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절반의 성과‥2025년까지 2차 대책

처방대상 항생제 지정 늘었지만 중요 항생제 사용량 증가..실질적 사용관리·판매량 추적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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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8일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발표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된 1차 관리대책은 축산 분야에서 절반의 성과를 거뒀다. 항생제의 수의사 처방대상 지정은 크게 증가했지만, 사람에서 중요한 ‘최우선 중요 항생제’의 축산분야 사용량은 오히려 늘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2차 관리대책에서는 동물용 항생제 판매량·처방을 보다 정확히 모니터링하고 원헬스 기반 내성 감시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 축산 항생제 사용량 일본의 2.4배, 덴마크의 6.7배

3·4세대 세파 등 최우선 중요 항생제 사용량 증가 추세

수의사 면허대여·불법 처방전에 점점 센 약 찾는 풍조는 통제 불능

보건당국은 국내 항생제 사용량이 해외에 비해 많다는 점을 지목했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사용량이 많을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다.

2019년 기준 국내 인체 항생제 사용량은 터키, 그리스에 이어 OECD 가입국 중 3번째로 높았다.

축수산(비인체) 분야의 항생제 사용량도 비교적 많았다. 축산물생산량을 반영한 가축보정단위(PCU, Population Correction Unit) 당 항생제 사용량은 한국이 188mg에 달한다. 일본(78), 덴마크(28)에 비해 훨씬 높다.

배합사료 항생제 첨가가 금지된 이후 연간 동물용 항생제 총판매량은 대체로 900~1,000톤 사이를 유지했지만, ‘최우선 중요 항생제’의 사용량이 증가 추세인 것이 문제다.

최우선 중요 항생제는 3·4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플로르퀴놀론계, 콜리스틴 등 사람에서 심각한 질병이나 다른 항생제가 잘 듣지 않은 경우 사용하는 제제다.

특히 동물에서 3·4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 사용량(세프티오퍼)은 2016년 8.6톤에서 2020년 12.7톤으로 50%가량 증가했다.

그러다 보니 내성문제도 더 심각해졌다. 항생제가 많이 쓰이는 돼지와 닭에서 선진국에 비해 높은 내성률을 보였다.

국내 닭 대장균의 제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내성률은 13.2%로 일본(4.6%), 덴마크(0.6%)에 비해 높았다. 플로르퀴놀론계의 내성률(78.3%)도 일본(16.7%), 덴마크(1.9%)보다 훨씬 심각하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수의계는 점점 더 센 약만 찾게 만드는 축산 환경을 지목한다.

대한수의사회 농장동물진료권쟁취특위 최종영 위원장은 지난 3월 첫 특위 회의에서 강한 약을 찾는 풍조가 통제 불능이라는 점을 지목했다.

최우선 중요 항생제는 이미 수 년째 수의사 처방에 따라서만 사용하도록 지정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농가가 마음대로 주문해서 쓰고 있다는 얘기다.

동물약품 판매업체와 결탁한 면허대여 수의사의 명의로 불법 처방전이 발행되고, 진료없이 쓰는 약이 효과가 없으면 곤란하니 가장 센 약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처방대상 항생제 지정은 목표 초과달성

판매량 관리체계 개선, 주요 항생제 사용제한, 검본 항생제 사용연구실 신설 등 목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된 1차 관리대책의 성과도 있다.

2016년 20개 성분에 불과하던 수의사 처방대상 동물용 항생제는 79종 전(全)성분으로 확대됐다. 당초 2020년 목표로 설정했던 40종을 초과 달성한 셈이다.

내성 모니터링 체계에서도 생산·유통단계 축산물 항생제 내성 검사를 확대하고 반려동물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도 추가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할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에서는 축산 분야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위해 ▲동물용 항생제 판매량 관리체계 구축 ▲축산용 항생제 사용제한 ▲항생제 사용지침 개발·보급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보건당국은 “정확한 축·수산 분야 항생제 사용량 집계를 인력·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동물용의약품 제조·수입업체의 항생제 판매실적 보고 정확도를 높이고, 수의사 전자처방시스템(Evet)을 활용해 처방을 모니터링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항생제 일부는 아예 축산에서의 사용을 제한하여 내성률 감소를 꾀한다.

닭에서 엔로플록사신은 이미 이달부터 국내 제조·수입이 금지되어 수출만 가능하다. 이와 함께 가금 사용 플로르퀴놀론 제제의 제조·수입 금지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농축수산물 및 환경 분야 항생제 내성 모니터링 감시체계를 확대하고 보건·농림·환경 부처가 협력하는 원헬스 감시·운영체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보건당국은 “사람, 동물, 환경의 건강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라며 “인체·비인체 항생제 내성균 감시정보 공유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가축 및 반려동물에서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 연구도 추진한다. 2023년까지 반려동물 항생제 처방 가이드라인 및 반려동물 이해관계자 대상 교육·홍보 콘텐츠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매년 식약처·농식품부 합동으로 발간하는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 보고서에 소·돼지·닭·오리 뿐만 아니라 개·고양이의 내성 현황도 담을 예정이다.

항생제 판매량 조사, 적정사용 기준 설정 등을 추진할 정부 조직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가칭) 항생제 사용연구실을 신설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축산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절반의 성과‥2025년까지 2차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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