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기동물보호소, 애니멀 호더와 구분하고 지원책 마련해야

직원 1인당 평균 관리동물 100마리 육박..시설보완, 중성화수술 지원 절실

등록 : 2019.03.07 06:32:58   수정 : 2019.03.11 13:05:52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사설 유기동물보호소 상당수가 시설·운영 측면에서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애니멀호더와 사설보호소를 엄격히 구분하고, 사설보호소에 대한 관리와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혜원 잘키움행동치료동물병원장은 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동물복지를 논하다’ 토론회에서 사설보호소 조사연구 결과를 일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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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호소 20개소 운영실태 조사 결과는

독일에서 동물복지로 수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혜원 박사(사진)는 현지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담당 임상수의사로 일한 경력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의뢰로 ‘사설동물보호소 실태조사 및 관리 방안’ 연구를 수행한 이혜원 박사는 자체 파악한 전국 82개 사설보호소 중 20곳을 대상으로 방문조사를 벌였다.

각 보호소의 시설과 운영실태, 동물들의 관리상태에 대한 전반적인 기초조사를 140항목에 걸쳐 실시했다.

그 결과 입소동물을 위한 격리실이나 사료보관실, 급·배수시설, 방범시설이나 외부인 출입통제장치 등을 갖추지 못한 보호소의 비율이 30%가 넘었다.

이혜원 박사는 “방범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밤 사이 몰래 동물을 버리고 가는 경우가 생긴다”면서 “소장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동물이 유입되면 자체 번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호동물의 개체관리카드를 작성하고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는 곳은 5곳에 불과했다. 둘 다 하지 않는 곳이 13개소에 달했다.

이혜원 박사는 “개체관리 서류를 관리하지 않으면 입소율이나 입양률 등 보호소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며 개체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호 중인 동물의 입소 과정은 다양했다. 주민이 신고한 유기동물이 모이는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와 달리 사설 보호소에는 유기동물 외에도 개농장이나 동물학대자로부터 구조한 동물, 지자체 센터에서 안락사를 앞두고 있다가 구조된 동물들이 모인다.

방문조사한 보호소별로 동물 10마리를 무작위로 선정해 조사한 결과 믹스견과 진도믹스견이 46%를 차지했다. 개농장에서 구조된 개로 추정되지만 품종견에 비해 입양이 힘들어 ‘입소-입양’으로 이어지는 보호소 운영 로테이션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외관 상으로는 7세 미만의 어린 개체가 약 70%를 차지했다. 이혜원 박사는 “어린 동물들이 많이 버려진다는 기존 조사결과와도 비슷했다”

중성화 수술이 불완전하다는 점도 우려된다. 이번 조사에서 중성화율 100%를 달성한 곳은 개에서 10곳, 고양이에서 6곳에 불과했다.

이혜원 박사는 “중성화율은 무조건 100%를 달성해야 한다. 일부 개체만 남아 있어도 자체번식이 폭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운영 환경도 열악하다. 조사대상 20곳 중 19곳이 5명 미만의 직원으로 운영됐고, 아예 직원 없이 소장 혼자서 운영하는 곳도 절반에 달했다.

소장을 포함한 직원의 1인당 관리두수는 평균 96.3마리를 기록했다. 1인당 200마리가 넘는 동물을 보호 중인 곳도 3개소였다.

 

애니멀 호더·변종 판매업소와는 구분해야..자체번식 막을 지원 필요

문제는 이 같은 실태가 비교적 사정이 나은 사설보호소 위주로 나온 조사결과라는 점이다.

이혜원 박사는 “잘 관리되는 사설 보호소는 공개에도 협조적이고 자원봉사자들이나 입양희망자의 출입도 활발한 반면, 열악하거나 애니멀 호더의 성향이 있는 곳은 조사에 비협조적이었다”고 조사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설 보호소가 법적인 정의도 없다 보니 애니멀 호더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도 한계점이다.

이혜원 박사는 이날 해외연구를 인용해 둘 사이의 구분점을 제시했다. 애니멀 호더의 경우 △보호소에서 개체수가 증가하며 △개체수 증가를 문제로 여기지 않고, 중성화수술도 제대로 하지 않으며, 중성화되지 않은 암수 동물을 한 공간에서 키우고 △폐쇄적 성향으로 외부인 방문을 꺼려하며, 자원봉사자나 입양희망자의 방문도 어렵고 △보호 중인 동물을 ‘가족’으로 표현하며 입양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동물도 학대 받고, 청결하지 못한 공간에 24시간 함께 머무는 애니멀 호더의 건강에도 문제가 이어진다.

이혜원 박사는 “해외에서 애니멀 호더는 수집강박 정신질환으로 간주된다”며 “동물들은 다른 보호소로 나누어 흡수시키고 해당 호더는 건강을 관리하며 다시는 동물을 키우지 못하게 해야 하지만, 동물 학대자의 사육을 금지할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사설 보호소를 명확히 구분하여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형주 대표는 “(사설보호소는) 동물 수집이 아닌 새로운 가정으로의 입양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비영리기관이어야 한다”며 애니멀 호더나 판매 목적의 변종 보호소와 구분된 법적인 정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호소 안에서의 자체 번식을 막기 위해 중성화수술이나 보호동물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동물등록, 전문적인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보호동물의학(shelter medicine) 연구 등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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