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 본 동물병원 트렌드는 ‘대형화·전문화·초개인화’

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 발표...데이터와 AI가 결합된 초개인화 정밀 의료 생태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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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초대형동물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동물병원의 매출은 감소세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동물병원을 안정적인 수요와 높은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산업으로 판단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동물병원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향후 동물의료시장이 AI(인공지능)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정밀 의료’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20일(금) 하나 Knowledge+ ‘반려동물 장수 시대의 동물병원’을 발간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반려동물의 수명 연장과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확산이 맞물리며 국내 동물의료 시장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단순 치료 중심에서 벗어나 예방의학과 만성질환 관리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동물병원의 진료 구조와 경영 방식 전반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관련 지출도 늘고 있다. 펫 관련 결제 금액은 최근 3년간 약 30%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변화는 ‘반려동물의 고령화’다. 9세 이상 반려견 비중이 42%에 달하면서 의료수요가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질병이 생겼을 때 동물병원을 찾았다면, 이제 예방·건강검진·노령 케어 등 생애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동물병원의 경영 안정성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했다. 수의사 공급에 제한이 있다는 설명도 있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동물 수 대비 수의사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국가’로 평가되지만, 금융권의 해석은 달랐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동물의료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제한적인 공급 구조다. 수의사 면허는 수의과대학 졸업자에게만 부여되는데, 연간 신규 인력은 약 500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면서 수의사 소득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평균 소득은 2014년 3천만 원대에서 2022년 8천만 원대로 증가해 연평균 12%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병원의 경영 안정성도 비교적 높은 편”이라며 “평균 사업 지속 기간은 11년 1개월로 일반 생활업종 평균(8.9년)을 웃돌고, 폐업 비율도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연간 약 150개소가 순증하는 등 안정적인 시장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수의사 면허자는 2025년 기준 23,346명이고, 동물병원 수는 2023년 기준 5,312개다. 동물의료시장 규모는 2027년 3.3조원 대로 예상되며, 2023년 기준 동물병원 사업체당 평균 연간 매출액은 3억 9,728만원이었다.

하나금융연구소 ‘반려동물 장수 시대의 동물병원’ 발췌
하나금융연구소 ‘반려동물 장수 시대의 동물병원’ 발췌

동물병원의 진료 형태는 빠르게 변화 중이다. 과거 1인 원장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2인 이상 수의사가 협업하는 분과별 진료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다인 수의사 기반의 조직형 병원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것이다.

2025년 6월 기준, 2인 이상 진료 동물병원 비중은 약 28% 수준이며, 서울은 37%를 넘는다. 진료 과목이 세분화되면서 전문 진료 체계가 구축되는 흐름이다. CT 등 첨단 영상장비 도입도 급증하고 있다. CT 보유 대수는 2018년 47대에서 2024년 185대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 같은 변화는 동물병원을 전형적인 ‘자본 집약적 장치 산업’으로 전환시키며, 신규 개원 시 초기 투자 부담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향후 동물의료 시장은 ‘사후 치료’에서 ‘선제적 예방’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질병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초개인화(반려동물 개체맞춤형) 정밀 의료가 핵심 흐름”이라고 꼽았다.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도적 기반 마련 필요성도 제기했다. 1차·2차 의료기관 간 역할 구분, 분과별 전문의 제도 도입, 진료 코드 표준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진료 데이터 표준화’를 향후 펫보험, 금융,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과의 연계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평가했다.

동물병원의 대형화와 고도화는 금융권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가 의료장비 도입을 위한 리스, 병원 대상 기업금융 등 B2B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더해, 표준화된 진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손해율을 정교화하고, 자동청구 시스템이나 생애주기 맞춤형 펫금융 상품 등 다양한 융합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려동물 장수 시대에 맞춰 동물병원이 어떤 역할과 경쟁력을 갖출지에 따라 향후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장수 시대의 동물병원’ 보고서는 하나금융연구소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 본 동물병원 트렌드는 ‘대형화·전문화·초개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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