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견사돌은 인사돌과 아무 상관이 없어요

견사돌, 견관장 등 사람 제품과 유사한 이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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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반려동물 산업 박람회에 다녀왔다. 전시회장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강아지 빼빼로도 있네. 신기하다”라는 말이 들려왔다. 가보니 빼빼로와 유사하게 생긴 ‘멍빼로’라는 강아지 간식이 있었다. 제품의 안전성, 유효성을 떠나 보호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빼빼로’가 워낙 유명한 제품이다 보니, ‘멍빼로’라는 이름과 유사한 디자인만으로 보호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처럼 사람 제품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반려동물 제품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인사돌을 떠올리게 하는 ‘견사돌’, 이가탄을 떠올리게 하는 ‘묘가탄’, 정관장을 떠올리게 하는 ‘견관장’ 등이 대표적이다.

누가 봐도 유명한 제품이 떠오르지만, 상당수는 해당 제품과 상관이 없다.

예를 들어, 인사돌은 동국제약 제품이지만 견사돌은 동국제약이 만든 제품이 아니다. 동국제약은 오히려 자체적으로 동물용 제품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인사돌을 만든 회사에서 견사돌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혼동하기 쉽다. 이름이 워낙 비슷하기 때문이다. 큰 노력 없이 인사돌이 쌓아놓은 브랜드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견관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름에서 ‘정관장’이 떠오르는 건 물론, 제품 디자인까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견관장도 정관장과 상관이 없다. 정관장 브랜드를 가진 (주)한국인삼공사가 만든 제품이 아니다. 한국인삼공사에 따르면, ‘정관장 브랜드’는 12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130여명의 전문 연구 인력이 정관장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정관장 브랜드를 위해 노력 중인 한국인삼공사가 ‘견관장’ 제품을 접하게 됐을 때 느꼈을 황당함과 허무함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결국, 한국인삼공사는 ‘견관장’을 고소했다.

최근 발표된 kb경영연구소의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호자가 반려동물 용품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사항 중 <브랜드명(제조사)>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자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브랜드명(제조사)’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보호자가 원산지(국내산/수입산), 포장/제품 디자인, 할인율/프로모션, 배송 조건을 선택한 보호자보다 많았다.

이처럼 ‘브랜드명’이 중요한 제품 선택 기준이 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보호자에게 혼란을 유발하는 제품이 등장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반려동물 보호자도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살펴보고, 제조사가 어딘지 확인하는 꼼꼼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설] 견사돌은 인사돌과 아무 상관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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