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의사회장 선거, 선거인제 도입도 무산‥현행 대의원제 유지

찬성표 다수에도 정관 개정에 필요한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

등록 : 2016.02.24 18:04:58   수정 : 2016.02.24 18:05:26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대한수의사회장 선거방식 변경이 결국 무산됐다. 대수 이사회가 직선제 대신 선거인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총회에서 부결되어 현행 대의원제가 유지됐다.

대한수의사회는 24일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2016년도 정기 대의원 총회에서 선거인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정관 개정안을 상정했다. 참석 대의원 다수가 선거인제 도입에 찬성했지만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당초 임상수의사회원을 중심으로 ‘직선제로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면서 김옥경 현 회장은 중앙회 선거제도 개선을 공약으로 채택한 바 있다. 대수는 지난해 선거제도개선특별위원회(위원장 이주호)를 설치하여 개선안을 준비했다.

선거제도특위는 시도 지부장 및 산하단체장 연석회의를 거쳐 직선제 혹은 선거인제를 도입하는 2가지 안을 대수 이사회에 제안했고,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토론과 무기명투표를 거쳐 선거인제 도입안을 총회에 상정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제안된 선거인제는 기존 대의원제와 마찬가지로 간선제이지만 선출권한자의 숫자가 늘어난다. 선출직 대의원의 2배수에 달하는 선거인단을 뽑고, 이들이 중앙회 대의원과 함께 회장을 선출하는 것. 도입안에 따르면 기존 약 192명의 선거인이 44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를 위해 대수 이사회는 선거인단 선출방법과 투표방식, 대한수의사회장 출마방식을 변경하는 정관개정안을 총회에 상정했다. 선거인단은 직능별 회원수에 비례하여 선출하며, 여성이 일정 비율이상 포함되어야 한다는 선거관리규정 개정안도 포함됐다.

선거인제 도입 시 적용시점은 2020년 제26대 대수회장 선거로 예정됐다. 이번 총회에서 중앙회 정관이 개정되더라도 지부 별로 정관개정 작업이 필요하는 등 2017년 선거부터 적용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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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대의원들이 선거인제 도입에 찬성했지만,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선거인제 도입 개정안..과반 찬성에도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

이날 선거인제 도입안은 표결에 앞서 일부 대의원들의 지적으로 잡음을 내기도 했다.

한 대의원은 “회원 상당수가 직선제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사회가 직선제 대신 선거인제를 상정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총회에서 먼저 직선제 가부를 묻고, 직선제가 부결된다면 대의원제나 선거인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직선제와 선거인제를 비교 토론해 결정한 이사회의 의결을 존중해달라는 김옥경 회장의 설명에 다수의 대의원이 동의하면서 선거인제 도입 여부에 대한 대의원 찬반투표가 진행됐다.

거수로 진행된 표결에 참가한 91명 중 56명이 찬성했고 8명이 반대, 27명이 기권했다. 표결 참가자 과반수가 찬성했지만 결과는 부결. 대한수의사회 정관에 규정된 정관개정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 대한수의사회 정관 제19조는 정관을 개정하기 위해 재적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한 대의원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재적대의원 169명 중 최소 113명 이상이 출석해, 76표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정관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총회 시작 시에 121명이었던 대의원들 중 일부가 진행과정에서 자리를 비웠고, 선거인제 도입 표결 시에는 91명 밖에 남지 않았던 것이다.

 

선거인제 도입이 원안대로 통과되더라도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한수의사회장 선거는 기존 대의원제로 치러질 예정이었다. 당초 선거인제가 적용될 시점이 2020년 선거였기 때문에, 아직 선거제도를 변경할 시간적 여유는 있는 것이다. 다가올 차기 선거에서 직선제 등 선거제도 변경 공약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선거제도 변경이 ‘대의원 참여 부족’으로 무산됐다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선거인제 도입 여부에 대해 찬반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대의원 대다수가 참여한 상황에서 가부를 확실히 정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1만 8천 수의사의 민의를 반영해야 할 대의원회가 ‘관심부족’의 민낯을 드러내며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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