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의계 내부정화와 수의사 윤리의식 강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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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공장 방송부터 시작된 자가진료와 동물학대 문제, 수의테크니션 제도화 추진 등 수의계에 큰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 많은 수의사들이 이러한 이슈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수의사들이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이런 이슈들은 단순히 수의계에만 영향을 주는 문제가 아니며, 수의사들만 유심히 지켜보는 이슈가 아니라는 점이다.

자가진료와 동물학대 문제의 경우, SBS TV동물농장 강아지공장 편에 의해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방송 이후 동물보호단체와 수의사단체가 합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크게 4가지 사안을 건의했다. 농식품부에 이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하여 대책을 마련하고 공식 발표했다.

강아지공장 문제 해결을 위한 동물보호법 강화 온라인 서명운동은 며칠 만에 30만 명 이상이 참여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으며, 연예인들도 연이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 뿐 아니라 관련 방송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한, 한정애 국회의원과 20여개 동물관련단체가 모여 ‘강아지 번식장 문제 해결을 위한 동물보호법 개정 준비 모임’을 진행하고 있으며, 29일 발족할 20대 동물복지국회포럼에서도 이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그만큼, 자가진료 및 동물학대 문제는 동물보호단체 및 일반 국민들까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슈다.

(가칭)수의테크니션 제도화의 경우,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2013년 정부가 발표한 ‘우선 발굴 육성할 신(新)직업 100선’에 수의테크니션이 포함되면서 처음 이슈가 된 뒤, 올해 3월 4일자 중앙일보 ‘미국엔 동물간호사 8만 명…정부가 나서서 길 열어줘라’ 기사가 제대로 불씨를 당겼다.

이후 5월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직접 박근혜 대통령에게 수의테크니션 제도화 도입을 공식 보고했다. 이에 대해 수의계는 수의테크니션에게 침습적 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 수의사들의 직업윤리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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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전국을 들썩이게 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독성검증실험을 담당한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실험데이터 조작 혐의로 구속 수사 받으며, 서울대 수의대의 연구윤리에 도마에 올랐다. 서울대 수의대는 2005년 황우석 사태, 2012년 강수경 교수 논문조작 사태 등으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서울 소재 모 수의과대학이 동물실험을 위해 10년 이상 불법 번식장으로부터 개들을 공급받아온 혐의로 고발당했다.

강아지공장을 다룬 PD수첩 편(당신의 반려견, 어떻게 분양받으셨습니까?)에서는 동물판매업을 병행하는 동물병원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해당 병원은 ‘병원에서 분양받는 것이 가장 믿을만하며, 우수한 혈통인 만큼 전문적으로 관리 된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동물병원 위층의 밀폐된 공간에 개와 고양이들이 철창 안에 갇혀있었다.

이 때문에 동물판매업을 병행하는 동물병원에 대한 비난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물론 이런 사건들이 일부 수의사, 수의대, 동물병원에만 해당하는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사건들이 이어질수록 수의사 전체 이미지가 나빠지고, 수의사의 윤리의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수의과대학에서 점차 수의사 직업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최근 한국수의과대학협회 산하 교육위원회가 ‘한국의 수의사 졸업역량’을 만들면서 수의사의 직업전문성 항목에 ‘직업윤리’를 포함시켰다. 교육위원회는 ‘환자와 보호자의 이익 보호’ ‘관련 법규의 이해와 준수’, ‘윤리적 의사결정’ 등을 수의대 학생들의 성취기준으로 잡았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수의대 교육 뿐 아니라 현역 수의사들에 대한 윤리교육도 필요하다. 임상수의사 연수교육에서도 학술강의 외에 수의사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교육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벌백계(一罰百戒)라는 말이 있다. 한 사람을 벌주어 백 사람에게 경각심을 준다는 뜻이다.

수의사 한 명이 수의계 전체 이미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을 명심하고, 수의계 내부정화와 윤리의식 강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수의사의 윤리강령(총 21항) 중 2개 항목만 소개하고 싶다.

*수의사 윤리강령 5항(행동) : 수의사 개개인이 받는 존경이나 비난은 곧 수의사 전체에 대한 사회의 신임 또는 불신으로 나타남을 인식하고, 언제 어떠한 일을 할 때마다 공인으로서의 수의사임을 염두에 두고 행동을 하여야 한다.

*수의사 윤리강령 21항(올바르지 못한 수의사를 선도하는 의무) : 동료 수의사가 올바르지 못한 진료행위를 하거나 기타 수의업의 신의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는 것을 발견하였을 때는 다른 분야 사람으로부터 비난을 받기 이전에 수의사들 간에 스스로 시정토록 노력하여야 한다.

[사설] 수의계 내부정화와 수의사 윤리의식 강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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