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공장·펫샵 출신 강아지…주인에 대한 공격성 위험 213% 높아

2018 WSAVA 콩그레스, 동물복지 세션 운영

등록 : 2018.10.01 00:23:47   수정 : 2018.10.01 01:19:39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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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일명 강아지공장 사태가 전국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동물생산업은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뀌었다. 당시 강아지공장의 잔인한 동물학대 모습과 비위생적인 환경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강아지공장의 또 다른 큰 문제점이 있다.

바로 강아지공장에서 생산돼 펫샵을 거쳐 판매된 강아지들이 ‘공격성 등 행동학적 문제’를 보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점이다.

9월 23일부터 28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2018년도 세계소동물수의사회 콩그레스(제43차 WSAVA 콩그레스)에서 강의를 진행한 프랭클린 맥밀란 수의사는 펫샵에서 판매된 개들의 행동학적 문제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그 원인을 자세히 설명했다.

프랭클린 맥밀란 수의사는 미국동물복지전문의(DACAW)이자 ‘집 없는 반려동물이 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동물복지 기구 ‘Best Friends’의 웰빙연구 책임자로 활동 중이다.

“펫샵에서 온 강아지들에게 행동학적 문제 많다는 과학적 연구 많아”

“수의사들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보호자들에게 문제점 설명해주는 것 중요”

강아지공장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유럽에도 퍼피밀, 퍼피팜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동물생산시설이 있다(large scale breeding facility).

우리나라의 경우 강아지공장(동물생산업체)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이 경매장을 거쳐 펫스토어(이하 펫샵)를 통해 유통된다. 미국의 경우에는 경매장을 통한 유통보다는 대형 트럭을 통해 펫샵으로 배달되거나 인터넷 판매를 통해 가정으로 전달되는 과정을 거친다.

프랭클린 맥밀란 수의사는 “보통 퍼피밀에서 생후 8주 정도의 어린 강아지들이 트럭에 실려 이동하지만, 확인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4주령의 어린 강아지들이 트럭에 실려 펫샵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직접 주인에게 가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데, 주인은 개가 어디서 왔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터넷 사이트에는 좋은 환경에서 개들이 뛰어노는 사진만 올라와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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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공장에서 펫샵을 거쳐 판매된 개들은 수많은 행동학적 문제점을 보인다. 이런 연구결과는 이미 여러 ‘책’과 ‘동물행동학회지’에 보고된 논문을 통해 입증됐다.

프랭클린 맥밀란 수의사는 이날 총 7개의 관련 연구를 소개했다.

그리고 “과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지만, 지금은 펫샵을 통해 구입한 개들에게 행동학적 문제점이 많다는 연구가 꽤 된다”며 “수의사들이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보호자들에게 이런 문제점을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94년 Jagoe 등에 따르면, 펫샵에서 산 개들이 브리더 분양, 보호소입양, 가정분양보다 주인에게 공격성일 보일 확률이 높았으며, 낯선 사람, 어린이, 다른 강아지 등에 무서움을 느끼는 ‘사회적 두려움’을 보인 경우도 가장 많았다.

1995년 Mugford 등은 1,864마리의 행동문제를 보이는 개를 분석했는데 그중 12%가 분리불안 증상을 보였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브리더를 통해 분양받는 개 중 단 10%만 분리불안 증상이 보인 반면, 강아지공장에서 온 개들의 경우 55%가 분리불안 증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2007년 Bennett과 Rohlf는 행동문제를 보인 413마리(그중 펫샵통한 구매는 47마리)의 반려견을 분석했다. 그 결과, 펫샵과 유기견보호소에서 입양된 개들이 브리더를 통해 분양된 개들에 비해 ‘공격성’에 대한 지표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펫샵에서 구매한 개들의 경우, 가정분양 개들보다 ‘불안’에 대한 지표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2011년 pierantnoi 등은 어미로부터 30~40일령에 분리된 강아지 70마리와 60일령에 분리된 강아지 70마리를 비교했다. 그중 71마리는 펫샵에서 산 개들이었다.

연구결과, 어린 시절 어미한테서 떨어진 강아지 중 펫샵을 통해 구매된 개들이 ‘산책 시 두려움’, ‘낯선 사람에 대한 공포’, ‘과도한 짖음’, ‘애정결핍행동’ 등을 보일 확률이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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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샵에서 구매한 개들, 모든 형태의 동물행동학적 문제 발생 확률 증가”

“상업적 브리더와 비상업적 브리더, 구별해야”

“공통적인 현상은 주인에 대한 공격성”

이날 강의를 진행한 프랭클린 맥밀란 수의사 등이 2013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펫샵에서 구매한 개들에게 (브리더로부터 분양한 개들보다) 모든 형태의 행동학적 문제가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펫샵에서 구매한 개가 ‘주인에 대한 공격성이 보일 위험성’이 브리더에게 분양받은 개에 비해 213%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중성화하더라도 여전히 주인에 대한 공격성 위험이 44% 높았다. 이외에도 다른 개에 대한 공격성 96%, 낯선 사람에 대한 공격성 59%, 분리불안 58% 등 여러 형태의 행동학적 문제 발생 위험성이 ‘펫샵에서 구입한 개들에서’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배변배뇨 실수, 흥분, 애정결핍행동, 사람이나 물건에 대한 마운팅 행동 역시 펫샵구입 개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맥밀란 등은 이 연구를 위해 펫샵에서 강아지일 때 구매한 개 413마리와 비상업적인 브리더로부터 강아지일 때 입양한 개 5,657마리를 비교했다.

상업적인 브리더와 비상업적인 브리더에 대해 맥밀란 수의사는 “비상업적인 브리더는 문제가 생기면 다시 데려가서 관리하고 평생 보호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며, 품종의 유전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부모견 선정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업적인 브리더는 ‘강아지공장’과 ‘펫샵’의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정작 품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펫샵과 마찬가지로 문제가 생기면 환불해주거나 다른 강아지로 교환해줄 뿐이다.
 

2014년 Casey 등에 따르면, 펫샵을 포함한 다른 출처 개들의 ‘가족에 대한 공격성 위험도’가 브리더로부터 직접 분양받은 개에 비해 1.8배 높았다.

2016년 Federica Pirrone 등은 주인이 행동학적 문제를 호소한 개 522마리를 ▲펫샵에서 구입한 경우 ▲이탈리아 켄넬 클럽에서 인증받은 공식 브리더로부터 분양한 경우 등 2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펫샵에서 산 개가 173마리, 브리더로부터 분양받은 개가 349마리였다.

그 결과, 펫샵에서 구매한 개들의 ‘주인에 대한 공격성’이 브리더로부터 분양받은 경우보다 2배 많았다.

2016년 Gray 등은 치와와, 퍼그, 잭러셀테리어 등 3개 품종에 대해 ‘책임 있는 브리더’와 ‘무책임한 브리더’로부터 분양받은 경우를 비교했다.

Gary 등은 ▲모견을 볼 수 있는지 ▲모견과 자견들이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고객이 볼 수 있는지 ▲브리더가 모견의 복지를 신경 쓰고 강아지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지 ▲강아지들이 브리더의 집에 있었는지 아닌지 ▲모견과 자견에 대한 수의사의 건강검진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지 ▲강아지의 판매연령이 언제인지 등을 기준으로 책임 있는 브리더와 무책임한 브리더를 구분했다.

그 결과, ‘무책임한 브리더’로부터 분양받은 개가 ‘책임 있는 브리더’로부터 분양받은 개에 비해 사람에 대한 두려움, 다른 개에 대한 두려움, 공포, 개에 대한 공격성, 사람에 대한 공격성, 분리불안, 터치에 대한 민감도 등 행동학적 특성이 더 나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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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Simna cannas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동물행동의학 클리닉에 방문한 335마리의 개 중 펫샵에서 산 74마리의 개가 모두 ‘불안(anxiety)’ 증상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프랭클린 맥밀란 수의사는 “7개의 논문 중 6개의 논문에서 펫샵에서 구입한 개들의 공격성이 더 많았는데, 특히 주인과 가족 구성원에 대한 공격성이 가장 공통적인 현상이었다”고 말했다.

유전, 임신한 모견의 스트레스, 어린 강아지들의 스트레스, 부족한 사회화, 주인의 무책임함 등이 원인!

그렇다면, 왜 펫샵에서 분양받은 개들에게서 행동학적 문제가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랭클린 맥밀란은 총 5개의 가능성을 소개했다.
 

첫 번째 가능성은 ‘유전적인 소인’이다.

전문적인 브리더는 특정 유전질환이 있는 개체를 부모견에서 제외해, 강아지의 유전질환 발생확률을 낮춘다. ‘고관절 이형성증(hip dysplasia)’을 가진 개체를 브리딩 계획에서 배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맥밀란 수의사에 따르면, 공격성 등의 행동학적 문제도 유전적 소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전문 브리더가 부모견을 선정할 때 신체적 문제는 물론 정신적인 부분(행동학적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상업적인 퍼피밀에서는 그런 게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공포, 소음에 대한 두려움, 강박행동 등에 유전적 소인이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들이 공개되고 있다.
 

두 번째 가능성은 ‘모견이 받는 스트레스’다.

사람도 임신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줘, 정신적·행동학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는 동물도 마찬가지다.

임신한 동물이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될 경우, 태아에게 ‘학습능력 하락’, ‘비정상적인 사회 행동’, ‘감정기복 심화’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그런데 강아지공장에서 모견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고, 좁은 케이지에 갇혀 지내며, 산책 등 운동을 거의 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이 모견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게 맥밀란 수의사의 설명이다.
 

세 번째 가능성은 ‘강아지들의 스트레스’다.

강아지공장의 비위생적인 환경은 모견뿐만 아니라 태어난 강아지들에게도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4~8주령의 어린 강아지들이 (미국의 경우) 대형 트럭에 실려 펫샵으로 가는데 이 과정도 큰 스트레스가 된다.

부모견 및 동배 강아지들과 함께 생활할 경우 스트레스가 줄어들지만, 어린 새끼 때 모견과 떨어진 강아지들은 당연히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것이 행동학적인 문제로 이어진다는 것이 맥밀란 수의사의 설명이다.

실제로, 어미로부터 30~40일령에 분리된 강아지 70마리와 60일령에 분리된 강아지 70마리를 비교한 pierantnoi 등의 2011년 논문에 따르면, 일찍 분리된 강아지에서 ‘산책 시 두려움 15배 증가’, ‘애정결핍행동 및 소음에 대한 공포 7배 증가’, ‘과도한 짖음 6배 증가’ 등이 관찰됐는데, 이런 결과는 펫샵에서 구매한 강아지에서 더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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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가능성은 ‘사회화 부족’이다.

생후 3~12주 사이의 사회화기간 동안 다양한 ‘긍정적’ 사회 경험을 한 강아지일수록 성견이 됐을 때 행동학적 문제가 적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만큼 개에게 사회화시기는 중요하다.

반대로, 이 사회화시기에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과잉행동, 부적절한 사회적 행동, 학습능력 감소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프랭클린 맥밀란 수의사는 “강아지들이 사회화기간에 퍼피밀에 있든지, 트럭에 실려 펫샵으로 가든지, 펫샵에 갇혀 판매되기를 기다리든지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이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가능성은 ‘주인의 책임감’이다.

프랭클린 맥밀란 수의사는 “전문 브리더로부터 강아지를 분양받는 주인과 펫샵에서 사는 주인의 차이도 크다”고 강조했다.

즉, 펫샵에서 구매하는 경우는 대부분 강아지의 귀여운 외모를 기준으로 선택할 뿐만 아니라 즉흥적으로 강아지를 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펫샵을 통해 강아지를 구매한 주인은 동물병원에 적게 가고, 동물행동학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므로 적절한 사회화 교육·기본예절교육을 하지 않으며, 매일 산책시키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맥밀란 수의사의 설명이다.

한편, 프랭클린 맥밀란 수의사는 마지막으로 ‘펫샵 강아지들이 항생제내성 감염을 전파한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를 인용하며 “펫샵을 통한 강아지 판매가 공중보건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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