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인필 신임 한국가금학회장 `후계자·가금수의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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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한국가금학회 제32차 정기총회 및 학술발표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모인필 충북대 조류질병학 교수가 선출됐습니다.

손시환 경남과기대 교수의 뒤를 이어 학회를 이끌어갈 모인필 교수를 데일리벳에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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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가금학회를 간단히 소개해달라. 차기 회장으로서 중점을 두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1973년 세계가금학회 한국지부로 출발한 한국가금학회는 1983년 정식 창립하여 가금관련 학술활동과 산학협동을 통해 국내 가금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가금학회는 ‘축산’과 ‘수의’분야가 함께 하는 학회다. 가금을 전공하는 학자들과 가금질병을 전공하는 수의학자들이 함께 한다.

가금학회 집행부에는 회장, 부회장을 중심으로 10명 내외의 등기이사와 60여명의 평의원, 3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금분야를 연구하는 대학과 연구소, 관련 협회, 기업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사단법인으로 인증 받았다. 일반학회로서도 자발적인 감사를 실시해왔지만, 사단법인 인증 후 외부평가와 검증과정을 통해 경영상의 투명성이 강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친목적 성격이 있던 모임에서 훨씬 공식적인 단체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기대한다.

차후 2년간의 한국가금학회장 임기 동안에는 ‘후진양성’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농장운영자 등 산업분야와 관련 학문분야에서 후계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축산학과에서 가금을 전공으로 하거나, 수의학과에서 가금수의사 진로를 택하는 이들을 학회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물론 다른 전공에서도 가금 관련 가업을 이어가려는 분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학회가 적극 후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학회와 산업계 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가금산업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업계가 학계보다 발전이 빠른 경우가 많다. 학문을 익히고 검증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산업계는 새로운 것들을 바로 적용해 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산학이 함께 공조하여 발전하는 것도 과제 중 하나다. 학회에서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가금산업의 흐름에 보다 빨리 대응할 수 있는 학문적인 뒷받침을 하고자 한다.

 

Q. 젊은 수의사나 학생들은 가금수의사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앞으로 전망은 어떠한가

전세계적으로 닭고기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산업은 활발히 유지하고 있다.

양계산업은 대단위 사육을 하는 만큼 수준 높은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가장 적합한 전문가가 수의사다. 단순히 질병뿐만 아니라 농장 전체를 관리하는 개념으로 다가가면 가금수의사로서 상당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가금수의사들도 질병이 의심될 때 불려가는 것이 아니라, 농장별 예약을 통해 질병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루에 많아도 농장을 2~3개소 정도만 다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시작하여 오후 3~4시쯤 일과를 마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인수공통전염병 분야에서 양계산업이 가지는 중요성은 크다. 사스(SARS), 인플루엔자, 웨스트나일 같은 질병은 조류에 의해 사람한테도 위협이 되는 질병이다.

때문에 공중보건분야에 관심 있는 수의사가 가금분야에서 일한다면 가장 높은 수준의 대응능력을 갖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금수의사는 동물복지분야에서도 역할이 있다. 동물복지를 고려한 산업동물 육성은 전세계적인 추세다. 한국의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제도 또한 산란계에서 제일 먼저 도입됐다.

수의사는 동물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동물의 복지를 외관상으로 판별하거나 혈액, 침 등을 이용해 증명하는 등의 연구도 진행 중이다.

위에서 언급한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가금수의사의 길을 가기에 적합할 것이다.

 

Q. 국내에서 고병원성 AI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가금수의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1월 16일부터 H5N8형 고병원성 AI가 계속 발생 중이다. 과거와 다르게 2년에 걸쳐 이어져 상재화될 우려가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H5N8형 AI 바이러스가 약한 증상으로 증식될 수 있는 오리가 국내에서 많이 사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나 수평전파 근절방안이 효율적이지 못해 발생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전통시장이나 가든형 식당처럼 소수를 개방적으로 길러 방역상 취약점이 있는 곳에서 발생하는 편이다. 예전에 비해서는 농장에서의 발생은 확실이 줄었다.

농장 방역에서 가금수의사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각 농장의 질병문제를 확인하고 관련 컨설팅을 제공한다. 국가에서도 가금수의사에 의한 질병컨설팅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국가금학회가 사단법인이 되면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후계자양성이다. 후계자양성은 가금학회뿐만 아니고 모든 가금산업계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가금수의사는 일에서의 성취감과 동시에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직업이다. 운전을 좋아하고 농장주와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면, 가금수의사의 길을 가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반려동물임상 못지 않게 향후 계속 발전할 분야다.

특히 여성수의사가 할 수 있는 ‘산업동물분야’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섬세함이나 예리함이 요구되는 가금수의사는 여성수의사에게 보다 적합할 수 있다.

다른 일을 하다가 가금수의사를 하겠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문성이 굉장히 요구된다. 때문에 전공으로 삼는다면 오히려 괜찮은 분야임을 당부하고 싶다.

이지은 기자 zee04@dailyvet.co.kr

 

[인터뷰] 모인필 신임 한국가금학회장 `후계자·가금수의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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