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알러지` 없애 사람과 고양이의 삶의질을 함께 높이는 새로운 방법

이비니저 사티야라즈 박사, 고양이 알러지 줄이는 새로운 방법 소개

등록 : 2021.04.01 15:09:40   수정 : 2021.04.01 15:27:17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고양이 알러지는 사람은 물론, 고양이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면역학자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혁신적인 고양이 알러지 해결책’을 국내 수의사들에게 소개했다. 이 방법을 통해 보호자와 고양이의 삶의 질을 함께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고양이 침을 통해 분비된 알러젠 ‘Fel d1’과 계란 유래 Anti-Fel d 1 lgY 항체가 결합하는 모습

고양이 알러지 환자의 95%가 반응하는 알러젠 ‘Fel d1’

스핑크스 종도 알러젠 분비

침을 통해 분비되어 그루밍할 때 털에 부착

면역학자인 이비니저 사티야라즈(Ebenezer Satyaraj) 박사가 최근 웨비나로 열린 제10회 한국고양이수의사회 컨퍼런스(2021 KSFM Conference)에서 <성인의 20%가 겪는 고양이 알러지의 새로운 관리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10여 년간 고양이 알러지를 연구한 사티야라즈 박사에 따르면, 고양이 알러지는 동물 유래 사람 알러지 중 가장 흔한 알러지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5명 중 1명(20%)이 고양이 알러젠에 반응한다.

고양이는 여러 가지 알러젠을 생산하는데, 그중에서도 95%의 고양이 알러지 환자가 반응하는 단백질(알러젠)은 바로 ‘Fel d1(펠디원)’이다.

펠디원은 고양이의 종, 나이, 성별, 체중, 털의 길이, 털 색, 털 패턴 등에 상관없이 모든 고양이가 생산한다. 따라서, ‘無 알러지 고양이’는 사실상 없다.

사티야라즈 박사는 “알러지를 안 일으키거나 적게 일으키는 고양이 품종이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품종 안에서도 개체에 따라 펠디원 분비량의 차이가 있지만, 특정 품종만 알러지를 일으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흔히 스핑크스, 데본렉스처럼 털이 없거나 짧은 품종은 고양이 알러지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이런 오해는 흔히 고양이 알러젠이 ‘털’로 분비된다는 착각 때문에 생긴다.

펠디원, 침→그루밍 시 털에 부착→털·비듬을 통해 환경으로 분비

펠디원은 침샘과 피지샘에서 주로 분비되어 고양이가 그루밍을 할 때 털에 묻게 된다. 이후 침이 마르면서 비듬(dander)을 형성하는데, 털과 피부 가피, 비듬 등이 떨어지면서 펠디원도 함께 환경으로 배출된다.

사람은 물론, 고양이의 삶의 질도 낮추는 ‘고양이 알러지’

기존 대응방법은 한계 뚜렷

고양이 알러지가 발생하면, 눈물·콧물이 나고 눈이 충혈되며, 발진과 가려움증이 생기면서 보호자의 삶의 질이 감소한다.

고양이 알러지가 생기면 보호자가 선택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였다.

1. 파양 또는 거리두기(접촉빈도↓), 2. 환경 관리(매일 청소·빨래 등) 및 고양이 목욕, 3. 약물복용·면역치료.

이중 환경관리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고 유지가 어렵다. 고양이 목욕도 자주 시키기 쉽지 않다. 파양은 정서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결국, 대부분 보호자는 약물복용 또는 면역치료를 받으며 고양이와 생활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접촉빈도를 줄이며 고양이와 거리두기를 한다. 그런데, 약물복용·면역치료도 비용이 들고, 알러지가 있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각자 다 해야 한다. 한계점이 뚜렷한 것이다.

하나 더 고민할 부분이 있다. 고양이 알러지는 보호자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고양이의 삶의 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보호자가 알러지 때문에 고양이와의 접촉을 줄이면, 보호자는 물론 고양이에게도 정서적인 문제(emotional challenge)가 될 수 있다.

기존 대응방법의 한계점을 해결하면서도 고양이에게 영향 주지 않는 방법 연구

10년간 연구 끝에 탄생한 IgY 항체 이용법…논문으로 입증된 효과와 안전성

사티야라즈 박사는 ‘환경에 존재하는 펠디원의 총량을 보호자의 알러지 역치(Allergic Threshold) 이하로 낮추면, 보호자가 알러지 증상이 발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세우고, 펠디원을 줄이는 연구를 시작했다.

문제는 펠디원이 아직 고양이의 몸에서 어떤 생물학적 기능을 하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즉, 펠디원 생산 자체를 줄이거나 막으면 잠재적으로 고양이의 건강과 복지에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펠디원 생산을 막거나 파괴하지 않는 방법을 찾았다. 침에서 분비된 펠디원을 중화시키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식품산업에서 수십 년에 걸쳐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IgY 계란 항체 기술(IgY Egg Antibody Technology)에 주목했다. 실험을 통해 Anti-Fel d1 IgY 항체 2개가 펠디원에 결합하며 펠디원을 중화시키는 걸 확인했다.

In-vitro, In-vivo 실험을 통해 입증된 과학적인 데이터는 여러 논문을 통해 세상에 공개됐다. 또한, 이 기술을 통해 처방식(퓨리나 프로플랜 리브클리어)까지 출시됐다.

리브클리어 사료는 Anti-Fel d1 IgY 항체가 포함된 달걀 성분으로 코팅된 처방식이다. 고양이가 사료를 먹을 때 고양이 침에서 분비된 펠디원이 사료 알갱이에 코팅된 항체와 만나 중화된다. 펠디원이 중화되었으므로, 그루밍을 통해 털과 비듬에 묻은 펠디원도 환경에 배출됐을 때 알러지를 일으키지 않는다.

여러 가지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리브클리어 사료를 급여했을 때 털에 있는 활성 펠디원이 50%가까이 감소했다.

리브클리어 사료는 오는 5월, 국내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이비니저 사티야라즈(Ebenezer Satyaraj) 박사는 “이 독특하고 혁신적인 방법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매우 간편하다”며 “파양이나 거리두기, 청소, 약물복용, 면역치료 없이 처방식만 먹이면 된다. 생활 방식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새로운 접근법이 고양이 알러지를 줄여서, 많은 분이 고양이와 함께 집에서 계속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