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단체 `수급조절은 담합 아냐‥농식품부 미온적 대응 규탄`

가금업계 수급조절에 공정위 연이은 조사·과징금..26일 농식품부 청사 앞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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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업계를 중심으로 한 축산 생산자단체가 26일 폭염에 휩싸인 세종 농림축산식품부 청사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금 축산물 수급조절을 담합행위로 보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반발하면서, 수급조절 주무부처인 농식품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문정진 토종닭협회장은 “농식품부로부터 승인받고 결과까지 보고한 수급조절을 두고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축산물 수급조절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정당성을 농식품부가 공정위에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농축산연합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소속 농축산 생산단체가 참여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도 축단협 부회장 자격으로 자리했다.


수급조절인가 담합인가

이날 기자회견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부터 원종계, 삼계, 토종닭, 육계, 오리 등 가금산업 전반에 대한 조사를 이어오고 있다.

공정위는 2019년 원종계 수입량 감축에 합의한 혐의로 종계 판매 사업자 4곳을 대상으로 3억 2,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삼계 신선육 판매가와 출고량을 합의한 혐의로 관련 기업 7개사에 1천억원대의 과징금 부과도 앞두고 있다.

수입·생산량을 제한하거나 가격이 내려가지 않도록 사업자 간에 합의하는 것은 경쟁을 저해하는 불법 담합이라는 것이다.

반면 가금생산자 단체는 축산물의 수급조절을 일반 공산품의 담합처럼 바라봐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적정 출하일령이 정해져 있는 가축(육계·오리·토종닭)은 시장상황에 따라 축산물(가금육) 생산시점을 조절하기 어렵다. 살아 있는 가축의 성장을 잠시 멈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기르고 있던 가축은 가격이 안 좋아도 때가 되면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게다가 냉장육 등 축산물의 보관기간은 일반 공산품에 비해 짧다. 공급이 많은데 당장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폭락에 더 취약하다.

이은만 한국농축산연합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축산물은 질병, 자연재해, 소비 기호 등 영향 요인이 많고 보관기간도 짧아 정부의 수급안정 정책이 필수적”이라며 “때문에 헌법에서도 농산물의 수급균형을 통한 농어민의 보호를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축산업계나 농장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타격에 문을 닫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 공산품과 달리 축산물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국내 자급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전제 하에서다.


고공행진 계란값도 수급 불균형 때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 번 벌어진 수급 불균형은 쉽게 조정할 수 없다는 점도 거론됐다.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계란값이 지목됐다.

이홍재 양계협회장은 “지난 겨울 산란계의 25%가 살처분되면서 계란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살처분 정책이 미칠 수급 영향을 경고했지만 정부는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특란 한 판의 가격은 지난 2월부터 7천원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천원대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올랐다.

살처분 피해농가가 산란계를 재입식하기 위한 수요가 몰리면서 병아리값이 폭등했다. 살처분보상금만으로는 기존의 사육규모의 절반도 회복하기 어렵다는 피해농가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게다가 병아리를 입식한다고 당장 계란이 생산되는 것도 아니다 보니, 수급 불균형을 빠른 시일 내에 해소하기도 어렵다.

문정진 토종닭협회장은 “수급조절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최근 계란값이 입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생산자단체 ‘수급조절, 농식품부에 따라 실시했는데..’

공정위는 2019년 종계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정부의 적법한 생산 조정 명령에 근거하지 않고, 사업자 간 생산량 조정 담합을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축산계열화사업법에 따라 농식품부가 공정위와의 협의를 거쳐 생산 조정·출하 조절을 명령할 수 있지만, 이에 따르지 않고 생산자나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담합 행위를 벌여선 안 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축산 생산자단체들은 농식품부의 지도·승인 하에 수급조절이 시행됐다고 반박했다.

문정진 회장은 “농식품부와 전화로도, 만나서도, 문서로도 협의했다. 수급조절 끝나면 결과까지 보고했다”며 “정부에게 승인받은 수급조절을 두고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홍재 회장도 “농식품부가 주관한 협의를 거쳐 수급조절을 시행했다. 공정위와의 협의는 농식품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날 생산자단체는 농식품부에 그간 진행해 온 축산 수급조절의 정당성을 밝히고 공정위 조사에 적극 대응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농축산물 수급조절을 불법 담합으로 보는 공정위 조사가 더 확대되지 않도록, 농식품부 직원의 수급조절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산단체 `수급조절은 담합 아냐‥농식품부 미온적 대응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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