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52] 청담고운피부과동물병원 송순영 원장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모두 고려하는 송순영 원장을 만나다

수의사신문 데일리벳은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이 늘어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보호자의 기대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기보다 특정 진료과목에 집중하는 동물병원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진료과목별 학회가 전문의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준비 중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수의전문의(전문수의사)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 시리즈의 52번째 주인공은 피부전문 동물병원인 ‘청담고운 피부과 동물병원’입니다.
‘청담고운피부과동물병원’의 송순영 원장님을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Q. 첫 번째 질문입니다. 수의사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원대한 꿈을 가지고 수의사가 된 건 아닙니다(웃음). 원래는 건축사가 꿈이었어요. 예쁜 건물과 공간을 좋아해서 미적으로 괜찮을 건물을 설계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건축사가 되기 위해 공대에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야에 종사 중인 지인이 건축사보다 미래 비전이 좋은 전문직을 추천해 주셨고, 자퇴하고 수능을 다시 봐서 수의대에 입학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하며 자랐다 보니, 제가 가진 이과적 적성을 살리면서도 가장 즐겁게 평생 할 수 있는 일은 수의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수의대 진학 이후 적성은 잘 맞았나요?
처음에는 공부가 달라서 힘들었어요. 예과 때는 괜찮았는데, 본과에 들어와서 해부학, 생리학, 실험동물학 등을 공부할 때는 조금 힘들더군요. 그래도 내과, 외과 등 임상 과목들을 배우면서 흥미를 느꼈습니다.
지금은 수의사가 되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해요. 수의사로서 매일 귀여운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피부질환으로 힘들어하던 아이들이 다시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모습을 볼 때 수의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Q. 많은 과목 중에서 피부과를 전공으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임상을 배우면서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을 보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어요. ‘내가 감히 생명에 대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죠. 그런데 피부과라는 과목을 접하고 나서는 이런 고민이 사라졌습니다. 피부과도 물론 위중한 질환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아이의 삶의 질 관리에 초점을 맞춥니다.
특히, 가려움증이 피부 질환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아이들에게 굉장한 괴로움을 유발합니다. 이처럼, 아이들의 삶의 질과 관련해서 가장 밀접하게 케어해줄 수 있는 과목이라는 점에서 피부과에 매력을 크게 느꼈어요.
피부질환은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어느 정도 정답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마다 세부적인 관리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호자분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 하는데, 제가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해서 제 적성에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Q. 그럼 수의대를 졸업하고 바로 수의피부과 대학원에 진학하셨나요?
네. 수의피부과 대학원에 진학해서 석사를 마치고 로컬동물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습니다. 피부과 진료를 주로 했고, 내과 진료도 같이 봤어요. 그런데 ‘내가 진단하고 처방하는 게 아이에게 정말 최선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족함을 느꼈던 거죠.
그래서 다시 교수님께 배움을 요청했고, 수의피부과 박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서울대동물병원에서 전임수의사로 일했고, 박사를 수료한 뒤, 로컬동물병원에서 1년 반 정도 근무하고 청담고운피부과동물병원을 개원했습니다.

Q. 아무리 피부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하더라도, 피부전문동물병원 개원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왜 피부전문 병원을 개원하셨나요?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에서 전임수의사로 근무하며 배운 ‘정석’대로 진료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습니다. 피부 질환은 장비와 약물, 그리고 검증된 프로토콜을 얼마나 철저히 지키느냐에 따라 치료 결과가 크게 달라지거든요. 프로토콜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의 진료 환경을 갖추고 싶어서 개원하게 됐습니다.
또 한 가지는 대학병원과 일반 병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대학병원은 대기 시간이 길어, 정작 빠른 처치가 필요한 아이들이 몇 달씩 기다려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자주 봅니다. 굳이 먼 대학병원까지 가지 않더라도, 가까운 곳에서 심도 있는 피부 진료를 편하게 받으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개원 목표입니다.
Q. 주요 진료 케이스는 무엇인가요?
피부 질환만 보고 있습니다.
감염증과 알레르기성 피부 질환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귀 질환도 많습니다. 난치성 자가면역질환도 다룹니다.
전신마취를 통한 외과적 처치는 하지 않지만, 시술을 통한 피부 종괴 제거는 가능합니다. 레이저치료, 플라즈마치료도 하고, 고막까지 평가할 수 있는 이도내시경을 통한 검사도 시행 중입니다.
Q. 인력 구성과 진료 시간은 어떻게 되나요?
수의사는 저 1명이고, 수의테크니션 선생님이 두 분 더 계십니다.
진료는 예약 진료를 기본으로 합니다. 피부과 초진의 경우, 상담과 처치까지 1시간~2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예약이 필요합니다. 또한, 사고 예방을 위해서 최대한 원내에서 아이들끼리 마주치지 않도록 예약진료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근무 시간의 경우, 매주 목요일은 휴무일이고, 일요일은 오전 진료만 합니다(주 5.5일).

Q. 마지막 질문입니다. 개원한 지 2년이 지났는데요,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망하지 않고 오래도록 병원을 유지하는 게 첫 번째 목표입니다(웃음).
사실 농담으로 말씀드렸지만, 그만큼 보호자님들이 언제든 믿고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되고 싶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저희 병원에 내원하는 아이들은 이미 삶의 질이 많이 떨어져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 스스로도 힘들지만, 심한 악취나 각질 때문에 보호자분들도 같이 괴로워하시고, 밤새 가려워 긁는 소리에 온 가족이 잠을 설치는 일도 흔합니다.
그래서 제 진짜 목표는 저희 병원을 찾는 반려동물과 보호자분들이 다시 그저 평안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 평온한 일상을 오래도록 지켜드리기 위해, 저 또한 끊임없이 공부하고 새로운 치료나 시술 방법을 배우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