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터지는 살모넬라 식중독, 닭·달걀 관리체계 강화해야

이영주 경북대 교수 ‘원종계·종계부터 달걀까지 검사 체계 개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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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살모넬라 식중독을 두고 국내 가금 살모넬라 관리체계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진국과 달리 종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데다, 달걀 검사수량이 적어 양성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북대 수의대 이영주 교수(사진)는 3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축질병 방역정책 국회토론회에서 ‘국가 살모넬라 관리체계 구축’을 주제로 발제에 나서 이 같이 지적했다.

달걀지단에 살모넬라균이? 2010년 이후 살모넬라 식중독 282건

원종계·종계 모니터링·산란계 달걀검사 미흡 지적

사람과 가축 모두에 감염되는 살모넬라균은 식중독의 주요 원인균으로 꼽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내에서 282건의 살모넬라 식중독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경남 김해의 한 냉면집, 제주 분식집 등에서 식중독이 발발했다. 달걀지단이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영주 교수는 “살모넬라 종류에 따라 난각만 오염되기도 하고, 난황까지 오염된 경우도 있다”며 “종계·원종계까지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목했다.

미국이나 EU 등에서는 원종계·종계의 살모넬라균을 모니터링하고 양성 계군에는 종란 제거 등의 방역조치를 벌이는데 반해, 국내에서는 이렇다할 관리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산란계 농장에서는 달걀만 검사하는데다 그 마저도 검체 숫자는 달걀 20개에 그친다. 농장 환경에 살모넬라균이 있는지도 조사하는 선진국과는 다른 점이다.

이영주 교수는 “(산란계 농장 규모가) 1만수든 10만수든 80만수든 달걀은 20개만 검사한다. 여기서 살모넬라균이 안 나오면 깨끗한 농장이 된다”고 꼬집었다.

환경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달걀 4천개를 검사하는 미국이나, 환경검사에서 일정 비율 이상 양성이면 계란 폐기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EU에 비해 미흡하다는 것이다.

2022년 식약처 연구사업을 통해 산란계 농장 60곳을 대상으로 달걀 검사 개수에 따른 살모넬라 분리율을 조사한 결과 그 차이가 드러났다.

농장 단계 달걀의 난각에서 살모넬라 분리율을 조사한 결과 20개 검사 시 1.7%에 그쳤지만, 검체를 280개로 늘리자 23.3%로 증가했다.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나 닭고기가 되는 육계가 살모넬라에 감염되면 축산물로도 살모넬라가 이어질 수 있다. 산란계나 육계를 생산하는 종계, 원종계로도 거슬러 올라가는 관리가 필요하다.

이영주 교수는 “살모넬라에 대한 정책을 제대로 수립하려면 종계·원종계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산란계 농장에 실시하는 달걀검사의 검체수를 늘리거나, 선진국처럼 환경검사를 병행하는 등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송창선 건국대 교수는 “중요한 인수공통전염병임에도 한국은 선진국들 중에 살모넬라를 가장 관리하지 못하는 나라”라며 “살모넬라에 감염된 달걀·닭고기를 구분하지 못하고 가격조차 같은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매년 터지는 살모넬라 식중독, 닭·달걀 관리체계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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