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실습후기 공모전] 서울대 수의전염병학실/서울대 이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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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동기

사람의 평균 기대수명을 80살로 놓고 이를 하루로 생각했을 때 내 나이 25살은 7시 30분이다. 7시 30분은 우리 집 앞에 있는 고양이가 오늘 아침을 뭘 먹을지 생각하며 어슬렁거리며 나오는 시간이자 본과 1, 2, 3학년 때 그 소리에 잠을 깨서 오늘은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나의 기상시간이다.

어느새 성인이 되었다고 신나 하던 예과 2년과 다사다난했던 3년이 지나 본과 4학년이 되었다. 이제는 나의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는 시기다.

본교는 이러한 나와 같은 학생들을 위해 본과 4학년을 로테이션제도로 운영하고 있다. 본교 부속동물병원에서의 병원실습 22주와 자신이 원하는 실습기관에서의 현장실습 10주로 구성된 기본로테이션 이후 심화로테이션으로 이어진다.

9월 21일부터 진행되는 심화로테이션은 본교 부속동물병원이나 학교 실험실에서 10주간 실습을 더하는 것이다.

임상과 관련하여 본교 동물병원을 12개과 22주를 돌고 외부 동물병원 2주를 가보았던 나로서 비임상 실험실은 어떠한 일을 하는지 궁금했다. 검역본부 실습을 갔을 때 그 곳이 흥미로웠던 점에 예방실험실 쪽을 가보고 싶었고 그 중 학부 때 재미있게 수업을 들었던 전염병학실을 선택하였다.

 

실험실 소개 및 실습 내용

서울대학교 수의전염병학실은 대, 중, 소동물에서 중요한 전염성 질병에 대하여 강의하고, 대학원과정에서는 이들 질병의 근본적인 예방 및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발병기전, 진단법 및 예방법 개발 등에 관한 강의와 연구를 진행한다.

주요 과제로는 농촌진흥청 반려동물 연구사업단에서 주관하는 ‘반려동물 유래 인수공통감염병의 제어 기법 개발’이 있다.

국내 반려견의 인수공통감염병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동물병원과 협조하여 검체 수집, 병원체 분리, 유전체 분석기법 확립 이후 바이오마커 발굴 및 가치평가 키트 시제품 출시 등 인수공통감염병의 조기검출을 위한 진단 기법을 개발하며, One health 개념을 바탕으로 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방지책 수립을 목표로 한다.

또 다른 과제로는 농림축산식품부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에서 주관하는 ‘소 요네병원인체 Mycobacterium avium subsp. Paratuberculosis의 신규병원성인자 규명 및 조절 이용 새로운 방제 기법 개발’이 있다.

만성 소모성 질병인 요네병(Johne’s disease)의 원인균인 Mycobacteriuam avium subsp. paratuberculosis의 유전자원 발굴하고, in vivo에서 감염 동물의 준임상형 및 감염단계별 특성을 분석한 후 감염초기 잠복감염개체를 검출하기 위한 진단기법과 백신후보물질을 발굴한다.

이를 통해 요네병 발병기전 이해와 예방백신개발을 위한 자원 활용 및 축산물 안정성확보에 기여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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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하였으며 주요 과제 연구와 대학원생 선생님의 실험을 보조했다.

반려동물 과제의 검체 수집을 위해 협력기관에 가서 반려동물의 비강, 분변, 혈액 sample을 채취했다. 이를 배지에 배양한 후 VITEK동정기기를 이용하여 균체를 확인한 결과 42개의 비강·분변 샘플에서 19종의 세균이 검출됐다.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종류의 균이 나온 점이 신기하였고 직접 샘플수집부터 배양 후 결과를 확인하면서 학부실습 때의 기억도 났다.

요네병은 잠복기가 1~2년으로 긴 편에 속하는 질병이다. 개체별 면역반응 차이 때문에 분변에서 균이 나오는 개체와 ELISA(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에서 양성이 나오는 개체가 일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분변 샘플에서 PCR 검사를 실시한 결과 두 검사가 일치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양성으로 나온 개체 중 임상증상이 나타난 개체는 부검한 케이스 한 개체 밖에 없었다. 이처럼 책으로만 알았던 내용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요네병의 청정화를 위해서는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고 과제의 내용처럼 조기에 높은 민감도/특이도가 높은 진단법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느낀 점

실험실에 있으면서 1, 2, 3학년 때에 비해 책이나 논문 등을 깊게 읽게 되었다.

본과 진입식 때 ‘우리는 동물, 사람, 환경의 건강을 지키고 동물과 사람의 복지를 향상시킨다’라는 말과 함께 선서를 하는데, 전염병학이야말로 소동물, 대동물의 임상과 비임상을 연결해 동물질병과 인수공통전염병을 원헬스적 관점에서 다루는 학문이라고 생각되었다.

비임상 실험실에 오랫동안 있어본 것이 처음이라 처음에는 낯선 점도 있었지만 10주간 학부실습 때보다 보다 진지하게 실험과정들을 배우고 이해했다.

실험의 내용이나 실험실 생활이 내 적성에 맞는지 알아볼 수 있었고, 논문작성 과정을 직접 보며 대학원생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분야의 논문이나 책을 읽어보고 그와 관련된 실험과 고찰을 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매력적이고 존경스러웠다.

요즘 임상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는 동기나 선후배들이 많은데 균형있는 수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비임상(기초 및 예방 수의학)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단순히 임상만 생각해서 임상 쪽의 실습만 가는 것보다 비임상 실험실도 가보면서 넓은 선택지를 가지면 수의학도로서 자신의 미래에 보다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본인은 본과 4학년이 되어서야 비임상 실험실을 경험했지만 본과 1, 2, 3학년 재학중인 학생들에게도 비임상 실험실에 가게 된다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직 진로를 완전히 정하지는 못하였지만 이번 10주간의 실습은 7시 30분, 본과4학년에 있는 나에게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의 원동력이 되는 고양이의 울음소리와 같았다. 일어나서 움직여야겠다.

[2018 실습후기 공모전] 서울대 수의전염병학실/서울대 이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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