 날 수 있다. 그 절단면이 상당히 날카로워 주변 조직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다.

개방 골절된 상완골의 조각들을 맞추고 고정하는 수술을 참관한 적이 있었는데, 뼈가 상당히 많이 조각나 불규칙적으로 흩어져 있었다. 조각들의 올바른 위치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수술 도중에 처음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그때마다 수의사 분이 잘 대처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했다.

 

③ 계류 동물 관리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는 관리 목적에 맞는 다양한 크기의 계류장들이 있다. 안정이 필요한 동물이나 아픈 새끼 동물들이 계류하는 집중치료실, 방생 직전 비행 훈련이나 바깥 환경 적응이 필요한 동물들이 계류하는 넓은 야외계류장 등이다.

계류하고 있는 동물들이 워낙 많아서 관리가 소홀해지는 개체가 있을 법도 한데, 직원 분들은 하루 일과가 끝날 때마다 ‘일일사육기록표’를 기준으로 회의를 하면서 모든 동물들에 대한 관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점검한다.

계류장 관리 / 계류장은 다친 동물들이 머물면서 회복을 하는 곳인 만큼 항상 청결해야 한다.

물새들이 있는 일부 야외계류장에는 유아용 풀장에 물을 채워서 제공해주는데, 더러워진 물을 버리고 깨끗이 청소해서 물을 새로 채워주면 오리들이 신나서 풀장에 들어간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동물이 다친 부위에 따라 계류장 내의 바닥재가 달라질 수 있다. 날개나 다리를 다쳐 횃대에 올라가지 못하는 개체에게는 부드러운 담요를 깔아줘서 꼬리깃 손상이나 범블풋(발에 일종의 티눈처럼 생기는 질환) 발생률을 최소화한다. 횃대를 사용하는 개체에게는 기본적으로 인조잔디를 제공해준다. 

야외계류장에도 횃대가 반드시 설치되어야 한다. 횃대를 설치할 때 양 옆을 고정하는 방법만 생각했지만, 천장에 줄로 연결해서 매달아주는 방법도 새들의 근육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횃대를 직접 만드는 실습도 했다. 횃대를 제작해서 파는 곳이 따로 없기 때문에 센터는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다.

딱히 정해진 재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원기둥 모양 막대기에 삼줄이나 고양이 스크래처용 밧줄 등 너무 부드럽지 않으면서 새의 발에 적당히 자극이 가는 재질을 감아 범블풋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먹이 준비 / 매일 오전 먹이준비실에서 그날 동물들에게 제공할 먹이를 준비한다.

동물의 성장 정도나 회복 정도에 따라 급여하는 먹이의 종류나 형태, 급여 방법 등이 달라진다. 때문에 이 때 일일사육기록표가 반드시 필요하다.

일일사육기록표에는 각 동물이 있는 계류장 번호, 급여하는 먹이와 양, 따로 나가야하는 약, 특이사항 등이 적혀 있어 꼭 먹이 준비를 할 때가 아니더라도 하루 일과가 돌아갈 때 이 관리일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실습하면서도 스스로 관리일지를 어느 정도 숙지하고 나니, 본인이 해야 하는 일을 빨리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 굉장히 좋은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 체중 검사 / 동물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우선적인 지표는 체중이다.

실내 계류장에 있는 동물들은 청소할 때나 먹이를 급여할 때 잠깐 포획해서 체중을 체크할 수 있다.

하지만 야외계류장에 있는 동물들은 체중을 자주 확인하기가 어렵다. 어느 정도 회복이 된 개체들이라 활력이 상당해서 포획하기가 힘들고, 자주 잡으려고 하면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을 수 있으며 계류장이 넓기 때문에 도망치면서 추가적인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충남센터에서는 2주마다 한 번씩 전체적으로 야외계류장을 돌면서 계류 동물들의 체중과 회복 상태, 다른 특이사항들을 체크한다. 야외의 넓은 공간에 여러 마리가 합사하고 있기 때문에 평소에 각 개체를 유심히 보기 힘든 점을 감안한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④ 방생

상처부위가 다 회복되고 야생에서 살아갈 수 있다고 판단되는 동물들은 하루라도 빨리 방생해야 한다.

방생하기에 앞서 정보 수집과 개체 식별 목적으로 포유류에게는 마이크로칩과 이표를, 조류에게는 쇠가락지를 부착시킨다.

방생장소와 시기선정은 해당 동물의 삶을 결정하므로 아주 중요하다.

실습하면서 제비 유조 방생에 따라 나선 적이 있다. 유조인 만큼 부모 제비의 보살핌과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이 필요한데 불가피하게 원래 둥지에 돌려놓을 수 없어서 다른 둥지에 합쳐 주는 방법을 선택했다.

방생을 함께했던 재활관리사님은 ‘제비는 천적으로부터 공격을 덜 받기 위해 인가 근처에 둥지를 튼다’고 알려주셨다. 실제로 읍내의 시장 건물을 돌아다녀보니 제비 둥지가 많이 눈에 띄었다. 제비의 이런 습성을 몰랐다면 제대로 된 방생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각 동물의 생태와 습성에 따라 방생 조건들을 결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었다.

 

⑤ 추가 실습

하루 일과를 보내면서 배운 것들 외에도 수의사, 재활관리사 분들이 따로 시간을 내어 추가적인 배움의 기회를 마련해 주셨다.

8자포대 / 조류에게 가장 많이 쓰이는 포대법으로, 날개에 있는 골절 등의 부상이 심해지지 않도록 위아래의 관절을 고정하기 위해 실시한다. 조류 폐사체로 직접 포대를 감아볼 수 있었는데 수의사의 손쉬운 시범과 다르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포대를 할 때에는 보통 코반이라는 자가접착식 붕대를 사용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씩 수축하는 재질의 특성을 감안해서 붕대를 감아야 한다는 점도 알려주셨다. 실제로 압박이 얼마나 느껴지는지 알고 싶어서 손가락에 코반을 감고 잠시 있어봤는데 압박감이 상당했다. 확실한 고정을 위해 너무 세게 감았다가는 혈액 순환이 잘 안돼서 상처부위가 덧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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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사체로 골강 내에 니들을 바르게 넣는 실습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수액 처치 / 조류 폐사체로 피하와 골강을 통한 수액 처치법도 배웠다. 주사기를 다뤄본 적이 많이 없어서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성공할 수 있었다. 골강으로 수액을 주입하는 것이 생소했는데, 뼈를 뚫어야하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이 높아서 잘 하지 않지만 다른 수액처치법이 힘든 경우에 시행한다고 했다.

세미나 및 과제 / 실습 기간 동안 직원분들이 진행하는 세미나도 들을 수 있었다. 야생동물구조센터의 기본 사항, 야생동물 기본 검사 절차, 야생동물 최소 관리 절차, 방생 기준, 그리고 야생 포유류와 맹금류의 생태와 조난 실태 등을 다뤘다. 야생동물에 관한 방대한 지식들을 접할 수 있어 굉장히 유익했다.

실습 마지막 주차에는 실습생들이 각자 주제를 자유롭게 정해서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준비가 미흡해서 발표를 잘 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자극을 받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견학 / 예산의 황새공원과 서천 국립생태원에 견학을 다녀왔다. 황새공원은 우리나라에서 절멸됐었던 황새를 번식시키고 방생하는 종 복원 사업이 진행되는 곳이다. 짧은 시간밖에 둘러보지 못했지만 종 복원이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되었다.

 

전하고 싶은 말

올 겨울에 다른 센터에서 야생동물을 처음으로 경험한 후 바로 개강해 학업에 치이다보니 야생동물에 대한 애정과 갈망이 점점 커졌다.

그럼에도 야생동물과 관련한 지식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 애정은 알맹이 하나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크고 작은 알맹이들을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센터에서 직원분들, 자원봉사자분들, 실습생분들과 함께 지내면서 야생동물에 관한 지식을 배우는 것 이외에도 내가 잘못된 생각과 견해를 갖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나는 야생동물을 좋아해” 라고 생각 없이 말하고 다녔던 나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반성했다.

정말 많은 지식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었지만, 그것 외에도 반성을 거듭하면서 내가 앞으로 야생동물을 공부할 때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나침반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실습기간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수의사 선생님들, 재활관리사 선생님들, 그리고 함께 했던 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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