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견 파보바이러스 지속 노출..종합백신 접종 미흡 우려도

디스템퍼·아데노 중화항체가 부족 비율 절반 이상..광견병은 2014년 이후 미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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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려견이 여전히 개파보바이러스(CPV, 이하 파보)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디스템퍼바이러스(CDV, 이하 디스템퍼), 개아데노바이러스 2형(CAV-2, 이하 아데노)에 방어 가능한 수준의 중화항체 역가를 가진 비율은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 양동군 박사팀은 이를 포함한 국내 개 바이러스질병 현황 연구결과를 대한수의학회 학술지 Korean Journal of Veterinary Research(KJVR) 3월호에 발표했다.

2000~2022년 KAHIS에 보고된 개 바이러스 질병 확진 사례 건수(A)와 비중(B)
CPV, canine parvovirus; CDV, canine distemper virus; RABV, rabies virus; CAV, canine adenovirus; CCoV, canine coronavirus; CPIV, canine parainfluenza virus; CHV, canine herpesvirus; CIV, canine influenza virus.
(Dong-Kun Yang et al. Incidence of canine viral diseases and prevalence of virus neutralization antibodies of canine distemper virus, adenovirus type 2, parvovirus, and parainfluenza virus type 5 in Korean dogs. Korean Journal of Veterinary Research 2024;64(1):e3.)

개 바이러스 질병 폐사, 파보바이러스가 가장 큰 비중

광견병은 2014년 이후

파보, 디스템퍼, 아데노와 개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5형(CPIV-5, 이하 파라인플루엔자)은 개의 주요 바이러스성 병원체로 꼽힌다.

파보는 개에서 치명적인 출혈성 소화기 증상을 일으킨다. 디스템퍼도 신경학적 증상으로 이어지며 사망할 수 있는 무서운 병원체다. 아데노와 파라인플루엔자는 호흡기 증상이 특징적이다.

이들 주요 바이러스성 병원체를 한데 묶어 예방하는 4종 종합백신(DHPPi)은 필수 백신으로 분류된다. 렙토스피라까지 5종으로 구성된 종합백신도 활용된다.

검역본부 연구진이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에 2000년부터 2022년까지 보고된 개 바이러스성 질병 데이터를 전수조사한 결과 총 953건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 폐사한 개체를 대상으로 조직병리학적 소견과 분자생물학적 분석 등을 통해 진단됐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파보다. 464마리(48.7%)에서 검출됐다. 디스템퍼가 246마리(25.8%)로 뒤를 이었다. 연구진은 “파보가 국내 반려견에서 폐사를 일으키는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 병원체임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번째로 많이 진단된 병원체는 광견병(110마리)이지만 2014년 이후로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살아 있는 반려견의 검체에서도 이들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항체가를 조사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경기에 거주하는 반려견의 혈청샘플 400개를 수집했다. 평균 2.1세령의 개들로, 해외여행 전 광견병 검사를 받은 샘플들이다.

이들 혈청검체의 항체양성률(seropositivity)은 파보가 99.3%로 가장 높았다. 나머지 3개 질병도 80% 내외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성별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서울·경기 지역 반려견 혈청 400개의 중화항체가 분석 결과.
1:2 이상이면 혈청양성으로 분류했지만, 병원체별로 중화항체가 양상에는 차이가 있다.
(Dong-Kun Yang et al. Incidence of canine viral diseases and prevalence of virus neutralization antibodies of canine distemper virus, adenovirus type 2, parvovirus, and parainfluenza virus type 5 in Korean dogs. Korean Journal of Veterinary Research 2024;64(1):e3.)

반려견 해외검역 검체 분석해보니..

파보 야외주 지속 노출

디스템퍼·아데노 방어율 낮아

연구진은 이들 중화항체가 야외주 감염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인지도 평가했다. 해외연구를 기반으로 아데노는 1:16, 디스템퍼·파라인플루엔자는 1:32, 파보는 1:64 이상의 중화항체가를 방어 역치로 설정했다.

그 결과 파보는 검체의 98.3%가 방어 역치 이상의 중화항체가를 보였지만, 나머지 3개 질병의 방어율(protection rate)은 45~54%로 훨씬 낮았다.

연구진은 디스템퍼, 아데노의 방어율이 50% 미만인 점을 지목하면서 추가 백신접종(부스터백신)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항체양성률은 높으면서 방어율이 낮은 경우 백신을 접종하긴 했지만 부스팅 접종이 미흡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디스템퍼의 경우에는 백신주와 중화항체가를 측정하는데 사용한 2019년 야외분리주의 유전형이 다르다는 점을 지목하며, 국내 순환주를 활용한 새로운 백신 개발 필요성도 시사했다.

항체양성률과 방어율 모두 100%에 가까웠던 파보를 두고서는 “국내 반려견들이 야외 파보바이러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혈청샘플의 70%가량이 1:2048을 상회할 정도로 매우 높은 중화항체가를 보였는데 이는 한국의 개 개체군에서 파보가 순환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파라인플루엔자에 대해서도 노출 위험을 지목했다.

나머지 3종과 달리 파라인플루엔자에 대한 방어율은 6개월령 미만 38%에서 7년령 이상 65%까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개들이 파라인플루엔자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국내에서 이들 바이러스 병원체에 대한 항체조사는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이들 병원체 감염병의 유병률과 혈청감시 데이터가 효과적인 예방책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내 반려견 파보바이러스 지속 노출..종합백신 접종 미흡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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