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바이러스는 반복되지 않는다` 원헬스 차원 통합연구 강조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 대응 컨퍼런스서 원헬스 전략연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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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15일 대전 본원에서 2017 감염병 대응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사람, 동물, 그리고 생태계 감염병 대응 : 뉴-원헬스 전략연구’를 주제로 열린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각 분야 인수공통감염병 병원체 관련 연구현황과 미래 방향을 공유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정대균 박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정대균 박사

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에서 신변종 국가재난형 바이러스 관련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정대균 박사는 고병원성 AI, 메르스를 비롯한 각종 인수공통전염병을 대상으로 한 생명연 연구활동을 소개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AI 대유행 대응 연구’ 국가과제를 주도했던 센터는 이후로도 범용 인플루엔자 백신, 메르스 백신, 신종 감염병 진단마커 등 다양한 개발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메르스, 사스, 에볼라 등 주요 인수공통감염병의 유래로 알려진 박쥐의 국내 질병실태에 대한 연구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정대균 박사는 “2015년부터 400여개 이상의 국내 박쥐 분변 샘플을 채취해 메르스 유사 바이러스를 처음으로 검출해내, 원헬스 연구의 첫 단추를 끼웠다”면서 “인근 마을 주민이 동굴 안에 음식을 저장하거나 동굴 주변 축산농가에서 가축을 기르는 등 인수공통감염병 병원체가 퍼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간-동물-환경 분야의 연계를 강화하는 원헬스 차원의 연구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대균 박사는 “특정 분야 중심으로는 인간-동물-환경 분야의 연계가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제3의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통합적인 원헬스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최강석 박사
농림축산검역본부 최강석 박사

코로나 바이러스로 엿보는 원헬스..종간 전파·재조합으로 신종 병원체 탈바꿈

조류질병 전문가인 농림축산검역본부 최강석 박사는 조류 감마코로나바이러스를 중심으로 신변종 병원체 출현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날 최강석 박사가 일례로 든 미국 칠면조 코로나바이러스는 1970년대 자취를 감췄다가 90년대 다시 출현, 미국 전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최강석 박사는 “해당 바이러스는 닭 IB바이러스(코로나)에서 표면구조단백질만 칠면조 코로나바이러스의 것으로 재조합된 형태였다”며 “이처럼 종을 뛰어넘은 바이러스가 재조합을 일으키며 새로운 감염력을 획득하는 방식이 신종 감염병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패턴은 2000년대 중반 서유럽을 강타한 산란저하증후군(FALSE LAYER SYNDROME)에도 발견된다. 중국발 변형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져 나가는 과정에서 유전자재조합을 거치며 새로운 병원체가 만들어졌다.

베타코로나바이러스인 메르스도 비슷하다. 박쥐에서 유래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 낙타 등 종을 뛰어넘으며 재조합됐고, 그 중 사람에서 유행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주가 경쟁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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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바이러스는 반복되지 않는다

최강석 박사는 2016년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사우디 연구진의 낙타 병원체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종간 감염과 유전자재조합으로 신변종 병원체가 출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당 연구에서 사우디 연구진이 2014년 12월부터 6개월간 1,309마리의 낙타를 검사한 결과 낙타 일부가 메르스와 사람 알파코로나바이러스에 함께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메르스가 사람감염 문제를 일으켰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재조합이 사람에게 감염되는 신종 병원체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최강석 박사는 “신종 바이러스는 반복되지 않는다”며 “언제나 예측불가능했던 새로운 병원체가 출현해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 간의 유전자 재조합과 진화과정, 종간 전파경로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전제되어야 미래 신종 감염병을 막을 대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규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은 “새로운 인수공통감염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감염병 대응 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은 과학계의 임무”라며 “감염병에 대한 원헬스 관점의 총체적 대응방식을 기반으로 각 분야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 바이러스는 반복되지 않는다` 원헬스 차원 통합연구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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