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후기] 일본 수의사를 꿈꾸며, 일본 임상 현장으로

IVSA Individual Exchange Program으로 경험한 일본 동물병원 4곳 - 전남대 옥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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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EC 앞에서

저는 일본 수의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전남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인 일본수의생명과학대학(Nippon Veterinary and Life Science University) 교환학생을 2주간 다녀온 이후, 대학병원 외에도 일본의 실제 임상 현장을 더욱 경험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제수의과대학학생협회(IVSA)에서 진행하는 Individual Exchange Program을 활용하여 일본 임상 실습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IVSA 각국 임원진의 협조를 통해 동물병원 실습을 연계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IVSA South Korea 회원이면서 수의대 재학 혹은 휴학 중인 학생이 지원 가능합니다. IVSA에 연락한 이후 Application Form, Cover Letter, 교수님 추천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는 실습 희망일 최소 6개월 이전까지 완료해야 합니다. 이후 실습 희망 병원과 일정 등을 IVSA 임원진과 조율하여 실습을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실습한 병원은 도쿄동물의료센터(東京動物医療センター)와 아이루펫클리닉(アイルペットクリニック)이었습니다.

이 두 곳은 모두 일본의 유통 그룹인 AEON 계열사인 이온펫주식회사에서 운영하는 동물병원입니다. 같은 계열사이면서 양쪽에 동시에 근무하시는 수의사 선생님들이 계셔서, 실습 기간 내에 자유롭게 원하는 곳에서 실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도쿄동물의료센터와 좌측의 휴게시설

도쿄동물의료센터는 도쿄에 위치한 1.5차 병원입니다.

종양, 피부, 안과 등 여러 분야의 선생님들이 속해 있어 다양한 케이스를 접할 수 있는 병원이기도 합니다. 실습 때는 매일 라운딩이 끝나면 애완동물간호사분이 오늘 참관할 담당 수의사 선생님을 알려주셨습니다.

9시부터 14시까지는 문진 과정 참관, 보정, 혈액검사 및 기타 실험실 검사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14시부터 16시까지는 외래 진료가 없고, 보통 점심쯤부터 시작된 수술을 진행합니다. 대부분의 수술을 매우 가까이서 참관했습니다. 16시부터는 다시 진료를 시작하며, 18시 30분까지 진행됩니다.

첫날은 川(카와) 선생님의 내과 진료로 시작하였습니다. 일본어에 자신은 있었지만, 의학용어를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말하는 부분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문진 과정을 두세 번 참관하고, 의국에서 수의사 선생님들이 열정적으로 의논하시는 부분을 들으며 점점 귀가 트였습니다. 이후 IMHA, lymphoma, AKI의 케이스를 참관하며 내과 경험을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도쿄동물의료센터에서는 매주 목요일 各務(카가미) 선생님이 안과 진료를 담당하고 계셔서 참관했습니다. 인상적인 케이스들로 우선 녹내장 환자가 내원하였습니다. 신장이 좋지 않아 수술은 불가하고, 관리가 중요한 케이스였습니다. 아좁트와 트루솝의 성분 차이와 이에 따른 임상적 고려사항, 그리고 녹내장 치료에 사용되는 다양한 약물의 기전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FIP로 인한 염증으로 눈을 관리 중인 환자도 내원하였습니다. 이 환자를 통해 안압 측정과 Schirmer Tear Test 등 기본적인 안과 검사를 경험할 수 있었으며, slit lamp의 사용법을 배우고 이를 직접 활용하여 안구 내 염증 소견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동물의료센터의 원장님이신 木村(키무라) 선생님께서는 복강경을 이용한 다양한 수술도 집도하고 계셨습니다. 실습 중에는 splenectomy, OVH가 다수 시행되었습니다. OVH의 수술 과정 중 궁금한 점을 질문드리자, 과거 수술 장면과 해부도를 보여주며 상세하게 말씀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일본소동물외과설립전문의 자격을 갖추신 廉澤(카도사와) 선생님께서 집도하시는 preputial urethrostomy와 치과를 전공하신 近藤(콘도) 선생님의 여러 치과 수술을 가까이에서 보며 다양한 관련 지식을 알려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아이루펫클리닉은 도쿄에 위치한 1차 병원입니다.

앞선 병원과 마찬가지로 이온펫주식회사 소속이기 때문에, 실습 기간 중 며칠간은 이곳에서 실습이 가능했습니다. 주중 대부분의 진료를 담당하고 계신 後藤(고토) 선생님과 함께하며 1차 동물병원에서 흔히 접하는 질환과 진료과정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전국 이온펫주식회사에서 일괄적으로 실시하는 예방접종과 건강검진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일본 수의사의 진로에 대해 많이 알려주시고 함께 고민해 주셔서 제 꿈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木村 선생님께서 월 1~2회 순환기 진료를 담당하고 계셨습니다. 앞선 병원과 여기서 경증에서 중증까지의 다양한 순환기 케이스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아직 심초음파가 익숙하지 않은 저에게, 오전의 RCM 케이스를 보여주시며 어떤 부분을 측정하고 해석하면 좋은지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이때 배운 내용은 이후 다른 케이스를 볼 때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木村 선생님과의 경험은 제가 순환기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루펫클리닉에서 심초음파를 알려주시는 모습

이외에도 실습 기간 중 기업형 동물병원만의 특이한 장면도 몇 번 볼 수 있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들이 1년에 한 번씩 본사가 주관하는 시험을 치르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木村 선생님께서 비대면으로 이온펫주식회사 소속 전국의 3년 차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순환기 세미나를 진행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실습 중 보지 못했던 장면이라 문화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동물의료센터와 아이루펫클리닉에서의 실습을 마친 후에는 일본의 다양한 2차 진료 환경을 경험하고자 추가적인 실습을 계획하였습니다. 특히 관심 있던 2개의 2차 동물병원에 직접 지원하였으며, 각 병원의 공식 홈페이지에 안내된 실습 지원 양식을 통해 신청한 뒤 이메일을 통해 필요 서류를 제출하고 일정을 조율하였습니다.

요코하마에 위치한 JASMINE 동물종합의료센터는 다양한 분야의 진료를 제공하지만, 순환기 진료에 강점을 가진 2차 병원입니다. 특히 MMVD 교정을 위한 개심술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습니다. 직접 수술에 참관하는 것은 일정상 어려웠지만, 술후 관리 케이스가 많아 관련 공부가 가능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 자기면역성 관절염이 술후 가끔 보고된다는 점을 언급하시며 원인을 GORE-TEX 봉합사와 연관 지어 설명해 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실습 기간 중 마침 교토의 1차 병원에서 연수를 위해 방문해 계신 수의사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이분들과 함께 케이스들을 보며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新居(니이) 선생님께서는 MR, TR 속도와 베르누이 법칙을 이용한 심방의 압력 계산과 MMVD B2 단계에서 악화될 경우 사용할 약물로 Pimobendan 증량, Amlodipine, ARNI 사용에 대해 기전, 부작용, 예후 등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셨습니다.

간단하게 VSEC이라고도 부르는 이 병원은 정형외과, 신경과, 순환기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2차 진료를 담당하는 시설입니다. 사이타마에 위치하며, CT, MRI는 물론 일본 최초로 방사선치료장치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병원입니다.

첫날은 미국수의내과전문의 佐藤 선생님의 내과에서 실습했습니다. 오전 병원 전체 라운딩이 간단히 끝나고, 내과 인턴 선생님을 위한 간단한 수업으로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이날은 AKI, CKD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2024 IRIS AKI Consensus Guideline의 내용을 상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이후 진료에서는 임상병리과, 영상진단과 등 여러 분야가 협진하는 모습을 보며 일본에서 전문성을 가지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다음날은 髙野(타카노) 선생님의 순환기과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날은 오사카의 JACCT에서 和田(와다) 선생님이 개심술을 집도하기 위해 방문하시는 날이었으며, 개심술을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크게 판막륜 성형술(弁輪縫縮術)과 건삭 재건술(腱索再建術)로 이루어지는 이 수술은 인공 심장이라 불리는 거대한 기계에 목 부위의 혈관과 연결하고, 실제 심장과 폐는 멈춰 놓은 채로 수술합니다. 이날 해당 환자는 심장 파열이 이미 3번이나 있었던 굉장히 고난도의 케이스였지만, 107분의 심정지 시간 끝에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시간 동안 인공 심장의 간단한 구조, 수술의 원리를 설명해 주시거나 잠시나마 가까이에서 술부를 볼 기회도 주어졌습니다. 수술 중 다른 병원 간의 수의사 선생님들 사이에서 술기를 공유, 의논하는 모습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발전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심술 수술 중에 촬영한 인공 심장

이후 다른 보호자분과 개심술에 대한 문진에 들어가 다양한 내용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주로 혈전 등의 부작용에 대한 내용과 수술 후 예후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MMVD를 약물로 치료하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 있었는데 수술 3개월 후 상당수의 환자가 약물을 중단할 수 있다고 하니 근본적인 치료의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실습의 장단점

총 4곳의 동물병원을 방문했지만, 모두 의학용어를 포함한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일본어로 이루어졌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MMVD는 일본에서는 승모판폐쇄부전증(僧帽弁閉鎖不全症)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의학용어를 영어가 아닌 일본어로 알고 가야 하는 점은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어가 가능한 분이라면 적극적으로 설명해 주시고 실습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 주셨습니다. 1차나 1.5차 병원에서는 여러 가지 실험실 검사에도 참여할 수 있었고, 2차 병원에서도 허락되는 범위 내에서는 보조가 가능하도록 허락받았으며 증례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해주셨습니다.

일본에서의 실습은 기본적으로 한국에 비해 짧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2주 정도 진행하는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짧게는 하루나 이틀, 길어도 일주일 정도로 실습을 진행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기간이 짧아 하나의 증례를 깊게 보기 어렵고 입원 환자를 관찰할 시간이 부족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해외에 길게 체류하는 게 부담스러운 분에게는 경험하기 좋을 수도 있으며, 여러 가지 병원에서 실습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습을 추천한다면

일본에서의 수의사를 목표로 하시는 분이라면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진료 방식과 병원 문화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짧은 기간이라도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규모별 병원의 운영 방식과 진료 체계를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도 진로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습후기] 일본 수의사를 꿈꾸며, 일본 임상 현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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