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하는 분회 연수교육,`장·단점 잘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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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수의사회는 대한수의사회(중앙회)를 중심으로 서울, 경기, 인천 등 18개 지부 수의사회가 있고, 각 지부 수의사회에 아래 강남구 분회, 성동구 분회, 수원시 분회 등 250여개 분회 수의사회가 존재한다.

거기에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한국양돈수의사회, 한국가금수의사회,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 등 8개 산하단체가 있다.

 

임상수의사는 수의사법에 의해 매년 연수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

매년 10시간 이상으로 규정된 임상수의사 연수교육은 농식품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대한수의사회가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의사회장은 연수교육의 교과내용·실시방법, 기타 연수교육 관련 사항 등을 정해 매년 1회 이상 연수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 동안 임상수의사 연수교육은 각 지부 수의사회 및 산하단체 위주로 진행되어 왔다. 대한수의사회에는 서울, 부산 등 전국 17개 지부 수의사회를 비롯해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한국양돈수의사회, 한국가금수의사회,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 등 8개 산하단체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회 차원의 연수교육이 증가하고 있다. 각 지부에 소속된 강남구, 부천시 등 시군구 분회는 전국 250여개로 구성돼 있다.

 

대한수의사회직제표_17개지부

경기도수의사회의 경우 현재 수원, 고양, 안산, 부천, 성남 등 5개 분회 수의사회에 연수교육을 허용했으며, 각 분회들은 자체적으로 강사와 장소를 섭외하여 연수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부회 세미나를 연수교육으로 인정해주는 것은 아니며, 경기도수의사회 학술위원이 분회 세미나의 수준을 평가해 연수교육을 선택적으로 허가하고 있다.

경기도수의사회가 연수교육으로 인정하는 분회 세미나를 늘리자 타 지부에서도 분회 연수교육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수의사회의 경우 강남구가 분회 연수교육 인정을 요청하고 나섰다.

그렇다면 분회 연수교육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분회 연수교육의 장점은 ▲수의사 참여율 증가 ▲소동물·대동물 교육 분리 ▲교육의 질 향상 ▲분회 소통 증가 등 4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가까운 곳에서 교육이 실시되는 만큼 수의사들의 참여율이 증가한다. 경기도의 경우 경기 북부지역과 경기 남부지역간의 거리가 상당하여 지부 연수교육에 참가하기 위해 1~2시간 이상 차량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7월 4일부터 8월 14일까지 진행된 성남시 분회 연수교육에는 50명이라는 인원제한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수의사가 많아, 다음 연수교육부터 참석자를 8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7월 20일 열린 부천시 분회 연수교육에는 부천시수의사회 소속 57개 동물병원 중 50여개 동물병원이 참여할 정도로 참여율이 높았다.

분회 연수교육에 참가한 한 임상수의사는 “2~3달에 한 번 열리는 지부 연수교육에 참가하려다 그 날 특별한 일이 생겨 참가하지 못한적도 있고, 연수교육 때문에 일주일에 하루 쉬는 일요일을 투자하는 게 아까웠는데, 우리 분회 연수교육은 평일 저녁 퇴근 후 참가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소동물과 대동물 교육이 분리되어 진행되는 것도 수의사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연수교육은 소동물 임상수의사와 대동물 임상수의사 모두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지부 연수교육에 소동물 임상강의와 대동물 임상강의가 함께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나 충남 등 소·대동물 임상수의사가 고루 분포된 지역에서 특히 그렇다.

이 때문에 소동물은 소동물대로, 대동물은 대동물대로 불만이 많고, 연수교육에 몸은 참가하지만 강의는 듣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반면 분회 연수교육은 일반적으로 그 분회와 근접 분회 수의사들끼리 진행하기 때문에 같은 임상분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연수교육 강의를 한 분야로 집중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연수교육에 참가하는 수의사들의 만족도도 높은편이다.

연수교육의 질도 높아진다.

지부 연수교육의 경우 적게는 1년에 1~2번, 많게는 한 달에 1번 정도 진행된다. 하루에 진행할 수 있는 강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교육의 깊이가 얕고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반면, 분회 연수교육의 경우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여러 번에 걸쳐 연속적인 강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강사 섭외 역시 분회 수의사들끼리 협의를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듣고 싶은 강사에게 듣고 싶은 강의를 듣는 ‘맞춤형 연수교육’ 형태를 띄게 된다.

마지막 장점은 분회 수의사들 사이의 소통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강사 섭외부터 교육, 교육 후 모임 등 연수교육과 관련하여 분회 수의사들끼리 모이고 의견을 나눠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분회의 소통이 증가하고 소속감이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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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열린 부천시수의사회 연수교육

반면 분회 연수교육의 가장 큰 단점으로는 ‘지부 연수교육에 참여율이 낮아진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분회 연수교육이 활발해 질수록 지부 연수교육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 가까운 지역에서 친한 수의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연수교육을 두고 별도의 시간을 내어 멀리까지 지부 연수교육을 받으러 가는 수의사는 없다.

지부 연수교육의 참가자가 줄어드는 것은 비단 업체 후원의 감소뿐만 아니라 수의사의 날·방역워크숍 등 지부 행사에 대한 관심과 참여율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지부 연수교육은 임상지식 교류 외에도 수의계 이슈나 정책에 대한 정보를 회원에게 전달하는 장소다. 대한수의사회와 일반 회원의 소통 창구가 되어야 하는 지부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단점은 관련 업체의 부담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분회 연수교육의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레 업체 후원을 요구하게 되고, 업체 입장에서는 지부 연수교육과 분회 연수교육을 모두 후원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된다.

실제로 지난 7월 20일 부천시수의사회 연수교육에는 11개 관련업체가 후원사로 참여했지만 이 중 일부업체는 같은 날 열린 ‘2014년 제4차 서울시수의사회 연수교육’에 동시에 참가했다.

동물용의약품 업체 소속의 한 수의사는 “분회 연수교육에 참가하는 수의사가 늘어날 수록 업체로 후원 요청이 증가하게 될텐데, 업체 입장에서 무조건 거절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분회 연수교육이 활성화 될 수록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분회 마다 교육비가 일정하지 않다는 문제점도 있다.

  

분회 연수교육은 많은 장점을 가지지만 동시에 여러가지 단점을 초래할 수 있다. 분회 연수교육의 장점은 ‘지역이 넓고, 소동물과 대동물 수의사가 모두 많으며, 규모와 수준이 갖춰진 분회가 많은’ 지부에서 진행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것들이다.

분회 연수교육의 장·단점을 잘 살피고 ‘분회 연수교육의 필요성과 도입’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증가하는 분회 연수교육,`장·단점 잘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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