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행동의학 문제, 언제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할까?

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 김선아 박사, 서수컨퍼런스에서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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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DACVB)인 김선아 박사(사진)가 23일(토) 제20회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에서 ‘동물행동의학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약물들’을 주제로 강의했다.

미국 UC DAVIS 수의과대학에서 동물행동의학 전문의 과정을 마친 김선아 박사는 우리나라 수의사 중 최초로 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 자격을 취득했으며, 세계 최고 수의과대학 중 하나인 미국 코넬대학교 교수로 취임해 내년 2월부터 강의와 진료를 시작한다.

김선아 박사는 ‘동물행동의학’과 ‘동물행동학’의 차이점을 설명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김 박사는 “동물행동의학은 치료, 동물행동학은 교육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수의사는 동물을 훈련·교육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단하고 치료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수의사로서 동물의 문제 행동에 접근할 때 교육(훈련)으로 해결될 상황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할까?

김선아 박사는 중증도 이상의 불안·공포 관련 문제가 있을 때, 환자나 가족들에게 위해가 될 때, 자극원을 피할 수 없을 때(환경을 컨트롤 할 수 없을 때), 환자가 고통받고 삶의 질이 안 좋을 때, 행동치료에 반응이 낮을 때, 보호자가 양육포기나 안락사를 고려할 때 등을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할 상황으로 소개했다.

특히, 불안·공포 관련 문제(범불안증, 분리불안증, 소리공포증 등)에 대해 “국내에서는 겁이 많다는 것을 질병으로 보지 않는 시선 때문에 치료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공포증, 불안증으로 진단하고 치료의 대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박사는 이어 동물행동의학 치료에 쓰이는 약물을 자세히 소개하고 “가바펜틴(Gabapentin), 트라조돈(Trazodone), 플루옥세틴(Fluoxetine)은 치료에 기본이 된다”며 동물병원에서 필수로 갖춰야 할 약물로 꼽았다.

김선아 박사는 각 약물의 특징과 사용 방법을 소개한 뒤, TCA계열, SSRI계열, MAO Inhibitor 등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주는 약물을 병용할 때 세로토닌 증후군(Serotonin Syndrome)이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약물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우려 때문에 약물 요법을 활용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선아 박사는 “약물치료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불편함을 준다면 다른 약으로 변경하거나 부작용을 완화하는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며 동물의 문제 행동 치료에 있어 적절한 약물 요법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고은 기자 est213@naver.com

반려동물 행동의학 문제, 언제 약물치료를 고려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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