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인물사전 12] 미국개척사를 써간 재미한인수의사회장 `김상남 수의사`

등록 : 2018.03.14 18:10:42   수정 : 2018.03.15 10:17:56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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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인물사전 12. 김상남(金相男, 1930~2015).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1년 동안 미국연수,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 수의학과 조교수, 워너램버트-파크데이비스 제약연구소 부소장, ECFVG 그룹스터디 시작, 재미한인수의사회의 제2대 회장

본관은 김해(金海)이며 1930년 1월 20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7가에서 태어났다. 서울공립공업학교(6년제)를 마치고(1942. 4.~1948. 6.)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 수의학부(1948. 9.~1952. 3.)를 졸업하였고 이어서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 과정에 진학하였다. 이 무렵 영어 실력이 월등하여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도 활동하였다.

필자가 수의학 교육 수업 연한 연장(6년제)을 설명하기 위하여 당시 대학교육심의위원회 위원이었던 포항공대 장수영 총장을 방문하였을 때, 필자가 인사를 하면서 건넨 명함을 보고 총장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그러면 김상남 교수를 아시오? 내가 그분한테 영어를 배웠는데.”라고 말했다. 기나긴 세월이 지나도 기억될 정도의 인상적인 영어 선생님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수의과대학이 피란지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온 것이 1953년 8월이었으니 그가 영어 교사를 한 것은 전쟁 중의 호구지책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는 1955년 10일 1일 춘천농과대학(현 강원대학교) 축산학과 전임강사로 임용되어 대학 전임 교수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1956년 4월 모교인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으로 옮겨 수의조직학과 발생학을 담당하였으며, 이른바 ‘미네소타 프로젝트(Seoul National University and University of Minnesota International Cooperation Administration Project)’를 통해 1년 동안(1958. 8.~1959. 8.)의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여 수의조직학 연구와 교수에 더욱 매진하였다.

짧은 연수 기간이었지만 귀국할 때 전공 서적, 강의 노트, 조직 표본과 사진, 환등용 슬라이드 등 많은 강의 보조 자료를 준비하여 왔기에 수의조직학 및 발생학 교육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이른바 조직 슬라이드를 통하여 치르는 ‘땡’ 시험도 이 무렵부터 적용되었다.

또한 1960년 6월 30일부터 1961년 7월 1일까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 방문교수로 입국한 미네소타대학교 수의과대학 존 아널드(John Phillip Arnold) 교수의 수의외과학 강의에 통역으로 참여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하였다.

그는 1964년 8월 다시 미네소타대학교로 건너가 박사 과정을 이수하였다. 학위 취득 후 일시 귀국하였다가 연구 차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는 1967년 8월 30일에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코네티컷대학교 수의학과 조교수로 봉직했으며, 미시간 주에 있는 워너램버트/파크데이비스(Warner-Lambert/Park Davis) 제약회사의 연구소로 옮겨 연구관, 부소장 등을 역임하면서 정년퇴임하기 전까지 많은 연구 업적을 남겼다.

1960년대까지는 해외, 특히 머나먼 미국 땅은 선택받은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곳으로 여겨졌을 뿐만 아니라, 여권조차 만들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수의 분야의 선각자들은 미국 땅에서 박사 학위(PhD)보다 수의사(DVM)가 더 실익이 있다고 실감하여 ‘외국 수의대 졸업생 교육 위원회(ECFVG)’ 시험을 대비한 그룹스터디를 시작하고 정보를 교환하면서 이른바 ‘서부개척사’가 아닌 ‘미국개척사’를 써나갔다.

1972년 재미한인수의사회가 태동하여 초대 회장 조병률 교수, 총무 이일화 원장을 중심으로 임원진이 구성되었다. 25주년 기념회지(1997)에는 “선배님들이 넘겨주신 수의 시험 문제집, 선배님들이 마련해 주신 일자리가 모두 선배님들의 고통과 수고하심으로 이루어졌구나.”라는 글이 실렸다. 김상남은 재미한인수의사회의 제2대 회장(1973. 7.~1976. 1.)을 역임하였다.

퇴임 후에는 애리조나 주를 거쳐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여생을 보내다 2015년 9월 28일 유명을 달리하였다. 글쓴이_양일석, 이준섭

*이 글은 한국 수의학 100여년 역사 속에서 수의학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들의 업적을 총망라한 ‘한국수의인물사전’에 담긴 내용입니다. 대한수의사회(회장 김옥경)와 한국수의사학연구회(회장 신광순)가 2017년 12월 펴낸 ‘한국수의인물사전’은 국내 인사 100여명과 외국 인사 8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양일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한 편찬위원들의 허락을 받고, 한국수의인물사전의 인물들을 한 명 씩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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