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가 사람에게 SFTS 전파? 가능성 낮지만 잠재적 위험 인지해야

길고양이에 대한 막연한 혐오 가질 필요 없지만 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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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40대 여성 A씨가 SFTS에 감염되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가 확진 나흘 전 길고양이를 쓰다듬었다고 진술하며 길고양이가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A씨에게서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확인된 만큼 “길고양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혐오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양이에 의한 2차감염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대 수의대 채준석 교수팀은 지난해 발표한 논문을 통해 SFTS 고양이 환자의 유전자형을 밝히고 황달이 고양이 SFTS의 주요한 증상이 될 수 있음을 소개했다. 동시에 고양이→사람으로의 2차감염의 위험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은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13년에 첫 환자 발생 이후 지난해까지 10년간 1,679명이 감염되어 317명이 사망했다.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도 감염되는데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일선 동물병원 166곳에서 참진드기 노출로 인한 질환이 의심되는 개·고양이 560마리(개 448마리, 고양이 112마리)의 검체를 정밀검사 한 결과 개에서 3.1%(14마리), 고양이에서 5.4%(6마리) 항원 양성이 나왔다. 항체양성률은 각각 19.3%(개), 4.8%(고양이)였다(반려견 SFTS 감염 조사해보니‥도심에서도 감염됐다).

일본에서 고양이→사람으로의 2차감염 여러 차례 확인…특히 수의사 주의 필요

지난해 질병관리청 시범사업에서 2건의 2차감염 의심사례 확인

일본에서는 2013년부터 6년간 반려동물 보호자와 수의사 총 16명이 동물을 통해 SFTS에 2차 감염됐고, 이 중 2명이 사망했다.

매개 동물이 고양이인 경우도 있었다. 고양이로부터 수의사가 2차 감염된 사례가 몇 차례 나온 것이다.

SFTS 고양이 환자 3마리를 진료하고 SFTS에 감염된 남성 수의사 사례와 SFTS에 감염된 고양이를 진료하고 수의사 및 수의테크니션이 SFTS에 걸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후자의 경우, 44세 여성 수의사와 20세 여성 수의테크니션이 SFTS에 감염된 고양이를 진료한 뒤 각각 SFTS에 걸린 경우였다. 두 사람 모두 진드기에 물린 적이 없고, 고양이에게 물리거나 긁힌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고양이의 혈액, 기타 체액 또는 비말전파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됐다. 두 사람은 진료할 때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고글은 착용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반려동물→사람으로의 2차감염 의심사례가 있다.

지난해 3월 3일부터 11월 30일까지 ‘SFTS 사람-동물 간 전파사례 감시체계 시범사업’을 운영했던 질병관리청이 총 73건(65마리)의 동물 양성사례와 2건의 2차감염 의심사례를 확인한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수의사·동물보건사 등 동물병원 종사자, 반려동물 보호자를 SFTS 2차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올해 사업을 더욱 확대했다.

또한, 서울 시내 동물병원에서 진드기에 물린 반려동물 환자를 치료한 수의사가 SFTS로 치료받은 비공식 사례도 있다.

서울대 수의대 채준석 교수팀은 우리나라에서 진드기에 노출된 이력이 있고, 관련 임상증상을 보인 고양이 22마리를 조사한 적이 있다. 당시 4마리 고양이에서 SFTS가 확인(서울, 경기, 청주, 천안)됐다. 채 교수팀은 이 연구를 통해 B-1, D, F 유전자형의 SFTS 고양이 감염을 국내 처음으로 보고했고, ‘황달’이 고양이 SFTS의 중요한 임상증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서 고양이→사람으로의 SFTS 바이러스 전파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고양이에서 사람으로의 전파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는 감염된 고양이에서 사람으로의 SFTS 바이러스 전파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2차감염 사례가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SFTS 감염 고양이의 체액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는 공중보건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반려동물 보호자와 수의사는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결과(Confirmed cases of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in companion cats with a history of tick exposure in the Republic of Korea)는 지난해 9월 대한수의학회 국제학술지 JVS에 게재됐다.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SFTS 전파? 가능성 낮지만 잠재적 위험 인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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