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ASF 역학조사 중간결과 발표..혈장단백질 사료 원인 지목
2025년 당진 발생농장 확진 이전에 출하된 돼지로부터 오염 시작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올초 사육돼지에서 발생한 ASF 24건에 대한 중간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포천·연천의 3건을 제외한 21건은 해외 발생 유형(IGR-I)으로, 혈장단백질 사료와의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됐다.
당국은 2025년 당진 발생농장 확진 이전에 출하된 돼지로부터 오염 고리가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여전히 숨어 있는 발생농장 찾기가 과제인 셈이다.

2개월 만에 24건, 살처분 규모도 15만 두 넘겨
24건 중 21건이 IGR-I 해외 유래 추정
2025년 당진과 유전적 상동성 99.6%
올해 사육돼지 ASF는 1월 16일 강릉을 시작으로 3월 16일까지 전국 7개 시도에서 24건이 발생했다. 기존에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확인된 경기·강원·경북 외에 충남·전북·전남·경남 등 사실상 전국으로 발생 지역이 확대됐다.
연도별로도 2019년 국내에서 처음 ASF가 확인된 후 지난해까지 사육돼지에서의 발생이 연평균 8건에 그친 반면 올해는 2개월 만에 24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살처분 규모도 15만 두를 넘겼다.
중수본은 사료 오염 우려를 확인한 후 사료 폐기·자체 회수, 혈액원료 전수검사 등의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그에 따라 3월 16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었고, 4월 22일 전국의 ASF 방역대가 해제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실시한 역학조사 중간 결과에서는 돼지 혈장단백질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전장 유전체 분석(WGS) 결과 올해 발생한 24건 중 포천·연천의 3건은 야생멧돼지를 포함해 국내 발생주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 IGR-II형으로 확인됐다. 반면 나머지 21건은 국내에 드물었던 IGR-I형이었다.
이들 21건 모두 2025년 11월 충남 당진 돼지농장에서 발생했던 바이러스와 99.6% 이상의 유전적 상동성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혈장단백질·사료 감염력 실험도
접종은 감염력 확인, 급이시험에선 증상 없어
사료 관리 강화 후 확산 중단..“인과관계 벗어나기 어렵다”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돼지 혈장단백질과 사료제품을 대상으로 감염력을 확인하는 실험도 진행됐다.
출하제품과 달리 건조 직후 3주간 저장 공정을 거치지 않은 검사용 냉장 보관시료인 혈장단백질을 4주령 이유자돈 3두에 근육접종한 결과 7~9일째에 모두 폐사했다. 위간 림프절 충·출혈, 비장 및 림프절 종대 등 전형적인 급성 ASF 감염 소견을 보였다.
반면 이를 원료로 제조한 배합사료로 ASF 바이러스 유전자(IGR-I)가 검출된 제품을 돼지 3두에 급여한 시험에서는 ASF 관련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당국은 해당 배합사료는 제조·처리 과정에서의 희석이나 농장 보관에 따른 활성도 저하 등으로 감염력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배합사료 급이 시험에서는 감염력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수본은 농장발생-출하-도축부산물-사료로 이어지는 경로를 발생 루트로 추정했다.
2025년 11월 충남 당진 발생농장 확진 이전에 이미 ASF에 감염된 돼지가 출하됐고, 해당 도축장에서 수집된 혈액 부산물이 사료 원료 제조업체로 공급된 후 해당 원료가 포함된 사료가 농장에서 급이되면서 ASF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김정주 농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은 지난달 2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송옥주 국회의원이 주최한 ‘도축 혈액 부산물 이용에 관한 토론회’에서 “(ASF 오염이 우려된) 사료의 제한, 폐기를 통해 3월 16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는 상황”이라며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그 인과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료 외에도 불법 축산물 유통, 야생멧돼지 등 기존에 지적된 위험요인도 재확인됐다.
방역당국이 벌인 불법 축산물 유통·판매 단속에서 적발된 미신고 축산물 6개 품목에서 ASF 유전자 3건이 검출됐다(IGR-II).
올해 포천·연천 발생농장 3건에서는 기존 국내 야생멧돼지 ASF의 IGR-II형이 검출됐다. 이들은 멧돼지로 인한 인근 오염을 발생 원인으로 지목했다.

혈액 원료 사용 찬반 여전
사료 오염시킨 원발농장은 숨어 있었다
“불법 축산물 반입하면 강제추방” 거론
방역당국은 3월 12일부터 돼지 혈액 원료를 공급하는 전국 도축장 36개소의 혈액탱크에 대해 전수검사를 벌이고 있다. 매일 시료를 채취하고 관할 동물위생시험소가 1~2회 정밀검사를 벌이는 방식이다. 전남·충남에서 각 1건을 검출해 관련 혈액을 모두 폐기하는 등 차단 조치를 이어가기도 했다.
앞으로는 돼지 혈액 유래 사료를 어떻게 관리할 지도 관건이다.
김재경 농식품부 축산환경자원과장은 같은 토론회에서 “몇 차례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지만 찬반이 나뉘어 있다. 정부로서는 (돼지 혈액 유래 사료를) 원천 금지해야 할지, 관리를 강화할 지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축전염병예방법과 사료관리법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전염병 관련 관리 규정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수본은 돼지 혈액 유래 사료 관리 방안을 포함한 ‘ASF 전 주기 방역관리 강화계획’을 추후 발표할 계획이다.
숨어 있는 감염농장을 찾아낼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5년 11월 충남 당진 발생 당시에도 해당 농장이 수개월 여간 ASF에 감염된 상태로 방역당국의 레이더망 아래에 있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게다가 올해 전국적인 ASF 사태를 일으킨 사료 원료 오염도 ‘당진 발생농장 확진 이전에 출하했다’는 역학조사 중간결과 속에 여전히 숨어 있다.
국경검역도 과제다. 결국 출발은 해외 바이러스의 유입이기 때문이다. IGR-II형이긴 했지만 불법 축산물에서 ASF 유전자가 검출됐다. 일본에서는 2026년 2월까지 여객기 수하물에서 238건, 국제우편에서 136건의 ASF를 탐지했다. 이중 4건은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분리되기도 했다.
김정주 과장은 같은 토론회에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우편물을 전수검사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면서 국내 축산농장에 거주 중인 외국인 노동자로부터 불법 축산물 반입이 적발될 경우 강제 추방하는 조치까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식품부 박정훈 식량정책실장은 “ASF 재발 방지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 입국단계부터 도축장, 야생멧돼지 등에 대한 선제적 방역강화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농장에서도 농장 내 사람·차량 출입통제, 불법 축산물 농장 내 반입금지 등 방역관리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