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박희명 교수팀, 반려견 폐동맥판막협착증 풍선판막성형술 수술시간 `단축`

선천성 폐동맥 판막협착증, 수술 길어질수록 심장부담..25분만에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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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폐동맥판막협착증을 앓고 있던 '별이'(가명, 왼쪽)에 대해 풍선판막성형술을 실시한 박희명 교수팀(오른쪽)
선천성 폐동맥판막협착증을 앓고 있던 ‘별이'(가명, 왼쪽)에 대해
풍선판막성형술을 실시한 박희명 교수팀(오른쪽)

건국대학교 동물병원 수의내과학 박희명 교수팀이 “반려견 폐동맥판막협착증(Pulmonic stenosis)에 대한 중재 시술인 풍선판막성형술(balloon valvuloplasty)을 최단시간 내에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폐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 우심실에서 폐로 혈액을 내보내는 폐동맥에 있는 판막에 기형이 생겨 혈류에 방해가 생기는 질환이다. 반려견에서는 세번째로 흔한 선천성 심장질환이다.

심장에서 피가 제대로 나가지 못하는 상태가 방치되면 우심부전이 유발돼 실신이나 급사 등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천성 폐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단된 1년 2개월령 암컷 포메라니안 ‘별이(가명)’ 역시 이미 운동불내성, 헐떡임, 기절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우심실과 폐동맥 사이의 압력차(Pressure gradient)가 정상범위(30mmHg 이하)를 훨씬 넘긴 111mmHg를 기록했다.

내과적 치료만으로는 병세 악화를 막을 수 없는 상황. 중재적 시술을 통해 협착부를 교정하기 위해 건국대 동물병원으로 전원됐다.

박희명 교수팀이 시술한 풍선판막성형술은 좁아진 폐동맥협착부를 넓혀주는 교정법이다. 협착부위의 개선 정도에 따라 임상증상의 확연한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반려견의 풍선판막성형술은 목정맥을 통해 기구를 삽입해 우심방과 우심실을 거쳐 협착부에 접근한다. 그 과정에서 시술 기구가 심장벽을 건드리게 되고, 그로 인한 조기심실수축(ventricular premature complex)을 일으킬 수 있어 시술 부담이 큰 편이다.

박희명 교수팀은 “시술 부담이 큰 만큼 짧은 시간 안에 안전하게 완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술 시간을 단축할수록 마취 시간도 짧아지고 조기심실수축이 발생하는 횟수도 감소해 심장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별이'의 초음파 사진. 폐동맥 판막 전후로 혈류의 와류가 관찰된다.
‘별이’의 초음파 사진. 폐동맥 판막 전후로 혈류의 와류가 관찰된다.

폐동맥 판막 협착부(왼쪽 빨간 화살표)가 풍선으로 인해 완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오른쪽).
폐동맥 판막 협착부(왼쪽 빨간 화살표)가 풍선으로 인해 완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오른쪽).

12일 진행된 ‘별이’의 수술은 25분만에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2015년 박희명 교수팀이 국내에서 처음 중재적 시술을 시도했을 때보다도 절반 이상 수술시간을 단축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별이’는 당일 곧장 퇴원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우심실-폐동맥 압력차도 정상범위 내인 26mmHg로 완화됐다.

박희명 교수는 “대형견 위주인 해외와 달리 국내에 많은 소형견은 혈관과 심장이 작아 풍선카테터가 접근하기 어렵고, 심장벽을 건드려 부작용이 유발되는 것도 피하기 어렵다”면서 “위험이 높은 시술인 만큼 의료진의 팀워크와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승곤, 강민희 박사를 비롯한 진료진이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시술전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2015년부터 폐동맥판협착증, 동맥관개존증(PDA), 대동맥하협착증(SAS) 등 심장기형환자에 대한 중재적 시술 노하우를 쌓은 것도 주효했다.

박희명 교수는 “과거에 비해 선천성 심질환의 진단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중재적 시술의 필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며 “각종 선천성 질병으로 고통받는 반려동물과 보호자들을 위해 고난이도 교정술을 적극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사진 : 박희명 교수팀)

건국대 박희명 교수팀, 반려견 폐동맥판막협착증 풍선판막성형술 수술시간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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