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절반은 오리 못 키우는 오리농가` 겨울 사육제한 놓고 격돌

오리농가 AI 방역대책 국회토론회, 휴지기제 놓고 농가-방역당국 입장차

등록 : 2020.08.10 11:26:07   수정 : 2020.08.23 13:16:21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이개호·서삼석·김승남 의원과 농수축산신문이 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오리농가 AI 방역대책 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모인 방역당국과 오리사육농가의 최대 쟁점은 겨울철 오리 사육제한 정책(휴지기제)이었다.

농가는 사육제한으로 인한 여파가 생존을 위협한다고 호소했다. 당국은 계열업체가 사육제한 대상농가에 오리 공급을 미루는 등 부작용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당장 올겨울의 시행 여부를 두고서는 말을 아꼈다.

7일 토론회에서 사육제한으로 인한 농가 피해를 호소한 전영옥 예진농장 대표

오리 겨울철 사육제한 정책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2017년 겨울에 처음 실시됐다. 철새→오리→닭으로 이어지는 고병원성 AI의 확산고리를 끊자는 취지로, 오리 밀집사육지역을 가진 지자체에서 먼저 시도했다.

2003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가금농가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1,055건 중 절반이 넘는 551건이 오리농가에서 발생했다. 비닐하우스 형태가 76%에 달할만큼 시설이 열악한데다 초기 감염증상이 닭에 비해 뚜렷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후 고병원성 AI 다발지역, 방역취약농가 등을 중심으로 사육제한 대상농가가 늘어났다. 2018년 3월 이후 국내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겨울마다 사육제한은 꼬박꼬박 실시됐다.

문제는 40%에 달하는 오리사육이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면서 시장에 큰 여파를 미친다는 점이다.

전영옥 예진농장 대표는 “사육제한으로 오리산업은 붕괴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며 “(사육제한 대상농가는) 1년의 절반은 사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육제한은 겨울철 특별방역대책기간인 11월~2월에 실시된다. 하지만 특방기간이 연장되는 경우도 많고, 앞뒤로 오리를 받지 못하는 기간까지 감안하면 반년 가까이 농장이 비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겨울을 대비해 계열업체가 오리고기 비축을 늘리는 것도 부담이다. 코로나19로 소비가 감소하면서 비축물량 부담이 커지고, 낮아진 시세와 수요는 농가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또다른 농가 대표도 “사육제한 대상농가는 일반농가에 비해 항상 입식이 늦는다. 출하 후 2주면 새 오리를 넣을 수 있지만 (계열사로부터 받는데) 5주는 걸린다”고 호소했다.

전영옥 대표는 “제대로 된 보상책이 없다면 올 겨울 사육제한 정책에는 절대 따를 수 없다”며 “사육제한으로 인해 오리산업이 입는 직접피해액을 연간 700억원에 달한다. 이만큼이라도 농가 사육시설 개선과 방역인프라에 투자해달라”고 주장했다.

김대균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장(CVO)은 “이 자리에서 사육제한을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 부작용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올겨울 시행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시행에 따른 문제해결을 지목하면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김대균 국장은 “정부의 사육제한 정책에 따른 농가에게 계열업체가 오리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으면서 농가가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계열업체의 횡포가 들어가 있는 것”이라며 “3년여간 사육제한 정책을 실시하면서 나타난 문제점들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