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곤충단백질과 반려동물 그리고 사람―조우재

등록 : 2018.04.05 15:26:22   수정 : 2018.04.05 15:28:52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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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전쟁 이후에 항상 따라다니는 고통이 있습니다. 바로 의식주 문제입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큰 것은 먹는 문제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지 한참 지났지만, 지구 한쪽에서는 남은 음식물 처리로 힘들어하고 반대쪽에서는 먹을 음식이 없어 사람이 죽거나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2017년 지구촌 51개 나라에서 1억 2천400만 명이 식량부족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매년 생산량은 늘어나는 데 식량부족을 겪는 인구수 역시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 공급과 수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펫푸드(Pet Food, 반려동물 사료)시장의 성장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사람과 반려동물이 음식 원료를 두고 경쟁하는 것이죠.

단백질을 놓고 반려동물과 경쟁하는 사람

1kg 생산을 위해 더 많은 사료를 먹여야 하는 축산단백질

사람과 동물은 주로 단백질원과 탄수화물원을 두고 경쟁합니다. 식품용 닭고기, 양고기, 옥수수, 쌀 등은 사람의 음식뿐만 아니라 펫푸드의 원료로도 사용되고 있고, 최근 Food grade의 원료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의해 펫산업이 발달할수록 원료에 대한 경쟁 또한 심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해조류, 미생물 단백질 등 ‘대체 단백질’ 연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곤충은 동물성단백질에서의 사람과 반려동물의 경쟁을 피할 수 있으며,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대체재로 여겨집니다.

고기 1kg을 만드는데 필요한 사료량을 사료요구량(FCR, Feed Conversion Rate)라고 하는데, 사양관리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닭의 경우 1.5kg, 돼지는 3.5kg, 소는 7kg 이상입니다. 즉, 닭은 1,5kg의 사료를 먹어야 닭고기 1kg을 얻을 수 있고, 소는 7kg의 사료를 먹여야 소고기 1kg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이런 FCR차이는 닭고기가 소고기보다 싼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축산단백질과 다르게 곤충은 사료요구량이 낮으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외의 장점도 많죠. 그러나 아직까지 식용곤충에 대한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영화 ‘설국열차’를 보면 사람들이 거무튀튀한 양갱으로 영양을 보충(?)하는 장면이 나오죠? 영화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영화 속 양갱의 원료 역시 곤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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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의 단백질 양갱(?)

새로운 단백질원 ‘곤충’

성장하는 곤충 시장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곤충 단백질에 관한 연구는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람 음식은 물론, 의료용 식단, 약의 원료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고 있으며, 곤충 단백질을 사용한 반려동물용 간식, 영양제 등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세계곤충산업은 새로운 단백질원이라는 측면과 기존의 동물성단백질이 가지고 있지 않은 특성 때문에 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곤충 시장의 규모는 2015년 1조원에서 2017년 1조 2000억 그리고 2020년에는 1조 8000억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학습 목적이나, 애완곤충이 널리 알려졌지만, 곤충은 ▲천적 곤충 ▲화분매개 곤충 ▲식용 약용곤충 ▲사료용 곤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곤충이 보이도록 넣은 비스킷이나 사람용 음식도 출시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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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식용곤충의 요리법을 설명하는 해외 책자

그렇다면 곤충 단백질과 수의학은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이든 사람이든 ‘뭔가 얻는 것이 있어야’ 단백질원의 교체도 의미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이점이 있거나 효율적인 생산 혹은 기타의 부수적인 이점이 있어야 하죠.

우선 국내환경에서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곤충은 일반 동물단백질보다 비쌉니다. 그냥 비싼 것도 아니라 매우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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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펫푸드의 원료로 사용하기에는 많이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곤충 가격이 비싼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대규모 생산기지가 없고 설비나 기술의 표준화가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향후 5년 이내에 우리나라에서도 대규모 생산과 곤충 사양기술의 표준화가 이루어진다면 곤충으로 펫푸드를 만드는 것이 더 쉬워질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곤충 단백질의 경제적 이점은 현재 없지만, 다른 단백질에 비해 다음과 같이 차별점과 강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1. 높은 단백질 함유량

아래 표에서 보듯 곤충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서 높은 단백질을 원하는 펫푸드 레시피에 적합하며, 영양학적으로 고품질의 단백질입니다. 귀뚜라미의 경우 100g당 65g의 단백질을 함유하지만, 닭고기나 돼지고기는 100g당 각각 23g, 20g의 ‘낮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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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성 단백질류와 곤충군의 100g당 단백질 함량 (출처: Mail Online Food&Drink)

2. 곤충 단백질의 풍부한 아미노산 Profile

곤충 단백질은 일반적으로 동물성 단백질보다 아미노산 프로파일이 뛰어나기 때문에 성장기, 노령기 또는 특수목적의 처방식 사료의 단백질원료에 적합할 수 있습니다.

아래 곤충별로 조사한 표를 보면, 주로 고양이에게 훨씬 더 적합한 Amino acid score를 보여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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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jns. 2014.23, Protein quality of insects as potential ingredient for dog and cat

3. 식이 알러지에서의 noble protein의 역할

현재 펫푸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백질원료는 닭, 오리, 양고기, 소고기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초반 BSE(광우병)이슈로 유럽과 북미에서의 반추동물 동물성 단백질 수입이 전면금지 되어, 어린 강아지(puppy)와 어린 고양이(kitten) 시기에 접한 펫푸드의 단백질원이 대부분 닭과 오리입니다.

최근에는 단백질로 인한 식이알러지 증상으로 내원하는 반려동물을 위해 다양한 식이알러지 저감 ‘처방식’ 사료가 선보이고 있는데요, 식이 알러지 처방식은 ▲분자량이 작은 가수분해 단백질 사용 ▲과거에 접한 적 없는 단백질 중 문제가 되지 않는 단백질(Noble Protein) 사용 등 2가지 방법으로 만들어집니다.

곤충 단백질은 어린 강아지와 어린 고양이 시기에 노출되지 않은 단백질이기 때문에 식이알러지를 케어하는 식단에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단백질 원료가 됩니다.

4. 친환경과 효율성

곤충 단백질은 축산원료 단백질보다 생산속도가 빠르고, 생산하는데 필요한 면적이 적을 뿐 아니라 물소비량도 적습니다. 또한 단위 무게당 배출하는 유해물질(Co2, 메탄 등)도 적죠. 곤충단백질 중 귀뚜라미 단백질이 소고기 단백질보다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라는 근거를 많은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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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단백질과 축산단백질의 비교 (출처:www.hopperatx.com)

세계곤충산업은 이제 설국열차의 상상력을 능가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사람 음식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먹거리에도 깊이 관여될 것입니다.

아직은 “어떻게 곤충을 먹을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5년, 10년 후에는 특별 영양식이나 대체 단백질, 의료용 영양제로 우리의 삶 속에 곤충단백질이 직간접적으로 많이 노출될 것 같습니다.

과거, 고양이에 대한 이미지가 검은 고양이, 도둑고양이 등 부정적인 이미지였지만, 지금 어린이들에게는 귀엽고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뀌었습니다.

마찬가지로, 10세 이하의 어린아이들에게 곤충 ‘밀웜(한국어:고소애, 갈색거러지)’은 어린이집이나 키즈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바 캐릭터로 긍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걸 보면 곤충과자, 곤충 쿠키가 편의점에서 흔하게 팔리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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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거저리(고소애)와 라바 캐릭터

수의영양학에서는 앞으로 5년 이내에 곤충 단백질을 이용한 처방식이 나올 것이며, 고양이 사료에서 주단백질원도 점차 대체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개와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간질환 개선, 성장발달, 피부질환 개선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곤충사육환경의 표준화, 생산성 향상에 대한 연구와 투자까지 진행되어 가격경쟁력을 갖춘다면, 곤충산업이 국가경쟁력을 이끄는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서 곤충산업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꾸준한 투자와 연구가 진행된다면 우리 농촌에서 다양한 친환경 곤충 생산농장을 쉽게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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