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 ˝젊고 능력있는 후배들,당당하게 연구하도록 도와달라˝

황우석 박사, 한중 줄기세포와 재생의학 연구개발 방향 세미나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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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hwangwoosuk

“11년 만의 외출이다”

황우석 박사가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선 소회를 말했다.

황우석 수암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19일 국회 헌정회에서 정·관계와 학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생명공학 기술의 해외 시장 진출’을 주제로 발표했다.

충북대 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소(소장 현상환)와 헌정회 정책연구위원회 주최로 열린 ‘한·중 줄기세포와 재생의학 연구개발 방향’에 관한 세미나였다.

그는 시작에 앞서 “제 입으로 ‘줄기세포’를 말한다는 것에 대해 조심스럽다”며 우려를 표했다.

강연은 주로 그와 함께 연구하고 있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의 지난 10년간의 발자취를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은 2006년 서울대학교에서 황우석 박사와 함께 나온 26명의 연구진과 동물복제와 다능성 줄기세포, 그리고 형질전환 DNA 기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현재는 6개 그룹의 약 70여명이 활발히 연구중이다.

그는 “모든 포유동물 중에서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개과 동물의 복제기술은 현재까지도 한국만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기술”이라며 2005년 세계 최초로 복재개 ‘스너피’를 만들어낸 일화, 이후 9·11 테러의 영웅 구조견 ‘트랙터’를 복제한 일화를 소개했다.

2010년에는 제주경찰청장의 제안으로 제주특공대의 경찰견 ‘퀸’을 복제 해 5두를 생산했다. 그 중 한 마리는 심장비대증으로 폐사했지만, 다른 한 마리는 제주 특공대에서 특수작전을 진행 중이며, 나머지 3마리는 인천공항에서 폭발성물질과 국가 위해물질을 찾아내면서 우리나라의 관문을 지키고 있다.

또한 황박사는 동물 복제에 회의론적 주장에 대한 반박을 하기도 했다. 동물 복제 회의론자들은 흔히 복제된 동물은 유전자 말단의 텔로미어 때문에 복제시점으로부터 남은 수명만을 살게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는 “복제 과정 중 세포융합 순간에, 짧아졌던 텔로미어가 늘어나는 리프로그래밍을 통해 복제동물도 자연생식으로 태어난 개체와 똑같은 삶을 살 수 있고, 후대 생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의론자들이 주장하는 최초의 복제동물인 복제양 ‘돌리’가 일찍 죽은 점에 대해서도 “돌리는 복제에 의한 문제로 일찍 죽은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온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다른 양들과 함께 집단 폐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동물복제의 회의론적인 학자들 중엔 소위말해 동물복제 전문가가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개와는 다른 종인 복제 코요테가 대리모 견에서 태어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이종 간 복제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복제된 코요테가 서로 교배하여 태어난 후손들이 국내 주요 동물원에 전시 사육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멸종위기에 있거나 이미 멸종된 동물을 복제 기술을 이용해 복원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수암연구원은 이 결과가 논문으로 발표되자 러시아 과학원과 북동 연방대학 과학자들로부터 이종 간 복제 기술로 이미 수만년 전에 멸종된 매머드를 복원하는데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매머드는 제 6 빙하기 이전 단계에서 북반구에 몰아닥친 지형변화와 급격히 저하된 온도로 멸종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의 세포를 찾아내면 약 7백만년 전에 갈라져 나온 종으로 추정되는 아시아 코끼리의 난자와 자궁을 빌려 다시 복원을 하겠다는 것이 매머드 프로젝트의 근간이다.

그는 최근에 협동연구팀이 북극 옆 라코그 섬에서 발견한 추정 연령 85세의 암컷 매머드 코 부위에서 붉은 혈육과 같은 조직을 발견한 것을 소개 했다.

황박사는 매머드 복원 사업에 일부 부정적인 시각을 의식한 듯 “내가 어렸을 때는 인간이 달에 갔다 온다는 것이 사기였다. 그러나 내가 40세가 되기 전에 그것은 현실이 되었다”며, “불가능해 보이는 영역에 대한 도전이 과학”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다른 나라에서는 이러한 연구에 장하다고 하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사기라고 할까. 불가능에 대해서 끝없이 도전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야 말로 우리가 기대를 갖고 살아볼만한 세상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사람과 유사한 동물인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연구를 소개하기도 했다. 돼지는 사람과 유사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져 돼지의 고유의 면역 유전자를 제거한 후 사람의 면역 유전자를 넣어 복제를 하면 인간화 돼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약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인간의 난치병과 유사한 질병을 갖고 태어난 질환모델 동물의 생산 과 관련된 연구 분야를 설명하면서는 복제 기술을 이용한 질환 모델 원숭이를 만드는 사업과 수암연구원이 공동 연구로 만들어낸 알츠하이머 모델 개를 소개했다.

최근 수암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지원 하에 중국 보야라이프 그룹과의 공동연구로 줄기세포 기술의 실용화를 계획하여 중국 톈진에 세계 최대 동물복제 공장인 톈진 연구소를 설립중에 있다.

이어, 한국 사법 사상 최장기간 1심 재판을 이룬 일에 대해서도 털어 놓았다. 현재 NT-1 줄기세포주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체세포 복제방식의 배아줄기세포 제조와 관련한 물질특허 및 방법특허가 각각 등록되었다. 또 인간줄기세포에 대한 특허를 허용하지 않는 유럽연합과 뉴질랜드에서는 줄기세포 배양액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여러 가지 신중한 판단을 위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며 못내 아쉬워했다.

영국의 배아보호법은 ‘잔여난자를 인간 질병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나 질환 치료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잔여난자란, 시험관 아기 체외수정에 이용하고 버려지는 난자를 말한다. 전 세계 난자 윤리법이 이를 중용하고 있어, 영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과 이 금지법이 없는 국가에서는 여전히 잔여 난자를 이용한 연구를 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두 차례 개정해 더 이상 잔여난자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끝으로 황박사는 “세상의 어느 나라가 여분의 난자를 연구에 사용한다고 교도소에 보내겠나”라고 물었다. “나는 줄기세포 연구 안 해도 괜찮다. 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젊고, 의욕 있고, 능력 있는 후배 연구진들에게 당당하게 외국과 맞설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능력이 뛰어난 대한민국 연구진들이 왜 나로 인해 고통을 받아야 하나. 더도 덜도 말고 세계 표준 만큼만이라도 규제의 대못을 뽑아 달라”고 읍소했다.

김병철 기자 kbcstar@dailyvet.co.kr

황우석 박사 ˝젊고 능력있는 후배들,당당하게 연구하도록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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