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B 좌담회] ˝수의 임상에서 MDB 구축은 결국 수의사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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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임상에서 동물 환자에 대한 미니멈 데이터베이스(Minimum Database, MDB)구축은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수의사와 동물병원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하다(참고 기사 : 미니멈 데이터베이스(MDB),동물병원에서 얼마나 활용하시나요?)

제대로 된 MDB 구축을 위해서는 보호자 설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 수의사, 해외 수의사 할 것 없이 MDB 구축을 위해 검사를 권할 때 ‘보호자의 비용 부담’과 그에 따른 ‘낮은 순응도’를 가장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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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덱스가 ‘한국 수의임상에서 검사/진단 비율이 낮은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2015년 12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임상수의사 1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1% 수의사가 ‘보호자 순응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결국 다른 검사/진단과 마찬가지로, MDB 구현에서도 보호자의 순응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은 MDB는 물론, 기타 검사 및 예방의학이 비율도 현저히 떨어진다.

이같은 상황을 돌아보고, 한국 수의 임상에서 MDB 구현을 위한 조언을 들어보고자 서울대 수의대 김용백 교수(임상병리학, 미국수의병리학전문의)와 프레드 메츠거 원장(Fred Metzger, 메츠거동물병원)이 좌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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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덱스/메덱스 세미나 참여 수의사(61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한국의 임상수의사들은 대부분 MDB를 들어본 적이 없거나, 들어봤으나 개념은 정확히 알지 못했다. MDB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진료에 잘 실현하는 수의사는 10%에 불과했다.

또한, 심장사상충이 잘 알려진 질병이고, 국내 반려동물 의약품시장에서 심장사상충 예방약이 27%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심장사상충 성충검사 비율은 단 3%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의 83%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참고로 미국 식약청(FDA)은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수의사 처방 필요약물로 분류함으로써 예방약 투여에 앞서 감염 여부를 검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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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백 교수가 한국의 현황(낮은 검사 비율)을 소개하자 프레드 메츠거 원장은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에서 3%의 낮은 검사율은 놀랍고 충격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프레드 메츠거 원장은 “내 병원에서 백신 접종 수익은 단 3% 수준이며, 전체 수익의 25% 정도가 실험실 검사에서 나온다. 그리고 현재 평균 3년에 한 번씩 치과 검진을 위해 내원할 때 MDB검사를 하는데, 내 목표는 모든 동물 환자를 대상으로 매년 한 번씩 MDB를 기록해 나가는 것이다. 그래야 그 개체가 건강할 때의 정상수치를 알 수 있고, 불필요한 검사를 오히려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보호자 순응도가 예전에는 낮았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순응도를 높일 수 있었나?”는 김용백 교수의 질문에 대해서는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고, 학교에서 배운 제대로 된 임상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보호자들을 설득해서 1~2개의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사례가 퍼져나가면서 MDB 검사가 자리를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를 통해 환자의 질병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한 경험이 있는 수의사라면 MDB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낄 것이다. 수의사 스스로 ‘내 개가 아프더라도 이 검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당당하게 답할 수 있다면, 보호자에게도 ‘내 개라도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MDB 구현을 위해 수의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검사 순응도를 높이는 데 수의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번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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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덱스가 지난 5월 2016 성남 반려동물 페스티벌 현장에서 반려동물 보호자 301명을 대상으로 심장사상충 예방 및 검사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심장사상충 감염여부를 검사한 적 있다고 응답한 보호자 147명 중 79%가 ‘수의사의 추천’을 검사 계기로 꼽았다. 반면 검사를 하지 않았던 이유로 ‘매년 감염여부를 검사해야 하는 줄 몰랐다’는 응답이 57%로 1위를 차지했다.

결국 ‘몰라서’ 예방을 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비용 부담을 이유로 꼽은 보호자는 6%에 불과했다.

같은 맥락에서 ‘심장사상충 검사를 고려하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부분’으로는 수의사의 충분한 교육이 41%로 1위를 차지했다. 가격부담 완화는 22%에 그쳤다.

결국 심장사상충 검사 비율이 낮은 이유도 진료비 부담보다는 교육의 문제이며, 이를 해결한 사람은 수의사 밖에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MDB도 마찬가지다. 수의임상 현장에서 MDB를 구현이 일상적으로 가능해지려면 결국 수의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수의 임상에서 MDB 구축은 수의사의 몫’

실제 노령 반려동물에 대한 건강검진을 시행하지 않는 보호자 중 80%가 수의사로부터 건강검진을 추천받아 본 적이 없었으며, 추천을 받은 보호자의 72%가 종합검진을 시행했다는 통계가 있다. 2002년에는 미국 수의사의 60%가 ‘보호자의 낮은 검사 순응도’가 ‘동물보호자의 책임’ 이라고 응답했지만, 2008년에는 60%의 수의사가 ‘동물병원과 수의사의 책임’이라고 응답했다.

프레드 메츠거 원장은 마지막으로 “결국 MDB는 수의사가 얼마나 검사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활용하는가에 달려있다. 즉 수의사의 문제로 귀결된다. 호자들은 MDB가 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수의사들은 MDB가 환자 진단의 퍼즐을 풀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며, 결국 MDB 구현에서 수의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MDB 좌담회] ˝수의 임상에서 MDB 구축은 결국 수의사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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