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한국 산양, 설악산 산양과 울진 산양은 달라

서울대 이항 교수팀, 한국 산양 지역별 유전특성 분석..대관령, 자연장벽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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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설악산에서 촬영된 한국산양.
한국산양은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중국 북동부, 러시아 연해주 일부에만 분포하는 멸종위기종이다.
(사진 : 설악녹색연합 박그림)

멸종위기종인 한국 산양이 대관령을 분기점으로 남북이 서로 다른 소개체군을 이루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설악산에 사는 산양들과 울진 인근에 사는 산양들은 유전적 특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대표 이항 교수)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집단유전학 분석법을 통한 한국산양의 유전자 다양성 분석연구를 실시했다.

국내에서 서식하는 야생 산양 57개체의 유전자 분석 결과, 우리나라 산양은 대관령을 분기점으로 하여 북부와 남부, 두 개의 소개체군으로 이루어진 유전적 구조를 갖고 있음이 밝혀졌다.

북부 소개체군은 고성, 양구, 화천, 설악산을 포함하는 강원 북부지역의 산양 집단이며, 남부 소개체군은 삼척, 울진을 포함하는 강원 남부와 경북 북부지역 집단으로 구성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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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 분석한 한국 산양 분포도. 북부(녹색)와 남부(적색) 소개체군으로 나뉜다.

연구진은 이와 같이 두 집단으로 유전적 분화가 일어난 원인을 지형으로 지목했다.

두 집단 사이에 위치한 대관령은 적설량이 높고 평탄한 지형이라 산양이 서식하거나 이동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대관령이 남북 산양집단 사이의 유전적 교류를 제한하는 생태적, 지리적 장애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유전적 구조는 자연적인 요인에 의했을 가능성이 크며, 두 집단 모두 보통 수준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두 집단의 개체를 섞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연구진은 한국산양뿐만 아니라 국내 멸종위기종을 효율적으로 보전하기 위해서는 이번과 같은 유전적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개체군 및 서식지 보전 관리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연구를 위한 유전자 시료의 수집과 보존을 체계화하는 것이 과제다. 이번 연구에서도 한국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이 폐사한 야생 산양 57개체의 조직 및 유전자시료를 수집하는데 15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유전학 분야 국제학술지 <Genes and Genetic Systems> 2015년 90호에 게재됐다.

 

멸종위기종 한국 산양, 설악산 산양과 울진 산양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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