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스마트팜으로 진화하는 젖소농장 `데이터 기반 동물병원으로`

하현제 고려동물병원장 `ICT 기반 젖소 관리, 수의사가 주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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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젖소농장 최신 기술을 소개한 하현제 원장
스마트 젖소농장 최신 기술을 소개한 하현제 원장

실시간으로 소의 체온과 위내 pH를 측정하고 발정과 수정적기를 자동으로 잡아내는 스마트 젖소농장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생체 데이터 축적과 분석이 동시에 이뤄지는 스마트 진료환경 구축을 수의사가 주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제23차 한국우병학회 학술대회에서 하현제 안성 고려동물병원장이 ICT 융복합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스마트진료 시스템을 주제로 강연했다.

소 진료와 함께 종축목장, 수정란 생산·수출 등 다양한 사업을 병행하고 있는 하현제 원장은 젖소농장 2개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수의업무와 농장을 병행하기 위해 최대한 농장업무를 자동화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최첨단 기술을 접목했다.

하 원장은 “모든 젖소에 삽입된 마이크로칩과 농장의 ICT 인프라를 통해 바깥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농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다양한 적용사례를 소개했다.

해당 농장은 로봇착유기를 통한 자동착유시스템, 송아지 자동포유시스템을 갖춘 것은 물론 농장 내외부의 풍향 상태에 맞춰 환기펜을 조절한다.

농장에 설치된 지능형 카메라 시스템을 통해 농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차량출입제어장치와 CCTV를 연동해 미등록 차량의 경우 농장관리자의 실시간 스마트폰 알림을 받지 않으면 출입할 수 없다.

소 개체별로 삽입된 마이크로칩으로부터 위내 체온과 pH, 활동량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이를 통해 발정여부와 수정적기를 분 단위로 판별하거나 음수횟수도 파악할 수 있고, 건강이상 여부를 조기에 체크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반을 통해 각각 60여두와 30여두를 착유하는 두 농장에 상주하는 직원은 1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수의사들이 ICT 인프라를 통해 농장 밖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다가 필요할 때만 조치하는 식으로 대응한다.

ICT 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비용 장벽도 크지 않다. 로봇착유기 등 일부 설비를 제외하면 프로그램 개발과 적용이 중요한 분야인데다가 인건비 절감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유대 수입으로도 충분히 도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현제 원장은 “이제껏 소 임상은 질병이 진행돼 임상증상이 생긴 이후에야 농장주의 연락을 통해 진료에 나서는 ‘응급 소방수’ 역할에 머물고 있었지만, 스마트팜과 연계하면 질병이 악화되기 전에 징후를 파악해 수의사가 대응하는 스마트 진료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 원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생소하던 포터블 초음파가 이제는 보편화됐다”면서 “ICT 기반의 젖소관리가 근시일내로 확산될 것이니만큼 수의사들이 데이터 기반 관리 도입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CT 기술을 통해 생체 정보가 쌓여도 결국 번식관리나 질병관리 등 대응의 상당부분을 수의사가 담당해야 한다는 것. 생산자 주도로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에 비해 활용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하현제 원장은 “목장의 기술발전을 수의사가 따라잡아야 한다”면서 “목장은 스마트팜 인프라를 갖추고,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관련 데이터를 관리하는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ICT 스마트팜으로 진화하는 젖소농장 `데이터 기반 동물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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