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묘는 부지런한 사랑’ 보호자도 고양이도 행복하려면
한국반려동물행동의학협회, 고양이의 마음을 읽는 토크콘서트 개최
한국반려동물행동의학협회(KABA, 회장 나응식)가 반려묘와의 행복한 공존법을 조명했다.
지난해 12월 반려견 보호자 대상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데 이어 3월 15일(일) 건국대 학생회관 프라임홀에서 반려묘 보호자 대상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연자들은 고양이의 마음을 읽는 의사소통 노력을 강조했다. 몸짓과 소리로 내는 고양이의 의사소통을 세심히 살피고, 스트레스에 민감해지지 않을 수 있도록 생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20세 고양이가 늘어나는 노령화 시대,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의 중요성도 지목됐다.

‘불편함 신호 놓치지 마세요’ 반려묘의 의사표현 읽어야
덜 아프게, 덜 불편하게..생애주기별 건강관리로 삶의 질↑
스트레스 없는 핸들링? 민감도 낮추는 생활환경 조성이 먼저
이날 콘서트의 문을 연 캣앤캣고양이병원 김태협 원장은 “고양이는 말로 하지 않을 뿐 우리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한다”며 “고양이의 의사표현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장기간 무시하게 되면, 좌절한 고양이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행동뿐만 아니라 건강의 문제까지 보일 수 있다”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신체적 변화나 소리, 화학적 요소에 걸친 고양이와의 의사소통법을 소개했다.
특히 ‘불편함’을 드러내는 요소를 강조했다. 동공이 커지거나, 귀가 뒤로 눕거나, 꼬리를 탁탁 내려치는 등의 행동이 대표적이다. 고양이는 ‘그만하라’는 신호를 계속 보였는데 알아차리지 못한 채 계속 자극을 유지하면, 결국 고양이는 물거나 할퀼 수 있고, 보호자는 ‘갑자기 그런다’며 당황하거나 행동 문제까지 의심한다는 것이다.
고양이가 내는 소리도 다양하다. 기분이 좋을 때 내는 가르랑거리는 소리(purring)부터 일명 ‘하악질(hissing)’까지 소리의 양상과 맥락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고양이의 후각은 사람의 10배 정도로 발달해 있다. 냄새를 통해 영역과 안정감을 느끼는 고양이를 위해 강한 향을 내거나 급격한 변화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사를 하거나, 행동의학적 치료를 하고 있는 경우라면 페로몬 합성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김태협 원장은 “육묘는 부지런한 사랑”이라며 “고양이에게 애정을 가지고 부지런히 행동을 관찰할 수 있어야 우리도, 고양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N고양이병원 허라영 원장은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요령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허라영 원장은 “몇 년 전만 해도 15세면 굉장히 나이가 많다고들 했는데, 최근에는 18~20세 고양이를 만나는 게 드문 일이 아니게 됐다”면서 “고양이가 개보다는 동물병원에 덜 오긴 하지만, 최근에는 아프지 않아도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내원하시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동·진료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보호자 우려가 크다 보니, 동물병원이 고양이 친화적인 진료환경과 인력을 갖추는 것은 물론 내원 전 안정제 활용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 원장은 “이러한 노력이 지속되면서 ‘동물병원에 가도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잘 진료받을 수 있구나’ 하는 긍정적 경험을 확보하면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가능해진다”며 “그렇게 질병을 빠르게 확인하면 결과적으로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애주기별로 주목해야 할 다빈도 질환과 건강관리 주안점을 소개했다.
어린 고양이(kitten, 생후~1세)에서는 대부분 감염성 질환이 문제가 된다. 분변검사와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들에 대한 검사가 중요하다. 암컷 고양이의 경우 첫 발정 전에 중성화수술을 실시하면 추후 유선종양 발생률 저감을 기대할 수 있다.
허 원장은 “2~3주령에서 시작해 9~10주령까지 사회화가 진행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각종 생활 소음이나 어린아이와의 관계, 동물병원 내원, 빗질·발톱깎기·양치질·투약 등 평생 해야 하는 일들을 처음으로 경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천천히,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장년기를 지나 노령묘(10세 이상)가 되면 혈액검사, 엑스레이, 초음파 등 건강검진의 중요도가 커지고, 권장 간격도 6개월이나 최소 연 1회로 짧아진다. 고양이의 신체기능이나 움직임, 울음소리, 그루밍 양상이 변화하는 만큼 보다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허 원장은 “노령묘가 단 하나의 질환만 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2~3개 이상의 만성질병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질병을 빨리 확인해야 케어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덜 아프게, 덜 불편하게 해주는 것이 반려묘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VIP동물의료센터 김명철 원장은 반려묘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공존의 기술’을 전했다.
김명철 원장은 “고양이는 통제권과 예측 가능함을 잃을 때 스트레스 받는다”며 고양이가 보이는 스트레스 신호를 보호자가 잘 살피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스트레스 민감도를 낮추기 위한 ‘영역 안정감 만들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영역동물인 고양이가 자신의 영역 안에서 충분한 안정감을 느껴야 스트레스에 민감하지 않게 되어 편안한 핸들링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익숙한 냄새를 유지하기 위해 선호하는 담요나 가구는 함부로 바꾸지 않고, 화장실 모래를 교체할 때도 기존의 모래를 소량 섞어주는 것이 좋다.
수직 공간도 고양이가 잘 찾지 않는 집안 구석보다는 창가나 거실이 잘 조망되는 곳에 배치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고양이가 여차하면 숨을 수 있는 휴식공간은 평소에 잘 활용하지 않더라도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안심을 줄 수 있는 만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발톱깎기, 양치질, 동물병원 가기, 약 먹이기 등 스트레스가 우려되는 핸들링에는 단계적 접근법을 강조했다. 발을 만지는 것부터, 입 주변을 만지면서 잠깐 입을 벌리는 것부터 익숙해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보상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명철 원장은 “2주가 아니라 ‘2년 안에 성공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성공 확률이 더 높다”며 “고양이가 스트레스에 민감해지지 않도록 생활환경을 먼저 갖추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KABA·수봉연, 동물의료봉사 협력
이날 한국반려동물행동의학협회 토크콘서트에는 250여 명의 반려묘 보호자들이 운집했다.
반려견·반려묘 보호자 대상 토크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KABA는 수의사 대상 교육과 사회 공헌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날 전국수의과대학봉사동아리연합회(수봉연, 회장 김지예)와 업무협약을 맺고 상호 봉사활동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