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푸드, 반려동물완전사료·기타사료로 나눈다..처방사료 분류는 없어

개·고양이용 사료가 ‘반려동물완전사료’와 ‘반려동물기타사료’로 분류된다. 국립축산과학원이 마련한 영양표준에 부합하면 완전사료, 그렇지 않으면 기타사료가 된다.

한국수의영양학회·대한수의사회 반려동물식품안전특별위원회 등이 “질병관리 목적의 처방사료를 특수목적사료로 별도 구분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

직접 사료를 제조하지 않고 OEM을 활용하는 경우 ‘유통전문판매업체’로 분류해 소비자들이 각 사료 제품이 생산되는 방식을 알 수 있도록 한다.

‘유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등의 표시가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친환경농어업법이나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을 준수해야만 해당 표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 개정을 내년 상반기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12월 17일(화) 밝혔다.

개·고양이 사료 분류체계를 개편하는 가운데에서도 ‘처방사료’는 따로 분류되지 못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농장동물 사료와 함께 관리되던 개·고양이 사료를 분리하기 위해 ‘펫푸드 제도개선 협의체’를 운영했다.

당초에는 별도의 법령으로 분리하는 안도 거론됐지만, 결국 ‘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 고시를 개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개정안은 우선 개·고양이 사료에 영양학적 기준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람처럼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기 보단 주사료 위주로만 먹는 반려동물의 특성을 고려했다.

이를 위해 국립축산과학원이 ‘국내 반려동물(개·고양이) 사료 영양표준’을 개발해 10월 발표했다.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 유럽펫푸드산업연합(FEDIAF)의 영양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소형견 위주의 국내상황을 반영했다.

영양표준이 제시하는 개·고양이의 성장 단계별 영양소 요구량을 충족하면 ‘반려동물완전사료’로 표시할 수 있다. 충족되지 않은 제품은 ‘반려동물기타사료’로 분류한다.

가령 개에서 필수 아미노산, 필수 지방산, 미네랄, 비타민 등 총 30여 가지에 대한 최소함량 기준을 충족하면 ‘반려동물완전사료’로 표기한다. 영양소별 최소 요구량을 충족하지 못한 사료를 주사료로 먹이다 개·고양이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반려동물기타사료’는 ‘반려동물기타사료-영양조절용’, ‘반려동물기타사료-식이조절용’, ‘반려동물기타사료-간식(육포)’ 등으로 표시할 수 있다.

질병 관리 목적으로 특정 영양소를 늘리거나 줄인 처방사료는 완전사료의 기준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처방사료나 간식이나 같은 기타사료가 되는 셈이다.

미국은 질환관리사료(처방식), 유럽은 특별한 목적을 지닌 사료(PARNUTs, feed intended for particular nutritional purposes)로 처방사료를 별도 관리하고 있는데 국내 규정을 정비하면서는 반영하지 않는 것이다.

홍기옥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장은 12월 18일(수)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반려동물 연관산업 정책토론회에서 “이번에는 제3의 카테고리로 바로 분류하진 않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 기능성사료를 추가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등의 방식으로 직접 사료를 제조하지 않는 경우 ‘유통전문판매업체’로 분류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해당 반려동물 사료 제품이 어떻게 생산됐는지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 5월 한국동물보건의료정책포럼에서는 전문성 없이 OEM만 하면 누구나 쉽게 펫푸드를 출시할 수 있는 국내환경이 품질보다 그럴듯한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원료에 대한 표시 기준도 구체화된다. 비타민제와 같이 주원료로 다양한 원료를 혼합한 프리믹스의 경우 함량이 높은 순으로 3종 이상을 표시하도록 한다.

제품명에 원료명을 사용하거나, 특정 원료가 반려동물의 건강이나 기능에 효과가 있다고 표시한다면 해당 원료의 함량 비율 표시를 의무화한다.

아울러 ‘돈지박’은 돼지기름 가공 부산물로, ‘수지박’은 동물성 기름 가공 부산물로 풀어 쓰는 등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원료명은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병기할 수 있도록 한다.

    

휴먼그레이드, 유기농,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등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는 마케팅 문구에 대한 기준도 설정한다.

‘유기’ 표시를 위해서는 친환경농어업법에 따라 인증을 획득하도록 하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이나 이와 유사한 표시를 하려면 해당 제품이 식품위생법, 식품안전기본법 등 관련 법을 준수하도록 한다.

사료영양학이나 수의공중보건학 등 관련 분야에서 인정되지 않은 효과나 효능을 광고하는 것도 금지된다. 다만 관련 연구를 인용해 해당 내용과 연구자 성명, 문헌명, 발표 연월일 등을 명확히 표시하는 형태의 광고는 허용한다.

수의사나 대학교수 등이 제품의 기능성을 보증하거나 지정·공인·추천·지도·사용한다는 등을 표시하는 광고도 금지된다. ‘단체추천’, ‘주문쇄도’와 같은 표현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표시광고도 금지한다.

다만 수의사 등이 해당 제품의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한 사실만을 표시하는 것은 허용한다.

18일 토론회에 패널로 참여한 하림펫푸드 김은경 팀장은 고시 개정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소비자 선택권과 사료제조업체의 수용성을 고려해 보다 세심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은경 팀장은 “완전사료로 분류된다 해도 제품마다 성분구성은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상세한 정보를 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축산과학원이 개발한 영양표준의 영양소별 기준치, 해당 제품의 영양소별 함유량을 함께 병기해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려면 식품 관련 법령을 준수해야 한다는 개정방향에 대해서도 “사료관리법과 충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으로 식품 관련 법은 식품제조시설에서, 사료관리법은 사료제조시설에서만 각각을 생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저 식품 관련 법을 따르라고만 하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다.

실제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를 사용했다는 점을 보장할 수 있으면서도 사료 제조 현장에서 적용가능한 형태로 구체적인 내용을 면밀히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펫사료협회 부설 펫푸드연구소의 문홍식 소장은 “AAFCO나 FEDIAF가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선진국 사례와 같이 한국도 모든 사항을 법령으로 관리하려 하기 보단 민간이 자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부분을 선별하여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우리와, 펫푸드 기업 유일 K-Food+ 수출탑 수상..해외 진출 성과 인정받아

K-펫푸드 기업 우리와주식회사(우리와)가 1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케이푸드플러스(K-Food+) 수출탑’ 시상식에서 적극적인 해외 진출 성과를 인정받아 ‘우수상’을 수상했다. 펫푸드 기업 중 유일하게 상을 받았다.

‘케이푸드 플러스(K-Food+) 수출탑’ 시상식은 농식품과 스마트팜, 농기계, 비료, 농약, 종자, 펫푸드 등 전후방산업의 수출을 독려하고 수출 확대에 노력한 기업과 관계자를 격려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부터 운영하는 시상식이다.

‘케이푸드 플러스 수출탑’은 억불대, 천만불대 등 수출 실적에 따라 대상·최우수상·우수상으로 구분된다. 우리와는 2년 연속 500만 달러 이상을 수출해 ‘K-펫푸드’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공을 인정받아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2018년 대한사료에서 펫 사업 부문으로 분리되어 설립된 K-펫푸드 전문기업 우리와㈜는 2020년 충북 음성에 ‘반려동물의 식사를 위한 주방’이라는 컨셉으로 연간 최대 12만 톤의 펫푸드를 생산할 수 있는 ‘우리와 펫푸드 키친’을 열고, 국내 최고의 설비를 바탕으로 신선하고 안전한 펫푸드를 제조하고 있다. 2023년 3월부터는 업계 최초로 ‘전 제품 품질 책임제’를 시행했으며, 현재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8개국에 진출해 약 600만 달러를 수출하는 등 K-펫푸드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내년에는 펫푸드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석박사 10여 명으로 구성된 연구소를 중심으로 제품 개발을 강화하고 신규 수출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우리와㈜ 관계자는 “국내 제조 ‘K-펫푸드’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꾸준히 노력해 온 점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앞으로도 ‘K-펫푸드’의 뛰어난 품질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날 지정, 수의법의학센터 추진’ 등 올해 경기도 동물정책 성과는?

경기도(도지사 김동연)가 “책임 있는 반려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며 올해 선보인 경기도의 반려동물 복지정책을 소개했다.

경기도는 조직개편을 통해 지난해부터 축산동물복지국 산하에 2개의 과(동물복지과, 반려동물과)를 운영하며 다양한 동물복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광역지자체가 반려동물 관련 과 단위 조직을 2개 이상으로 늘린 곳은 경기도가 최초다.

올해 경기 반려마루에서 보호한 유기동물은 총 922마리다. 그중 11월까지 639마리가 새로운 가족을 찾았다. 반려마루 여주는 반려동물 보호 및 문화조성을 위해 경기도가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이다. 5월에는 반려마루 화성에 고양이 입양 전문센터를 개소했다. 11월까지 총 78마리의 고양이가 입양됐다.

유기동물 입양 촉진을 위해 도·시군 합동 ‘반려동물 입양주간’도 최초로 도입했다.

유기·유실동물 최소화를 위한 ‘위기동물 상담센터’ 운영도 지원 중이다. 현재 위기동물 상담센터는 양평, 가평, 용인, 평택, 시흥, 광주, 양주, 구리, 동두천 9개 시군에 있는데, 경기도는 전담 인력 15명을 지원해 사육포기 동물 인수 절차를 설명하고, 문제행동으로 사육 포기를 하지 않도록 훈련센터를 안내 하고 있다. 올해 경기도 내 위기동물 상담센터에서는 총 286건의 인수 상담이 진행됐고, 119건의 현장조사를 거쳐 106마리가 관할 시군에 인수됐다.

동물학대 여부 판단을 위한 수의법의검사(부검 등)를 하게 될 ‘경기 수의법의학센터’의 운영 기반도 구축하고 있다(시설, 장비, 인력). 지자체 최초로 수의법의학센터 운영을 시작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수의법의검사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는 매년 5월 어린이날이 있는 주의 토요일을 ‘경기도 반려동물의 날’로 지정했다. 5월 4일 열린 ‘경기도 펫스타(PETSTA)’에서 경기도 반려동물의 날을 선포했다. 11월에 열린 ‘전국 반려견 스포츠대회’에서는 처음으로 구조동물 입양부를 신설했다.

총 732마리의 반려동물에게는 의료비, 돌봄 위탁비, 장례서비스 등을 지원했다. 경기도 ‘돌봄 취약가구 반려동물 의료서비스 등의 지원사업’의 일환이었다. 중위소득 120% 미만 사회적 배려계층(저소득층, 한부모 및 다문화 가정 등)이 대상이다.

유기동물 입양 가정에 1년간 펫보험을 지원하는 ‘입양동물 안심보험 무한돌봄 지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반려동물 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스타트업 발굴’, ‘유망 중소기업 육성’ 같은 연관산업 지원과 ‘직업훈련 과정 운영’, ‘예비창업자, 도내 재학생 대상 현장활동 지원’ 등 전문가 양성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10월 4일에는 ‘2024 대한민국 반려동물 취업박람회’를 처음으로 열었다. 취업박람회에는 전국 반려동물 학과 26개 등 1천여 명이 방문했다.

이강영 경기도 축산동물복지국장은 “등록된 반려동물의 약 30%를 차지하는 경기도가 반려문화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람과 동물이 행복한 경기도 달성을 위해 정책을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아지 절벽을 이야기한다”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 허들은

“업계에서는 ‘강아지 절벽’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비현실적 규제를 멈춰달라”

이기재 한국펫산업연합회장이 12월 18일(수)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반려동물 복지개선 및 연관산업 육성 정책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한계가 다시 지목됐다. 반려동물 양육 성장세가 완만해졌다며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아직 양적 성장도 충분치 않다는 시각도 맞섰다.

이를 정확히 가늠할 통계기반이 부족하다는데는 한 목소리를 냈다. 반려동물 양육이나 연관산업의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계자료가 충분치 않다 보니 정책을 입안해 실행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매년 실시하는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에서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을 조사하고 있다. 2023년 기준 28.2%로 나타났다. 2020년 이후로 25~28%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통계청이 2020년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양육가구 비율이 15%를 기록했다. 5천명 표본조사인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와 달리 인구주택총조사의 표본 크기는 전국 가구의 20%에 달한다. 조사 규모면에서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에서 반려동물 산업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의 황성수 팀장은 “서구의 반려동물 선진국은 양육가구비율이 70%에 이르는 반면 아시아는 25~35%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35%, 한국이 25~28%로 보고 있다”면서 “기존의 상승세가 완만한 추세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성장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올 것”이라면서도 “양육규모 성장이 정체되어도 연관산업 규모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도 양육두수가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고 있지만, 연관산업은 프리미엄화 등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용건 농촌경제연구원 축산경제연구실장은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은 다른 일반적인 산업분야와 달리 양적성장을 우선하기 보다 질적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봤다.

반면 아직 성장한계를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기재 회장은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유럽, 미국에 비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이) 너무 작다. 아직 양적 성장도 충분치 않다. 질적 성장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양육규모가 작아서 연관산업이 발전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단위로 진행되는 인구주택총조사를 통해 2025년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이 조사되면 국내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기재 회장은 “동물병원, 펫샵에서 강아지를 찾기가 어렵다. 업계에서는 ‘강아지 절벽’이라는 말이 유행한다”면서 양육규모 성장을 가로막을 비현실적 규제 논의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6개월령 미만 반려동물 분양판매를 금지하는 루시법, 반려동물 보유세 논의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이기재 회장은 “반려견의 사회화 시기인 2~5개월령을 지나 분양하게 되면 가족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도 훈련도 어려워진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 자체가 힘들어진다”면서 “루시법이 생기면 산업을 괴멸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려동물 선진국 대비 양육가구가 매우 적은 국내에서 반려동물 보유세를 거론하는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통계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거듭됐다. 연관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육두수부터 정확치 않다.

이용건 실장은 “반려동물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계자료가 충분치 않아 연관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조사기업의 조사 결과를 사서 봐야하는 상황에서 정책을 수립·시행하는게 맞는지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농산물 품목 1종의 전망치를 내놓는데에도 전담 전문가가 수많은 통계자료와 자문을 종합하는데,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산업 전체의 전망을 가늠할 기초자료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이용건 실장은 “자체적인 통계조사 체계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연관산업 육성도, 관련 정책의 효과를 가늠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기옥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장은 “(반려동물 관련) 통계 부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데 충분히 공감한다”며 “현재 준비 중인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법안에 통계작성, 실태조사 관련 내용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10년 연속 이웃돕기 성금 기탁한 경산시수의사회

경산시수의사회가 10년 연속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기부를 실천했다.

경산시수의사회(경상북도수의사회 경산시분회, 회장 백필수)는 희망2025 나눔캠페인에 동참하고자 17일(화) 경산시청을 방문해 조현일 경산시장에게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성금 5백만원을 기탁했다.

백필수 회장 및 경산시수의사회 관계자뿐만 아니라 박병용 경상북도수의사회장도 기부식에 동참했다.

경산시수의사회는 현재 45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제역과 럼피스킨병 등 가축전염병 차단 방역과 동물보호 정책 추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백필수 경산시수의사회장은 “이번 기부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발전과 나눔 활동에 지속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경산시수의사회의 따뜻한 나눔에 깊이 감사드리며, 기탁된 성금은 도움이 절실한 이웃들에게 소중히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신간] 유석종의 소동물 안과 아틀라스

반려동물의 안과 질환의 증상과 진단, 치료 경과를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아틀라스가 출간됐다. 유석종 유림동물안과병원 원장이 출간한 ‘유석종의 소동물 안과 아틀라스’가 그 주인공이다.

‘유석종의 소동물 안과 아틀라스’는 동양인 최초의 수의안과분야 아틀라스다. 슬릿램프, 안저, 초음파, OCT 사진 등 다양하고 자세한 사진이 담겨 이해를 돕는다.

유석종 원장은 안과전문동물병원을 운영할 뿐 아니라 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DAiCVO)이자 한국수의안과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수의안과 분야 전문가다. 진료를 하면서 모은 고품질의 사진을 바탕으로 아틀라스를 제작했다. 질환별 증상을 먼저 소개하고, 해당 증례에 대한 치료방법 및 경과를 자세히 기술했다.

책은 정상, 안검(Eyelids) 및 제3안검(Third Eyelid), 결막(Conjunctiva), 비루기계(Lacrimal System), 각막(Cornea), 공막(Sclera), 포도막(Uvea), 수정체(Lens), 초자체(Vitreous), 망막(Retina), 시신경(Optic Nerve), 녹내장(Glaucoma)까지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별로 세부 질환에 대한 케이스와 질병 치료 과정이 담겼다.

유석종 원장은 “전문동물병원이 늘어나고 1인 동물병원은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전문병원과 1인 병원의 협조가 절실하다”며 “1인 병원의 진료 수준을 높여 커버할 수 있는 진료 범위를 높이고 커버할 수 없는 진료는 빨리 전문병원으로 소개해 주는 시스템 구축이 타개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의안과분야에서 이 같은 시스템이 먼저 구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현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해부, 생리, 병리가 기초가 된 상태에서 정확한 검사를 시행하여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부분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인다면 안과 실력의 상승을 도모함과 동시에 안과 분야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roku Kudo(工藤莊六) 전 일본수의안과학회장은 “안질환은 교과서를 읽는 것만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증례의 사진이 필요하다”며 “이 책은 일반 수의사가 일상 진료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안질환에 대해 안표면, 포도막, 수정체, 초자체, 망막까지 넓은 범위의 진단 방법부터 치료 경과를 자세하게 사진으로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저자의 해설 및 견해나 조언이 서술되어 있다”고 수의대생과 수의사들에게 추천했다.

서강문 서울대 수의대 수의안과학 교수는 “여러 전문 안과장비를 사용한 관련 사진이 같이 제시되어 임상가에게 질병의 경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외에도 이처럼 상세한 안과질병 아틀라스가 만들어진 적이 없다. 국내에서 이런 소중한 자료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 확인 및 구매는 농경애니텍 홈페이지 또는 OKVET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년 차 활동 마무리한 KVMIS, 내년에는 더 많은 활동 펼친다

한국수의최소침습의학연구회(KVMIS, Korean study group of Veterinary Minimally Invasive Surgery)가 11일(수) 2024년 연말 총회를 개최했다. KVMIS가 연말총회를 개최한 것은 지난해 12월 13일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총회에서는 올해 활동 내용과 내년 계획이 공유됐고, KVMIS 회원들의 다양한 케이스 발표와 토론도 진행됐다.

KVMIS는 2023년 8월 칼스톨츠엔도스코피코리아 소동물 복강경 워크샵에서 정식 창단했다. 칼스톨츠 워크샵 인스트럭터로 참여한 수의사들이 최소침습수술을 수의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뭉쳤다. 이후 약 1년 반 동안 최소침습수술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올해 KVMIS 회원들은 다양한 컨퍼런스·워크샵에서 강사로 활약했다. 7월 칼스톨츠 흉복강경 워크샵과 1월과 8월에 열린 ACE 인터벤션 워크샵(청주 고려동물메디컬센터(KAMC)·연세대학교 심혈관제품유효성평가센터(CPEC) 주최)에서 강사 및 인스트럭터로 활동했다.

7월 30일~8월 1일 미국에서 열린 수의내시경학회(VES)에도 참석해 발표를 하며, 다른 나라 수의사들과 활발히 교류했고, 9월에는 직접 소동물 흉복강경 핸즈온 워크샵(Advanced Course)을 주최했다. VES 회장인 Nicole J Buote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를 초청한 해당 워크샵에는 우리나라 수의사뿐만 아니라 해외 수의사들도 참가했다.

올해 9월 KVMIS가 주최한 소동물 흉복강경 Advanced Course 워크샵

이날 진행된 케이스 발표에서는 ▲복강경 PSS ameroid ring 장착, 척추내시경을 사용한 디스크 수술, 중이염 환자의 고막절개술(김현호) ▲흉복강 이외의 공간-복강경의 후복강 접근에 대한 연구, 흉골 뒤쪽과 종격동 공간에 대한 스코프 접근 ▲복강경 요관결석수술(요관절개술), 담낭염을 동반한 담낭의 복강경 절제술(subserosa dissection) 케이스(신동민) ▲복강경 수술 러닝커브, 복강경 부신절제술 6케이스(이려) ▲혈전탄성도 및 응고계, MMVD stage D환자에서의 TEER 수술(v clamp)(엽경아) ▲마취 중 악성고열 환자 케이스(김달해) 발표가 진행됐다. 실패한 사례에 대한 발표가 많았고,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해 4시간가량 토론이 이어졌다.

KVMIS는 내년에 더욱 다양하고 혁신적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수의학 분야에서 최소침습의학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웨비나와 핸즈온 워크샵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고, 최소침습의학을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도 준비 중이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칼스톨츠 동물사업부와 협력한다.

KVMIS 회원들은 “앞으로도 열심히 배우고 공유하고 토론하는 분위기를 오래 유지하고 싶다”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태도·방향이 맞는 수의사들끼리 함께 만나 학습 동지로서 서로 격려하고 학습의 기쁨을 공유하고 있다. 절실하고 자상한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KVMIS는 2025년 새해 첫 활동으로 2월 9일(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MISYB(Minimally invasive surgery of Young Blood) 토크 콘서트를 개최한다. 자신의 전문 분야 케이스 소개와 함께 수의사로서의 철학과 열정적인 삶을 공유할 계획이다.

전남대 수의대 NEO, 다음 달 캄보디아로 두 번째 해외봉사 떠난다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해외봉사단 NEO(네오, 인솔 교수 노웅빈, 학생대표 배유미)가 캄보디아로 두 번째 해외동물의료봉사 활동을 떠난다.

NEO는 13일(금) 전남대학교동물병원 박남용홀에서 해외봉사 발대식을 열었다. 발대식에는 노웅빈 인솔교수 및 학생들과 김종춘 학장, 박준규 교수(수의병리학), 서국현 교수(수의내과학)가 참석했다.

발대식은 개회사, 국민의례, 내빈소개, 봉사 준비 과정 및 경과보고, 인사말(노웅빈 교수), 김종춘 교수와 NEO 1기 단장 서국현 교수의 격려사, 임명장 및 위촉장 수여, 봉사단 선서, 봉사활동 개시 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전남대 수의대 NEO 제2기 해외동물의료봉사단은 2025년 1월 9일부터 17일까지 7박 9일간 시엠립 Makro Siem Reap에서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캄보디아 왕립농업대학교 동물병원과 협력한다. 2년 연속 캄보디아를 찾는다. NEO는 올해 1월 21일부터 28일까지 캄보디아에서 창단 첫 해외 동물의료봉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봉사활동에는 노웅빈 교수(응급중환자의학)와 대학원생 3명, 수의대생 16명이 참여한다. 양하영 24시노아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정하진 우치동물원 진료팀장, 오아름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수의사, 정학섭 전남동물의료센터 원장도 동참한다.

또한, 서울대 이인형 교수(마취통증의학)도 2년 연속 함께한다. 이인형 교수는 전남대 출신 성태훈 수의사(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마취통증의학과 박사과정)와 1월 12일 봉사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봉사단은 소동물 내과와 외과 두 분야로 나누어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내과팀은 개와 고양이 약 300마리를 대상으로 광견병 및 종합백신 접종, 구충제 투여, 건강검진 등을 진행한다. 외과팀은 개와 고양이 200마리 중성화수술이 목표다. 기타 생식기 질환도 추가로 치료한다.

노웅빈 교수는 “너무 많은 분의 도움 덕분으로 내년에도 활동을 이어 나갈 수 있게 됐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2회차를 맞았다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광주광역시수의사회 진료봉사단 ‘루미너리’와 협력을 시도하는 등 선후배 수의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활동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시작부터 홍보, 재정, 기획까지 모두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만드는 점이 대견하다”고 덧붙였다.

김종춘 학장은 “교내외 여러 기관이 지원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NEO의 해외봉사가 캄보디아 지역사회와 양국 간 우호 증진에 기여하고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이 지역 주민들과 동물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기원한다. 노력과 헌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1기 단장을 맡았던 서국현 교수는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얻는 마음으로 호연지기를 키우는 경험이 되기를 소망한다”며 “시차나 기온 등 여러 부분에서 힘들 수 있다. 건강 관리에 유의해 무사히 다녀오기를 바란다”고 안전을 당부했다.

배유미 학생대표는 “교수님들과 수의사 선배님들, 학생들의 적극적인 응원과 참여로 내년에도 해외봉사활동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준비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올해보다 더 많은 학생이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봉사활동을 통해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봉사활동은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월드프렌즈코리아, 광주·전남 지역혁신플랫폼, 24시노아동물메디컬센터(대표원장 양하영), 전남동물의료센터(정학섭 원장), 한국동물병원협회, 광주광역시수의사회, 바이오리즈(대표이사 신성식), 서국현 교수(전남대학교), 노웅빈 교수(전남대학교), 한국조에티스, 녹십자수의약품이 후원한다.

김민규 기자 mingyu040102@naver.com

동물복지 정책 80%는 반려동물…이제 농장동물복지도 챙길 때

지속 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위한 동물복지연구회가 첫번째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우리나라의 동물복지 정책 대부분이 반려동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농장동물복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제(동물복지축산인증제) 확대를 위한 ‘동물복지 시범농장’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농장동물복지에 초점을 맞춘 동물복지연구회는 서울대 수의대 장구 교수와 풀무원의 주도로 구성됐다. 장구 교수는 풀무원과 함께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동물복지(Animal Welfare)는 풀무원의 핵심전략 사업 중 하나다. 풀무원은 ‘동물에게 이로운 것이 사람에게도 좋고 지구환경에도 이롭다’는 생각으로 식품에 동물복지 개념을 도입하여 실천하고 있다. 풀무원기술원 이상윤 원장도 직접 현장을 찾아 ‘축산업과 동물복지의 공존’을 추구하는 포럼의 첫걸음을 축하했다.

포럼에서는 ▲농장동물 복지의 사회경제적 의미(서울대 수의대 천명선 교수) ▲동물복지 관련 연구 현황(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 전중환 연구관) ▲현대 양돈에서 복지 및 생산성 향상 위한 사육환경 연구(전남대 동물자원학부 윤진현 교수) ▲양돈 산업에서 동물복지 연구 방향(선진 기술연구소/양돈기술혁신센터 강주원 박사) 4개의 발표와 토론이 진행했다.

이날 포럼은 의자를 추가 배치할 정도로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참석했으며, 대부분의 참가자가 포럼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 농장동물복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축산업 종사자는 물론, 학계, 동물단체, 언론에서도 참석했다. 토론 시간에도 질문이 쏟아졌다.

첫번째 발표를 맡은 천명선 서울대 교수는 동물복지의 개념부터, 관련 법령, 사회문화 속 동물복지, 동물복지의 경제학을 차례로 소개했다.

천 교수는 “국가의 동물복지 정책은 반려동물이 아니라 농장동물 위주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며 “동물의 수도 많고 영향을 받는 사람도 많다. 영국에서 근대 동물복지 개념을 만들 때도 농장동물이 근간이었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 역시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보면 80%가 개식용, 개물림사고 등 반려동물 관련 내용”이라며 농장동물복지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차 동물복지 종합계획(2014~2019)보다 2차 동물복지 종합계획(2020~2024)에 농장동물 관련 내용이 오히려 더 줄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 동물보호복지를 다룰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동물의 5대 자유’는 1979년 농장동물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동물보호법이 개정될 때, 동물복지종합계획이 수립될 때, 동물학대 등 동물 관련 사건이 화제를 모을 때, 대부분은 반려동물·유기동물 관련 내용이 다뤄진다. 실험동물의 복지보다 농장동물복지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더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농장동물복지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책을 물었을 때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제’ 외에 다른 대답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다.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제는 높은 수준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소·돼지·닭·오리농장 등을 국가가 인증하고 인증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동물복지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다. 2012년 산란계를 시작으로 양돈(2013년), 육계(2014), 젖소, 한육우, 염소(2015), 오리(2016) 농장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2024년 12월 현재 총 480개 농장이 인증을 받았는데, 85%가 닭 농장이다(산란계 250, 육계 160, 돼지 28, 한우 12, 젖소 30).

풀무원의 동물복지 계란. 동물복지 인증마크와 함께 사육환경표시제의 2번 표시가 보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동물복지인증 축산물의 소비가 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동물복지농장 인증을 위해서는 시설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하고, 같은 면적에 더 적은 동물을 사육해야 하니 생산비가 더 든다. 소비자들이 동물복지축산물을 외면하면, 농장 입장에서는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동물복지 양돈농장이 관행축산 대비 두당 14,623원의 소득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공유됐다(수입 두당 37,000원 증가, 비용 두당 51,623원 증가). 동물복지 축산물의 가격이 높기 때문에 수입이 증가하지만, 사료비, 시설비, 재료비, 가축비 등 비용이 더 크게 증가하며 손해를 보는 것이다.

대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동물복지농장을 일정 비율 운영한다. 일부 개인 농장도 동물복지에 대한 신념과 소신으로 동물복지농장을 운영한다. 그러나, 소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동물복지인증농장 확대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인증을 받은 육우 농장, 오리 농장은 0개다.

다만, 소비자의 인식 수준이 높아진 것은 긍정적이다.

동물복지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지식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농장동물 복지수준 개선을 위해 평균 21.13%의 비용을 추가 부담하겠다는 조사도 있다(2023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을 가진 시민은 가장 쉽게 소비자로서 행동한다. 동물학대 상품(모피 등) 구매를 거부하고,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하거나, 동물복지 축산물을 구입하는 식이다(2021 동물정책 설문조사 보고서). 앞으로도 이렇게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천명선 교수의 생각이다.

설문조사 응답과 실제 소비가 꼭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부의 지원, 동물복지 축산물에 대한 홍보가 늘어나면 소비도 더 증가할 여지가 있다.

동물복지 시범농장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일반 시민이 관행축산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동물복지농장·동물복지인증축산물에 대해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만약, 동물복지 시범농장이 있다면, 일반농가 관계자와 시민들이 직접 와서 보고 동물복지농장과 동물복지인증 축산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동물복지 시범농장은 동물복지 교육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고, 축종을 넘어 동물 관련 행사 개최지로도 사용할 수 있다.

정부가 조성한다면, 충남 홍성에 조성 중인 반려동물 제품 개발 실증 종합인프라 ‘원-웰페어 밸리(One-Welfare Valley)’가 예가 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아닌, 농장동물을 위해서도 이런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자체와 민간이 협력으로 시범농장을 조성할 수도 있다. 지난 8월 서울대, (주)라트바이오, 풀무원, 전북특별자치도는 ‘동물복지 미래목장 설립 및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존 산란계 동물복지 프로젝트에서 대동물(젖소)로 동물복지 대상을 확대하여 지속 가능한 미래 축산업 모델 구축과 국내 축산업의 동물복지 표준모델 수립에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포럼에서는 이외에도 농장동물복지 평가를 위한 간단한 지표 개발 등 농장동물복지를 위한 다양한 연구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서울대 수의대 장구 교수

서울대 수의대 장구 교수는 “동물복지에 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며 “단순히 주변 환경에 따른 관심의 추세를 넘어,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과 환경 보호 및 축산업에 대한 논의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위한 동물복지 연구회 포럼은 농장동물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천 방안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모두가 실천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물복지연구회는 농장동물복지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 동물복지연구소를 만들고, 연 2~3회 포럼을 개최하는 등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반려견·반려묘 당뇨가 궁금하다면?’ 한국MSD동물약품, 캐닌슐린 웹사이트 오픈

한국MSD동물약품이 당뇨병을 앓는 반려견·반려묘의 보호자를 위한 캐닌슐린(Caninsulin®) 웹사이트를 최근 개설했다.

반려동물에게 당뇨병은 흔히 발생하는 내분비성 대사 질환이다.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는 만큼 평생 관리가 필수적이다. 장기전인 만큼 반려동물과 보호자의 삶의 질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캐닌슐린 웹사이트에는 당뇨환자의 보호자가 알아야 할 반려동물 당뇨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전용 인슐린인 캐닌슐린을 활용한 관리법, 펜타입 인슐린 투약기구인 벳펜(VetPen®) 사용법도 정리되어 있다.

캐닌슐린을 처방받은 보호자가 혈당을 계산해볼 수 있는 온라인 혈당계산기도 제공되어 혈당 곡선을 그리기 어려웠던 보호자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한국MSD동물약품 관계자는 “당뇨 진단을 받은 반려견·반려묘의 보호자들이 반려동물 당뇨병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캐닌슐린 웹사이트를 만들었다”면서 “당뇨병을 앓고 있는 반려동물이라 할지라도 적절한 치료관리를 받고 있다면 그 기대수명은 건강한 반려동물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의 삶의 질 향상에 캐닌슐린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캐닌슐린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캐닌슐린을 처방받을 수 있는 동물병원도 함께 검색할 수 있다.

대구보건대·부천대·호서대 등 15개 학교, 동물보건사 평가인증 획득

2024년 동물보건사 양성기관 평가인증에서 총 15개 학교가 평가인증을 획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동물보건사 양성기관 평가인증 결과를 공고하고, 경남정보대학교(반려동물케어과), 경성대학교(동물보건생명과학과), 광주여자대학교(반려동물보건학과), 대경대학교(동물보건과), 대구보건대학교(반려동물보건관리학과), 대구한의대학교(반려동물보건학과), 대전보건대학교(반려동물과), 부산여자대학교(동물보건과), 부천대학교(반려동물과), 영남이공대학교(반려동물보건과), 영진전문대학교(동물보건과), 오산대학교(동물보건과), 장안대학교(바이오동물보건과), 중부대학교(동물보건과), 호서대학교(동물보건복지과) 총 15개 학교가 평가인증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15개 학교 중 경남정보대, 광주여대, 대구보건대, 대구한의대, 부산여대, 영진전문대, 장안대, 중부대, 호서대(총 9개)는 2027년 12월 16일까지 3년의 완전인증을 획득했고, 나머지 6개 학교는 2025년 12월 16일까지 1년의 단축인증을 획득했다.

해당 학교 졸업생, 기존에 인증을 획득한 학과 졸업생, 입학 당시 학과가 동물보건사 양성기관 평가인증을 획득했었던 학교 졸업생은 제4회 동물보건사 국가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제4회 동물보건사 자격시험은 2025년 2월 23일(일) 일산 킨텍스(KINTEX)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참고로 1~3회 동물보건사 시험 최종합격률은 79.5%, 62.6%, 54.7%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시험 원서접수 기간은 2025년 1월 13일(월) 9시부터 17일(금) 18시까지며, 동물보건사 자격시험 관리시스템에서 접수할 수 있다.

로얄캐닌코리아, 한국무역협회표창 수출 유공자상 수상

펫푸드 브랜드 로얄캐닌코리아가 12월 17일(화) 전주 그랜드힐스턴 호텔에서 진행된 제27회 전라북도 수출 및 투자 유공인의 날 행사에서 ‘수출 유공자상’을 수상했다.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로얄캐닌코리아는 펫푸드 수출을 견인하며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2018년 설립된 로얄캐닌 김제공장은 펫푸드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 기술과 품질·식품안전 시스템을 기반으로 매해 수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22년에는 반려동물 사료 업계 최초로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도내 수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기업에게 수여되는 ‘수출 최우수상’을 받았다.

로얄캐닌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2,500억여원을 투자해 대규모 증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수출 확대를 지속하면서 신규 인력 채용, 물류 인프라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계획이다.

로얄캐닌 김제공장의 토엔 웻차킷(Toen Wetchakit) 총괄책임자는 “이번 수상은 김제공장 임직원 모두가 함께 이룬 성과”라며, “이번 공장 증설을 통해 더욱 많은 반려동물의 건강에 기여하고, 나아가 전북도가 아시아태평양 펫푸드 거점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2024 국경없는수의사회 라오스봉사 후기④] 전남대 김민규

(사)국경없는수의사회(VWB, 대표 김재영)가 10월 6일(일)부터 9일(수)까지 라오스 버리캄싸이주의 타파밧에서 해외 동물의료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박용승 국경없는 수의사회 라오스지부장 및 3명의 수의대생의 후기를 차례로 공유합니다.

때는 내가 2024 부산수의컨퍼런스로 떠났을 때, 미리 부산에 도착하여 학과 선후배 동기들과 부산에서 짧게나마 부산 여행을 즐기고 있었을 때였다. 그러나 마음이 그리 가볍진 않았다. 며칠 전 국경없는수의사회(국경수) 단체 톡방에서 공지가 하나 날아왔었기 때문이다. 해외 동물의료봉사 지원자를 받는다는 공지다.

하고 싶은 마음은 이미 굴뚝이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인 전남대학교에서도 마침 작년, 네오(NEO)라는 해외 동물의료봉사 단체가 탄생하였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로서, 자교의 일이므로 꼼꼼히 조사하여 기사를 쓰는 동안, 해외에 나가서 진행하는 봉사에 대해, 막연한 궁금증과 경험해 볼 필요성을 물씬 느꼈던 거 같다.

하지만 하필, 촉박한 기일 안에 부산을 떠나기 전 자기소개서를 내야 했다. 그때 나의 머릿속에 든 생각은 두 가지였다.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은 뒷전이었다. 왜 해야 하는지. 나는 그게 궁금했다.

사실 떨어질 거로 생각했었다. 예과 2학년에 경험도 적은 내가 될 가능성은 낮으리라, 이미 머릿속으로 결론지었을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나는 그 지원서를 나의 봉사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는 스케치북으로 쓰고 싶었다. 여태 많은 봉사를 겪긴 했다. 그러나 그곳에서 내 느낌을 되새겨본 적은 없었다. 그리고 해외 봉사와 국내 봉사의 차이점에 대해, 나만의 정리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생각을 정리하여 꾹꾹 눌러 담은 자소서 속에는, “사회구성원”과 “사회적 동물” 측면에서 봉사의 필요성, 그리고 해외 봉사 자체적인 의미를 나름대로 서술했다. 마지막 퇴고는 역동적이었다. 심야 고속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며 광주로 내려가는 부산 버스 속에서, 노트북으로 메일을 보내고 재차 확인을 반복한 이후에 편히 좌석을 젖혀 누울 수 있었다.

결과는 행운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린 나에게 이런 기회는 행운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었으나, 때로는 두려웠다. 폐 끼치지 않고 일 인분은 할 수 있을지, 봉사에서 과연 많은 것을 내가 얻어갈 수 있을지, 나 스스로 의심되는 긴 시간을 앞두고 있었다.

4개월 정도의 시간이 남았다. 그동안 빨리 두 가지 과제를 해내야 했다. 첫 번째, 일 인분을 할 수 있도록 능력을 기를 것. 두 번째, 봉사에서 얻어갈 것을 생각해 낼 것.

능력을 기르는 것은 운 좋게 적합한 기회가 왔다. 4주간 실습했던 동물병원에서, 내가 수의테크니션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과분한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그곳에서 나는 보정, 채혈 보조, 백신 접종 보조, 처치 등의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서 배울 수 있었다.

또한, 학습 자료들도 많이 제공해 주어, 질병과 증상들을 숙지했다. 이렇게 쭉 배우고 봉사를 떠난다면, 수의사 선생님들만큼은 아니어도 적어도 보조는, 너끈히 하리라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봉사에서 얻어갈 것은… 아무것도 추측되는 것이 없었다.

수의테크니션으로 어느 정도 일이 손에 익은 이후부터일까? 조금 다른 것이 병원에서 보였다. 진정한 수의사란? 좋은 수의사란? 이런 생각이 퍼뜩 들게 되었다.

일을 하며 주로 응대하게 되는 사람은 보호자였다. 환자를 먼저 만나는 것은 수의테크니션이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보호자들의 태도에 대해서 의문을 품게 되는 적이 많았다.

내가 수의사인 줄 알고 무작정 치료비가 비싸니, 환자를 안락사시켜 달라느니, 보호자인데도 동물을 재산과 물건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고 수의사가 돈 벌려고 과한 검사를 한다느니… 동물을 대하는 다양한 태도를 접하게 되었다.

내 직업이 수의테크니션이라면 거기서 고민을 멈췄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장차 수의사가 될 것이다. 수의사가 되면 접하게 될 이런 인식들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할 수의사의 좋은 정신과 태도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얼마 전 기사에서 수의사들이 수의사 선서를 하는 사진을 보았다. 수의사 선서를 할 때는 수의사 신조를 읊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수의사의 기본적인 정신에 해당할, 수의사 신조를 찾아보게 되었다.

하지만 활자로 된 글들은, 나에게 큰 의미로 와 닿기 힘들 뿐이었다. 그래서 더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수의사로서 동물을 대할 진정한 정신을 확인할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의문으로 점철된 나날 중, 구조된 새끼 길고양이가 내원했다. 보통 병원은 소유권과 치료비 문제 때문에, 길고양이 진료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같이 일하던 수의사 한 분의 강한 의지로, 병원에 들어섰다.

주치의 선생님과 나는, 밥을 손으로 먹이고 식사 시간을 쪼개 재롱도 받아주며, 지극정성 보살폈다. 36도 저체온에 눈도 못 뜨고 발발 떨던 생명이, 방방 뛰어놀 정도가 되었다.

퇴원 시 청구서에 미포함된 여러 항목을 보고, 주치의 선생님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음을 알았다.

나는, 그때 이게 봉사구나, 깨달았다. 작은 생명의 경외감을 상기하여, 계산하지 않고 의료인의 힘을 발휘한 그 모든 순간이 나에게 수의사의 정신이었다.

길고양이는 우리나라 지면 위 고양이 중, 가장 열악한 환경에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나와 수의사 선생님은 그 길고양이에게 봉사했던 것이고, 그럼으로써 수의사의 정신을 확인한 것이었다. 그때 나는 목표가 생겼다.

라오스라는 우리나라보다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든 상황에 부닥친 동물들에게 봉사하는 과정을 통해, 수의사의 정신을 확인하는 것. 그것을 하기 위해 나에게 해외 봉사라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는 것. 그것을 깨닫고 또 마음먹었다.

봉사로 정신을 진정히 확인하는 것. 열악한 동물의료 환경을 직면하여 피부로 느끼는 것. 생명이 무엇인지, 그에 필요한 나의 태도는 무엇일지, 소름 끼치도록 심오할 그 사상을 확인해 보기 위해,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이 아닐까도 싶었다.

봉사에서 난 더 배웠다. 빈곤하고 궁핍한 환경의 동물들을 보면서, 나의 역할을 상기시켰다. 나는 두 가지를 더 깨달았다.

첫 번째, 원 헬스에 대해..

라오스 봉사에서는 백신, 처치와 더불어 혈검 및 분변 검사를 진행했다. 100마리 이상의 검사를 목표했고 모두의 고생 끝에 달성했다.

이것은 백신 접종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광견병 퇴치를 위해 지속해서 확인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라오스 내부와 해외 봉사단에게 봉사의 효과와 질병 퇴치의 중요성을 알리는 큰 파장이 있을 것이다. 국경수 모두가 해낼 첫걸음을 뗀 것이다.

이를 통해 세계 동물의 건강과 인간의 건강, 그리고 인간의 경제와 삶까지 도와준 것이다. 나는 이런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수의사가 이런 큰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라오스에 도착하고 나서 뒤늦게 깨달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 능력의 부족함을 같이 깨달았다. 나는 수의학도로서, 아직도 수의사가 이런 국제적인 영향력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부끄러워졌다. 여태 수의사의 주된 역할을 소동물 임상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못한 것을 여실히 깨달았다.

이런 내 생각은, 수의학도로서 나의 능력과 동시에 부족함을 깨달아, 국제적인 인재로 성장할 발돋움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열악한 환경에 대해..

봉사를 하면서, 그리고 마치고 오면서, 해외여행 온 것처럼 마음이 붕 뜨지 않고 무거웠던 적이 많았다.

특히 가장 기억나는 순간은 마을 순회를 통해 백신접종 및 채혈을 할 때였다. 마을에 긴 길이 있고 길 양옆에 집이 뜨문뜨문 있었다. 그 긴 길을 일렬로 걸어가면서, 집을 일일이 방문했다. 처치를 마치고 다시 그 길로 돌아가려던 그 순간, 나는 믿지 못할 광경을 보았다. 처치했던 동물들과 사람들이 우리의 행렬을 따라오면서, 그들의 언어로 고맙다며 동물과 함께,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과 함께 마중 나온 것이다.

그때 나는 느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환경이 어떻건, 전 세계적으로 같은 애정을 갖는데, 함께할 환경이 너무나도 차이가 크게 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 환경의 개선을 위해 내가 국제적으로 일조할 부분을 찾고 싶어졌다.

그래서 마음이 더 무거웠다. 그런 차이를 느낀 순간이 또 있었다. 한 집의 강아지 다리가 차에 치여 발목이 돌아갈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는데, 병원을 못 가 그대로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비교적 부유한 집의 강아지는 매번 먼 곳의 동물병원으로 통원할 정도로 빈부격차가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또 채혈할 때 유난히 날뛰던 강아지가 있었는데, 보호자가 보정을 하다가 자신의 개에게 물렸다. 우리나라에선 거의 없을 광견병이 그 나라에선 심각한 인수공통감염병이어서, 보호자가 소독과 처치를 받았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가난한 국가의 동물의료 환경을 직접 보니 느낀 게 많았고, 여태 내가 너무 한국에 갇혀서 생각한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이 결심했다.

앞으로 진로를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 나갈 때, 세계 동물 의료를 위한, 국제적으로 뻗어 나갈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종양을 연구하는 임상 교수가 되고 싶다. 이해관계를 초월한 의술을 베푸는, 봉사자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근무하던 병원에 3개 암이 발병한 환자가 내원했다. 밤을 새워 환자를 공부했고, 전남대 동물병원에 전원한 후 실습했던 실험실의 외과 교수님께 부탁해 수술을 참관했다. 병원에 돌아와 상담했을 때를 나는, 잊을 수 없었다. 예후는 극히 불량. 시한부 3개월. 끝이 정해졌던 것이다. 주치의 선생님의 눈빛이, 환자의 눈빛과 겹쳐 보였다. “배웅할 때구나.”

무기력함이 전신을 짓눌렀지만, 이겨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의료의 최전선에서, 암과 맞서 싸울 임상 교수가 되고 싶었다. 또 최후의 보루로서, 암 센터를 세우고 싶었다.

나의 진로 방향을 갈고 닦는데, 이번 봉사는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연구와 봉사를 고집 있게 계속하여, 국내뿐 아닌 국제적으로, 동물의료의 발전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봉사를 멈추지 말 것을, 또 순박하던 라오스 시민과 동물의 눈빛을 기억하며, 학업을 계속하겠노라 스스로 말하고 싶다.

이런 학업과 진로에 큰 파장을 일으킬 기회를 주고, 부족한 나를 성심성의껏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고개 숙여 감사함을 표한다. 받은 것 그 이상을 베풀 것을 다짐하면서 소감을 마치고 싶다.

실험동물학회 9대 이사장에 남기택 교수 당선 “구성원 의견 듣고 소통할 것”

(사)한국실험동물학회 제9대 이사장(22대 학회장)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남기택 교수가 선출됐다(현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 회장).

남기택 교수는 12월 2~4일 3일간 전자투표로 진행된 한국실험동물학회 제9대 이사장(제22대 학회장)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로 당선됐다(투표율 81.60%).

남 당선자는 내년에 학회를 이끌 최양규 건국대 수의대 교수(제8대 이사장(21대 학회장))의 뒤를 이어 2026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이사장으로 활약하게 된다.

남기택 한국실험동물학회 제9대 이사장(22대 학회장) 당선자는 “많은 지지와 격려로 차차기 이사장에 당선시켜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지난 40년 동안 꾸준히 성장발전해 온 한국실험동물학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역할을 책임지게 되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과 세대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를 추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귀담아듣고 우리 학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우선 가치를 두겠다”며 “학회 회원 구성원 한분 한분의 의견을 먼저 듣고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더욱 외연을 확장하고 내실 깊은 학회로 성장하도록 국내 신약, 바이오 분야 연구에서 수준 높은 학술 내용으로 정보를 공유, 교류하며 토론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장이 되도록 다양한 학술단체와 적극적인 교류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북 부안 육용오리 농장서 H5형 AI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가 12월 18일(수) 전북 부안 육용오리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안군 주산면에 위치한 해당 농장은 3만2천수 규모의 육용오리 농장이다. 다솔 계열농장으로 기존 부안 발생농장(10차, 육용오리)에 대한 반경 10km 이내 방역대에 속해 있다.

고병원성 AI 발생 시기의 모든 가금은 도축장 출하 전 검사를 거친다. 이번 농장도 17일 지정 도축장으로의 출하 전 검사에서 AI 공통항원이 확인됐고, 전북동물위생시험소 검사 결과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

중수본은 H5형 AI 항원이 고병원성으로 판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해당 농장에 대해 살처분, 역학조사 등 초동조치를 진행한다. 검역본부 정밀검사에서 고병원성으로 확인될 경우 올 겨울 12번째 발생농장이 된다.

아울러 전북특별자치도 내 오리 관련 시설·차량과 발생농장 계열사인 다솔의 전국 계약농장 및 도축장 등 관련 시설·차량을 대상으로 18일 오전 9시를 기해 24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

중수본은 계란 운반차량의 농장 내 진입 금지, 축사 출입 전 전용 장화 갈아신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의심증상 확인 시 즉시 방역당국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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