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류·개 인플루엔자, 사람 위험 아직 낮지만‥방심 금물

매년 새로운 바이러스 유입되는 AI, 사람 위험 신속히 평가할 대응체계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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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인수공통전염병학회(회장 유한상)가 18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개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대표적인 인수공통전염병인 인플루엔자 문제를 조명했다.

이날 자리한 의료계, 수의학계 연구자들은 국내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나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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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발생 고병원성 AI는 인체감염 위험 낮지만..방심은 금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분석센터 김지경 박사는 “H5N1, H5N8, H5N6형 등 국내 발생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인체에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질본 연구에 따르면, 이들 국내 발생주들은 사람 감염 가능성을 타진하는 족제비 동물모델에서 병원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접촉이나 비말을 통한 전염도 확인되지 않았다.

게다가 타미플루 등 뉴라민가수분해효소 억제제 성분 항바이러스제제에도 감수성을 보여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김지경 박사는 “이들 실험은 면역원성이나 기저질환 등 사람 개개인의 특정 요소가 반영된 것이 아니므로 인체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기존 발생한 AI 보다는 앞으로 유입될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우려가 더 크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중국에서 H7N9형 AI 바이러스로 인한 인체감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 위험요소다. 2013년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발생한 H7N9형 AI는 올해 2월까지 1,625명의 사람이 감염돼 621명이 사망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 H7N9형 AI가 고병원성으로 진화하면서 포유류에서의 병원성과 전염력이 증가하고 있다.

이날 학회에서도 “해마다 새로운 AI 바이러스가 유입되고 있다”며 “새로운 AI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어떤 병인성을 갖는지 얼마나 빨리 파악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조류에서 개로, 개에서 족제비로 친화도 높여가는 인플루엔자

이날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CIV)를 주제로 발표한 송대섭 고려대 교수는 지난 2007년 국내에서 H3N2형 CIV 발생을 최초로 보고한 바 있다.

당시 가금 폐사체를 급여하는 개농장을 중심으로 바이러스를 분리한 송 교수는 H3N2형 CIV가 조류인플루엔자로부터 변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송대섭 고려대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사람과 개 사이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오가며 변이하고 있다’는데 주목했다.

사람에서 주로 문제되는 계절 인플루엔자 H3N2나 판데믹 H1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이 개에도 감염되고 있고, 이들 바이러스가 기존 CIV와 만나 변이주가 만들어지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특히 송대섭 교수팀이 확인한 m유전자변이형(mVariant) H3N2형 CIV는 기존의 CIV에 비해 족제비에서의 감염성이 급격히 증가했다.

송 교수는 “조류에서 개로, 개에서 페렛으로 친화성을 높이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가 사람을 향해 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서울시내 동물병원 임상수의사 일부를 조사한 결과 H3N2형 항체가 확인된 사례도 있는 만큼, 고위험군에 대한 심도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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