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의학회 학술지에 논문 발표한 동물보건사 강효민 연구원

등록 : 2022.07.15 12:41:45   수정 : 2022.07.15 12:59:50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올해 첫 시험을 거쳐 동물보건사 2,300여명이 배출됐습니다. 동물보건사의 업무 범위를 두고서 이견도 있지만, 수의사의 동물 진료를 돕는 파트너임은 분명합니다.

그러한 동물보건사 중 한 분이 대한수의학회 학회지(KJVR)에 재활치료를 다룬 논문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동물병원 테크니션으로 10년 가까이 일하다 건국대 수의대 대학원에 진학한 강효민 연구원(사진)이 그 주인공입니다. 특례대상자로 시험을 거쳐 동물보건사 자격증도 취득한 강 연구원은 현재 석사를 졸업한 후 박사과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동물병원에서 테크니션으로 일하다 수의과대학에 풀타임 대학원생으로 들어오다니, 큰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다

2009년부터 동물병원에서 일했다. 만9년을 일하다 보니 지식적으로 더 역량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병원 테크니션은 이직보다 전직이 많다. 다른 병원에 가기보다 아예 다른 직업으로 떠나버리는 것이다. 여기에 문제의식이 있었다. 잘 배워서 테크니션 분들의 재교육에도 기여하고 싶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9년 남상섭 교수님 연구실로 들어왔다. 남 교수님을 조르고 졸라서 겨우 들어왔는데..지금껏 교수님의 짐으로 남아 있다(웃음).

지난해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박사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KJVR에 실린 논문(개의 정형외과 수술 후 재활치료 효과)은 석사학위논문을 투고한 것이다.

반려동물 관련 학과가 많이 생기면서 그쪽으로 가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많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걸 절실히 느끼게 됐다.

 

Q. 수술 케이스를 많이 모아야 하는 후향적 연구인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동물병원에서 일하며 인연을 맺었던 원장님들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정형외과 수술을 실시하면 기본적으로 재활프로그램까지 적용하는 병원의 케이스를 실험군으로, 재활치료를 진행하지 않는 병원의 케이스를 대조군으로 삼아 수술 후 회복기간의 차이를 살폈다.

병원마다 진료 방식이 다르다 보니 회복기간의 기준을 세우기 까다로웠지만, 환자 보행평가를 통해 체중부하가 정상화된 시점을 기준으로 삼았다.

넙다리뼈머리 절제술(FHNO)이나 안쪽 무릎뼈 탈구 교정술(MPLT)을 받은 환자 69마리를 비교했는데, 논문의 핵심 결과는 ‘수술 후 재활치료가 환자의 회복기간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자료수집 과정에서 디스크 수술도 재활치료의 효과가 좋았는데, 논문에서는 제외해 아쉬웠다. 디스크수술을 하면서 재활치료는 하지 않는 경우를 대조군으로 확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Q. 재활치료를 연구하게 된 계기가 있나

동물병원에서 일하는 동안에도 재활치료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 물리치료학과에서 발급하는 민간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크게 의미 있는 자격증은 아니었지만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CCRT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싶어 준비하고 있다. 수의해부학 교실에 조교로 있으면서 맨 땅에 헤딩하듯 해부학 지식도 어느 정도 배웠다.

재활치료는 수의사분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수의사 분들이 관련 질환을 진단하고, 어떤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는 처방을 내려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재활치료에 적극적인 수의사분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사람 물리치료 분야에서 적극적이다. ‘동물 물리치료’라는 이름이 수의사의 감독 밖에서 퍼지고 있다.

사실 예전에 관련 민간자격증을 딸 때도 교육과정에 수의사인 강사는 한 명도 없었다. 수의사가 아닌 업계에서 동물의 재활을 주도하게 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병원 형편상 자체적인 재활치료실을 따로 운영하기 어려운 동물병원이라 하더라도, 재활치료의 진단과 처방은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Q. 동물병원에서 재활치료 저변을 넓히는데 동물보건사의 역할이 있을 것 같다

동물보건사가 배출되기 시작하면서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물론 전문대 2년 교육으로 재활까지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인력을 배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동물보건사가)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스스로의 역량을 높이길 원하는 인력이 될 것이다.

동물병원 측면에서도 재활치료는 보호자 호응이 좋다. 효과를 보면 적극적으로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효과도 좋으면서 직원을 교육해 도입하기 용이한 재활치료 옵션부터 우선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여러 연구과제를 준비하고 있다.

동물보건사 양성기관에서 강의요청도 많이 들어오지만, 2마리 토끼를 잡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우선 박사과정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에는 동물보건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경험과 지식을 전하고 싶다. 꼭 그 대학 교수가 되지 않더라도 강의는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지도교수님께서 수의학 교육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계신 만큼, 향후 동물보건사 양성에 참여하게 된다면 교육 관련 연구를 진행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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