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혈액화학검사 정확도 여전히 문제점..외부정도관리 참여하세요

2022년 참여 기기 3대 중 1대서 신뢰할 수 없는 결과값..이달 말까지 외부정도관리 신청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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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수의대 수의진단검사의학실 나기정 교수팀이 매년 이어온 동물병원 혈액화학검사 외부정도관리 프로그램이 올해도 운영된다.

지난해부터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관련 연구예산을 다시 마련하고 의료기기업체도 지원사격에 나서면서 참여하는 동물병원도 늘었다.

전반적인 외부정도관리 성적은 소폭 나아졌지만, 여전히 검사항목의 4%는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보였다.

 

검역본부 연구예산, 의료기기업체 지원사격으로 참여 동물병원 늘어

누적 검사항목 3천건 중 90%가 양호했지만..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가’ 측면에선 문제점

동물병원 진단검사의 정밀도(precision)와 정확도(accuracy)를 점검하는 정도관리는 크게 내부정도관리와 외부정도관리로 나뉜다.

동물병원에서는 외부로부터 결과값을 모르는 시료를 받아 검사결과를 회신하고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외부정도관리가 우선 주목받고 있다.

각 동물병원이 자체적으로 인하우스 검사를 벌이는 경우가 많은 만큼, 검사횟수가 많지 않아 내부정도관리를 실시할 여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기정 교수팀은 매년 전국에서 희망하는 동물병원을 모집해 혈액화학검사에 대한 외부정도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검역본부 연구과제가 종료된 후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22년에 다시 연구과제가 나오면서 숨통이 트였다.

지난해 외부정도관리 프로그램에는 150개 병원에서 혈액화학검사기기 245대가 프로그램이 참여했다.

2020년 동물병원 100개소에서 124대가 참여했던 것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 병원에서 여러 검사기기를 운영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나기정 교수는 “지난해부터 진단검사기기 공급업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고객 병원이 외부정도관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전했다. 업체가 외부정도관리에 참여할 때 소비해야 하는 검사키트를 제공하거나 내부정도관리용 컨트롤 물질을 공급하는 식이다.

2022년 외부정도관리 SDI 평가.
각 검사기기의 항목별 SDI값을 세로로 나열했다.
신뢰할 수 없는 결과값(SDI 2 이상)은 붉은색, 허용한계치로서 점검이 필요한 경우(SDI 1.5~2)를 분홍색으로 표기했다.
신뢰할 수 없는 결과값을 포함한 기기의 비율이 3분의 1에 달했다.
(자료 : 나기정 교수)

지난해 외부정도관리 프로그램은 245개 검사기기에서 누적 3,166개의 검사결과를 회신했다. 기기별로 실시한 검사항목 수는 다양했다.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2,859건(90.3%)이 허용범위(SDI값 1.5 이하)를 보였다. 2020년 1,870건 중 1,623건(86.8%)이 허용범위였던 것에 비하면 소폭 개선된 셈이다.

하지만 이를 검사기기별로 나누어 보면 문제점은 여전하다.

한 기기가 여러 항목을 검사해보면 대체로는 문제가 없어도 1~2개 항목에서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해 외부정도관리 프로그램에서 5개 항목 이상을 검사한 참여기기 168대 중 신뢰할 수 없는 결과(SDI값 2.0 이상)를 1개 항목이라도 보인 장비는 76대(45%)에 달했다.

‘해당 검사기기를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보면 절반가량이 문제점을 드러낸 셈이다.

5개 이하의 검사항목으로만 참여한 기기까지 포함해 살펴보면, 전체 참여기기 245대 중 1개 항목이라도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보인 장비는 81대(33%)로 나타났다.

심하면 10개 이상의 검사항목에서 모두 문제를 드러낸 기기도 있었다. 출시한 지 오래되어 단종된 제품이거나, 업체도 병원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경우로 풀이된다.

나기정 교수는 “전반적으로는 (외부정도관리) 성적이 나아졌지만 ‘이 제품을 쓰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이는 장비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6월 30일까지 외부정도관리 접수

서광라보텍·프리시젼바이오·아이덱스 지원

내부정도관리 저변 넓히고 정부 지원 늘어야”

올해 외부정도관리 프로그램은 6월 30일까지 애니답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한다. 참여 동물병원에 대한 시료 발송 및 검사결과 입력은 7월 10일경 진행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검역본부 연구과제 ‘동물용 혈액검사용 의료기기 외부정도관리 프로그램 적용에 관한 연구’ 예산으로 운영된다.

NX500~700·FDC7000·FDC4000(이상 서광라보텍), PT10V(프리시젼바이오), Catalyst Dx·Catalyst One(이상 아이덱스) 기기의 경우 외부정도관리에 참여하면 해당 업체로부터 별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참여한 동물병원에는 결과를 일일이 회신한다. 해당 혈액화학검사기기가 정확한 검사결과를 도출하고 있는지, 문제가 있는 검사항목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나기정 교수는 “정도관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외부정도관리는 사실상 동물병원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내부정도관리의 성과를 평가받는 절차다. 내부정도관리 저변이 더 넓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들어 내부정도관리에 관심을 보이는 동물병원이 조금씩 늘어나고 업체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나 교수는 “기기나 키트가 저렴해 눈길을 끌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속적으로 관리되지 못하는 제품도 있다”며 “진단검사기기를 구입할 때는 정도관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업체인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나 교수는 “사람 병원은 정도관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정도관리 품질에 따라 의료급여를 차등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정부가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며 “동물의료에서도 정확한 검사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혈액화학검사에만 외부정도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향후 전혈구 검사, 요검사 등 범위를 넓혀 나가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동물병원 혈액화학검사 정확도 여전히 문제점..외부정도관리 참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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