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실습후기 공모전] 전남동물위생시험소·신안동물병원/전남대 문상식

등록 : 2018.12.11 14:01:11   수정 : 2018.12.11 14:01:11 데일리벳 관리자

지원동기

저는 수의대 입학 후 신입생 첫 방학부터 꾸준히 실습을 진행해 왔습니다. 본과에 진입한 후 졸업조건이 졸업논문제도에서 실습으로 대체되자, 본과1학년부터 계절학기로 수강신청을 하여 졸업조건도 만족시키면서 현장실습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저는 2017년 동계 및 2018년 1학기 계절학기(2018년도 겨울방학) 실습으로 전라남도 동물위생 시험소에서 비임상 분야 실습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2018년 하계 및 2학기 계절학기(2018년도 여름방학) 실습으로 전라남도 신안군 신안동물병원에서 대동물 임상 분야 실습을 실시했습니다.

두 번의 방학동안 실습을 지원한 이유는 첫째, 책에서 배운 내용이 실전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둘째, 각각 성격이 전혀 다른 분야를 실습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배운 내용이 서로 연계되거나 상호보완 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지원방법

전라남도 동물위생시험소는 공중방역수의사로 근무 중인 선배님의 추천이 있었습니다. 이후 전남대 수의공중보건학 이재일 교수님과 상담하여, 교수님께서 시험소 소장님께 소개시켜 주셔서 실습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신안동물병원은 예전에 실습했던 병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원장님과 연락을 취하고 이전에 배우지 못한 새로운 내용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는 졸업요건으로 비임상 또는 임상분야 실습을 6주이상 계절학기를 통하여 진행할 것을 요구합니다.

저는 두 번의 실습 모두 계절학기 수강신청을 하고 융합인재 교육원을 통하여 실습비, 교통비, 숙박비를 지원받았습니다. 덕분에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금전적인 어려움없이 실습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소에서 실시한 디스크 확산법

시험소에서 실시한 디스크 확산법

실습내용 – 전라남도 동물위생시험소

전라남도 동물위생시험소는 전라남도 강진에 위치하며 본소 3개과와 순천, 영광, 담양 등 3개 지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축질병 상황을 조사·분석하는 방역대책을 추진하여 악성 가축질병 유입과 확산을 방지함으로써 축산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예방하고 축산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이중에서 강진 본소 질병진단과로 배정받았습니다. 첫날은 시험소를 찾아가 시험소 소장님과 제가 속하게 된 질병진단과 과장님, 질병진단과에 속한 병리진단팀 팀장님 등 앞으로 일하면서 마주할 분들에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둘째날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제가 실습했던 시기가 2017년도 동계 및 2018년도 1학기 계절학기였는데 이는 전라남도 쪽에 AI가 발생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동안 비임상분야 또는 공무원분야는 정해진 업무를 정해진 프로토콜에 의해 진행하고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본인의 시간을 활용할 여유가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출근한지 이틀째였을 때는 아직 흘러가는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던 상황이라 AI상황반에 참여하지는 못했습니다.

AI의심 신고가 들어와 현장에 출동했던 인원들은 72시간 이내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제한됩니다. 제가 출근한 셋째날부터 현장투입 인원자체가 너무 부족한 상황이었고 모든 인원이 이동제한에 걸려있던 찰나에 상황이 워낙 시급하여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셋째날부터 현장에 투입되었습니다.

이날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현장에 나간 순간부터 그야말로 전쟁통이었다는 것입니다. 평소 생각했던 여유로운 공무원생활은 온데간데없고 각 동별로 인·후두 시료채취 20수, 분변채집, AI간이 키트 시험 20수, 폐사체 수거, 폐사체 기관지 시료채취 등등 이 모든 일들이 진행해야 했습니다.

의심신고가 오후4시에 접수되어 뒤늦게 출동하는 바람에 업무가 마무리된 시점은 오후9시가 넘었습니다. 수거해온 시료들을 시험소에 복귀 후 실험실 시험까지 진행해야 했기에 모든 직원들이 다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돌아가는 흐름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생각지도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돼 적잖게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첫 출장에서 힘들게 배워와서인지 이후 출장부터는 직원분들도 거리낌없이 저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총 8주차 실습과정 중 AI상황이 점차 누그러들 때까지 약 3주간 열심히 현장에 투입돼 시료채취 등 현장업무를 실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구사용법, 방역업무에 대한 이해, 시료채취 요령, 축산산업에서 사육환경 등 많은 부분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AI상황이 잠잠해지고 점차 시험소 생활에도 익숙해질 즈음 실습생으로서 배우러 온 입장임을 자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제가 속한 질병진단과에서의 업무를 익히는데 집중하고자 질병진단과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담당팀에서도 그런 의중을 눈치챘는지 점차 관련업무를 지시하며 본격적으로 투입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질병진단과에서는 질병이 의심되거나 질병으로 폐사한 환축의 신고를 접수하고 직접 시료채취, 부검, 채취한 시료의 실험실검사 등을 주로 실시합니다. 약 2주간 질병진단과 업무를 보조하는 동안 거북이, 타조, 오리, 돼지, 소 등등 다양한 축종들을 대상으로 부검, 시료채취, 실험실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그때그때 찾아보며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제로 거북이나 타조같이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축종들은 종에 따른 특이성이나 실험실적인 이론들도 공부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2주간 질병진단과 업무를 보조하는 과정이 지나고 나니 시험소내에 다른 과들은 어떤 업무를 진행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같이 근무했던 공중방역수의사 선배님께서 다른 과에 협조요청을 해주었고 다른 과에서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다른 과의 업무를 순회하는 형식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방역관리과, 축산위생관리과에서 구제역, 돼지열병, 결핵 항체검사, 브루셀라 검사 등등 다양한 실험들을 보조하고 직접 실습해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구제역 NSP 항체검사도 직접 실습했다.

구제역 NSP 항체검사도 직접 실습했다.

실습내용 – 신안동물병원

여름방학에는 2018년 하계 및 2학기 계절학기 실습으로 전라남도 신안군에 위치한 신안동물병원에 실습을 다녀왔습니다.

전남대 동문으로 수의대 임상학술동아리 ‘동맥’의 선배이기도 한 양광연 선배님께서 대동물 임상수의사로 일하시는 곳입니다. 선배님은 신안군 공수의로서 동물 진료, 동물전염병 예방 및 치료, 동물 건강진단 및 보건증진과 환경위생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전부터 틈틈이 연락을 드리고 있었는데, 마침 여름방학 중 한 축산농가에서 일제 임신진단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많은 개체들의 임신진단을 한꺼번에 실시해야 하기에 선배님 업무를 도와드리고자 보조를 맡았습니다.

신안군은 섬이 많고, 각각의 섬을 배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이동시간이 많이 걸리는 섬에 들어간 김에 구제역 접종은 물론 매매할 소들의 브루셀라·결핵검사용 채혈도 실시했습니다.

저는 입학한 후부터 꾸준히 대동물 임상분야에 실습을 해왔기에 능숙하게 선배님의 업무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학기중에도 계절별로 접종해야 하는 아까바네 백신이나 유행열, 송아지 설사약 등등 군청에서 보급되는 전염병 예방약들의 접종도 도왔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도 무더운 여름 날씨에 방역복을 입고 축사에 들어가 소들과 뛰어다니며 업무를 하는 일은 매년 하는 일이라도 도저히 적응이 되질 않았습니다.

특히 매년 1회씩 실시하는 브루셀라와 결핵 일제채혈은 가축을 거래할 때 검사해야 하는 매매채혈과는 달리 한번에 많은 마릿수를 해결해야 합니다. 때문에 제가 선배님을 도우러 오는 날은 선배님께서도 미리 계획을 세워놓고 실시하십니다.

이럴 때면 선배님께서는 대동물에 관심있는 후배들을 초대하여 많은 실습기회도 주시지만 제가 입학했을 때 보다 점점 대동물분야에 관심있는 후배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무더운 여름날에 하루하루 실습을 진행하다가 약속을 잡았던 임신감정 날이 왔습니다. 이날은 미리 산과책을 통해서 임신감정이나 인공수정등 직장검사로 실시하는 모든 사항들을 예습했습니다. 직장검사 특성상 검사를 실시하는 본인 이외에는 옆에서 같이 알려줄 방법이 없기에 그동안 실습을 다니며 틈틈이 익혔던 기술들과 책으로 배운 내용들을 한번 더 숙지하고 놓친 부분이 있다면 체크하였습니다.

더욱이 숙련된 검사자가 아니면 직장검사 후 가축에서 번식장애가 올 수 있고 이는 축주의 경제적 손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흔치 않은 기회였습니다.

한여름에 방역복을 입고 더워하는 모습

한여름에 방역복을 입고 더워하는 모습

활동후기

우선 두 번의 실습으로 기존에 틀에 박혔던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가령 대동물 임상은 현장에서 발로 뛰는 업무를 주로 하고, 동물위생시험소같은 공무원은 사무실에서 행정업무를 주로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고 실습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약2달간의 실습에서 만난 공무원은 사무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고 임상수의사도 현장에서만 일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두 분야에서 모든 일이 현장업무와 행정업무가 같이 진행되었으며 이는 최종적으로 동물과 인간의 보건과 환경위생을 증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지원동기에서도 말했듯 내가 배운 것이 얼마나 실전에서 사용되고 활용되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고 둘째로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번의 실습과정에서 상호보완 되거나 각각의 경험에서 활용될만한 부분이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두 분야에서 매우 성공적으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동물위생시험소에서는 책에서 보았지만 학교에서는 구비할 수 없는 고가의 장비들을 많이 구비하고 있었으며 사소한 위생문제들까지 꼼꼼히 지켜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장비들의 사용법이나 원리, 이용되는 범위나 이론적인 내용들까지 실제로 실험을 진행하고 결과까지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동물병원 실습에서는 책에서 배운 내용들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나 돌발상황까지 이론적인 내용을 현장에 적용하여 해결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목표했던 ‘전혀 다른 성격의 두 분야의 실습에서 상호보완적인 부분이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실제로 실습이 진행되면서 저에게 굉장히 고무적이었습니다.

이전까지 저는 공무원과 임상수의사는 전혀 다른 분야이며 서로 겹치는 일 또한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확인해 본 바, 많은 임상수의사분들은 공수의 업무를 제외하고도 본인의 진료업무와 경제적인 수익 또는 개인적인 자료수집을 위해 공공기관과 많은 협약업무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시험소뿐만 아니라 시군청 등 많은 공무원분들이 임상수의사와 업무적인 교류뿐만 아닌 수의사 전체 권익과 지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올해의 두 번의 실습으로 이전까지 보지못했던 모습들을 모두 보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동안 가지고 있던 좁은 시야를 이번 실습들로 인해 좀 더 넓힐 수 있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듯이 신입생때부터 꾸준히 실시했던 실습이 점차 쌓여 조금씩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짧은 실습으로 단기적인 목표를 이루는 것이 아닌 꾸준한 실습으로 쌓여가는 안목을 기르는 것 또한 수의학도로서 의미 있는 목표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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