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약품협회, 中수약협회와 MOU‥중국시장 공략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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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동물용의약품이 중국 진출의 첫 걸음을 뗐다. 양국의 동물약품업계를 대표하는 민간협회가 상호협력을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곽형근 한국동물약품협회장과 차이쉐펑 중국수약협회장은 23일 중국 베이징 크라운플라자 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MOU를 체결했다.

22일 상호협력에 합의한 차이쉐펑 중국수약협회장(왼쪽)과 곽형근 한국동물약품협회장(오른쪽)
22일 상호협력에 합의한 차이쉐펑 중국수약협회장(왼쪽)과 곽형근 한국동물약품협회장(오른쪽)

꽉 닫힌 중국시장 문..민관협력 물꼬 터야

국내 동물용의약품 업계는 수출형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중동, CIS, 중남미 등 전세계 108개국으로 연간 2억7천만불의 약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정작 가까우면서도 거대한 시장인 중국시장의 문은 닫혀 있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 최대의 축산규모를 갖춘 중국은 매력적인 동물약품 시장이다. 조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1천억원 위안 내외로 추정된다.

차이쉐펑 회장은 이날 “2017년 중국의 동물용의약품 시장은 460억 위안(약 7조6천억원)으로, 동물백신만 131억 위안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KOTRA는 지난 2015년 중국 현지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2012년 기준 중국 동물약품 시장이 제조·수입을 합쳐 1,600억 위안 규모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국산 동물약품은 좀처럼 중국시장을 뚫지 못하고 있다. 품목허가를 받기 어렵다 보니 생균제 등 보조제 수출로 대신하거나, 아예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곽형근 회장은 “중국과 한국의 동물약품 교류의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원료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수입되고 국내에서 허가 받은 중국산 동물약품은 200종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국산 동물약품 중 중국 판매가 허가된 제품은 1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산 동물약품 상당수가 이미 중국 축산업계에서 쓰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가 직접 공급할 순 없지만, 국내에 유통된 약품이 보따리상을 통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것.

차이쉐펑 회장은 “한국의 동물약품 중 일부는 이미 여러가지 루트로 중국시장에 진출해있다”고 말했다. 곽형근 회장도 “이미 한국 동물약품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은 중국업계에도 알려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중국수약협회와 한국동물약품협회 집행부 대표단이 자리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중국수약협회와 한국동물약품협회 집행부 대표단이 자리했다

中당국 품목허가 열쇠 찾을까..중국도 백신 진출에 관심

이처럼 스며들고 있는 국산 동물약품의 중국 진출을 본격화하려면 민·관 상호교류 확대가 우선 조건이다.

동물약품협회는 올해 2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주중한국대사관 백용천 경제공사와 최정록 농무관, 수약협회를 방문해 협력의사를 타진했다. 백용천 경제공사와 최정록 농무관은 이날도 MOU 체결식장을 찾아 교류확대에 힘을 보탰다.

그에 따라 성사된 이날 MOU를 통해 민간 차원의 협력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동물약품 산업의 품질관리와 관련 제도, 교육 등의 정보를 상호 공유한다.

곽형근 회장은 “수약협회는 중국 동물약품 관리기관인 중국수의약품감찰소와 긴밀히 협조하는 단체”라며 상호협력에 기대감을 보였다. 차이쉐펑 회장부터가 올해 2월까지 수의약품감찰소장을 역임한 핵심 관계자다.

곽 회장은 “올해 안으로 수약협회 측의 방한을 추진해 중국 동물약품 관리제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 측에서도 동물약품 업계의 교류확대에 관심을 보였다.

중국 구제역 대응의 핵심인 란저우 연구소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차이쉐펑 회장은 “구제역, AI 등 주요 동물전염병에 대한 중국의 백신제조기술은 세계수준에 도달했다고 자부한다”며 “한중이 이들 질병 대응에 연결고리가 있는 만큼, 양국의 관련 연구와 제품들이 서로에게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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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간 교류로 틈 만들어야

민간 차원의 교류 확대를 토대로 양국 정부기관 사이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에서 김영록 농식품부장관과 한창푸 중국 농업부 장관이 동물 위생·검역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지만, 그에 따른 실무차원의 협력이 구체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곽형근 회장은 “한국 검역본부와 중국 수의약품감찰소가, 한국 농식품부 방역정책국과 중국 농업부 수의국이 각각 교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민간업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앞장서 만들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동물약품협회, 中수약협회와 MOU‥중국시장 공략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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