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최초 동물보호단체 `한국동물보호협회`,동물학대 온상으로 전락

등록 : 2017.07.28 06:00:17   수정 : 2017.07.30 18:34:45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대구에 위치한 한국동물보호협회(KAPS)는 국내 최초의 동물보호단체로 여겨진다. 1982년 개인적으로 동물보호 운동을 처음 시작한 금선란 전 회장이 설립한 단체로 1991년 재단법인이 됐으며, 국내 최초의 동물보호법이 제정될 때 기여한 단체이기도 하다. 금선란 회장에 대해서는 “국내 최초의 동물보호활동가로 우리나라 동물보호 운동의 시초이자 뿌리 같은 분”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그런데 최근 한국동물보호협회가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데일리벳에서 단독보도 한다. 

KAPS logo

협회 회장(이사장) 바뀌면서 문제 본격화 

한국동물보호협회의 문제는 수 년 전부터 계속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현재처럼 심각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10월부터다. 

협회의 설립자인 금선란 전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협회를 운영할 수 없게 되자, 10여 년 전부터 협회와 인연이 있던 최 모 씨(41세)가 협회를 맡았다.

금선란 회장이 2013년 사임한 이후 금 회장의 딸이 협회를 2년 여 동안 운영하다가 2015년 10월 26일 자로 최 씨가 협회 회장이 된 것이다. 

재단법인의 회장이 된 최 씨는 재단 이사들을 자기 측근들로 채웠다. 최 씨를 제외한 총 8명의 이사 중 5명이 교체됐는데, 그 중 1명은 최 씨의 친동생, 2명은 최 씨의 친한 지인이었다.

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과정에서 정식 이사회는 열리지 않았으며, 이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서류에 도장을 찍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당시 대한동물약국협회 회장이었던 임 모 약사도 이사에 이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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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6일자로 취임한 최 씨. 대표 권한은 이사 중에서 최 씨에게만 있다.

최 씨의 독단적인 행동은 이 뿐 만이 아니었다.

한국동물보호협회는 지난 2007년 충북 보은에 2차 보호소를 건립했다. 좋은 시설로 보호소를 건립했지만 운영의 어려움으로 실제 보호소로 활용하지는 못했다.

그런데, 협회 회장이 된 최 씨가 지난해 10월 이사회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이곳의 전세계약을 체결해버렸다. 재산을 매각, 양도, 임대, 교환 또는 담보 등에 제공하자고 할 때 최소 1개월 전에 의사회 의결을 거쳐 주무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한 협회 정관을 위반한 행위였다.

최 씨는 또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당해 연도 결산서를 주무부장관에게 제출해야하는 정관을 어기고 2016년 회계내역을 이사회 결의 없이 단독으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학대받는 협회 동물들…늘어나는 고양이와 방치되는 개들 

한국동물보호협회 회장 최 씨는 협회를 맡기 전부터 개인적으로 60여 마리의 고양이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협회를 맡은 이후 키우던 60여 마리의 고양이를 대구의 22평 규모의 빌라로 데려왔다. 최 씨는 데려온 고양이들이 마치 협회 고양이인 것처럼 꾸며 협회 홈페이지에 빌라 사진을 찍어서 올려놓고 ‘제2 고양이보호소’라고 소개했다. 60여 마리 중 10여 마리는 기존 협회 고양이보호소(제1 고양이보호소)로 데려왔다. 

제2 고양이보호소로 등록된 빌라 내에는 강아지도 한 마리 보호 중인데, 발톱이 너무 자라서 살을 찌를 정도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개 사료가 아닌 고양이 사료를 먹고 있으며, 산책, 목욕, 심장사상충 예방, 중성화수술 등 기본적인 케어를 전혀 못 받고 고양이들 사이에서 자라고 있다.

고양이들 역시 적절한 관리를 받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불 켜둬야 고양이들이 잠 잘 잔다며 24시간 내내 불 켜놔

22평 공간에 수 십 마리의 고양이가 생활하다 보니 숨을 공간이나 편하게 쉴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심지어 최 씨는 “불을 켜둬야 고양이들이 잠을 잘 잔다”며 고양이보호소의 불을 24시간 켜둔다. 제1 고양이보호소, 제2 고양이보호소(빌라) 두 군데 모두 그렇게 하는데, 장시간 불을 켜놔서 형광등이 폭발한 사건이 발생한 후로 1보호소의 경우 낮에 몇 시간 불을 꺼두기도 한다.

고양이들이 24시간 내내 환한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물론, 입양 간 고양이들 중 일부가 새로운 집에서 밤에 불을 끄면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는 일까지 발생했다. 
 

최 씨가 협회를 맡을 때 49마리였던 고양이 개체수는 현재 100마리 이상으로 늘어났다. 기존 고양이 49마리 중 17마리는 협회가 이사를 한 이후 스트레스로 폐사했다. 

고양이보호소 내부는 사방이 철망으로 둘러져 있는데, 새끼 고양이들이 철망을 오르다가 떨어져 다리를 다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다리를 못 쓰게 된 새끼 고양이들이 생겨도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경우는 없다. 
 

개들의 상황은 고양이보다 더 열악하다.

보호소의 개들은 사실상 그냥 방치된다. 25평 정도 되는 개보호소는 모르는 사람이 보면 ‘깨끗한 환경에서 개들이 잘 관리 받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총 19마리의 개들을 보호 중인데 지난해 여름부터 1년이 넘도록 산책을 한 번도 하지 못했으며, 스트레스를 받아 정형행동을 보인다. 이불을 물어뜯는 행동을 보이는데, 산책을 통해 해결해주지 않고 개 껌만 던져준다는 것이 관계자의 증언이다.

한 반려견 훈련사는 이에 대해 “개들의 행동과 습성을 전혀 모른 채 사실상 개들을 그냥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에 잠시 개보호소를 방문하는 알바생이 퇴근하고 나면,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하루 종일 개들이 그대로 방치된다. 알바생조차 출근하지 않는 일요일에는 오전부터 밤까지 빛 한 번 보지 못한다.

최 씨는 매일 밤 1시간 정도 개보호소에 들르는 데 그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개들의 생활패턴도 일정하지 않다. 
  

시 보호소에서 구조할 수 있지만…

최 씨가 협회를 맡은 이후 고양이가 100마리 이상으로 크게 늘어난 부분에 대해 혹자는 “고양이를 유기동물로 받아주는 곳이 없으니 한국동물보호협회에서 그런 고양이들을 거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지자체 보호소에서 관리 가능한 개체도 최 씨가 직접 협회로 데려오는 경우가 많다. 해당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은 “최 씨가 고양이에 대한 개인적인 집착이 강한 것 같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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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년 6개월 전 고양이를 잃어버린 한 보호자는 고양이를 잃어버리자마자 시 보호소에 신고를 하고 전단지를 만들어 돌리는 등 적극적으로 자신의 고양이를 찾아 나섰으나 최 씨가 협회로 데려가는 바람에 고양이를 찾을 수 없었다.

만약 최 씨가 협회로 고양이를 데려오지 않았다면 1년 6개월 먼저 주인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경우였다.

대구시청 관계자 역시 온순한 고양이들은 대구시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구조 관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동물약국협회 총회 참석한 최 씨…예정보다 늦게 돌아와 20시간 이상 개들 굶겨 

지난해 11월에는 개들이 20시간 이상 밥을 못 먹고 방치되는 일이 있었다.

최 씨가 11월 26일(토) 서울에서 열린 대한동물약국협회 총회에 참석한 뒤 27일(일) 오전까지 대구로 돌아와서 개들의 밥을 챙겨주기로 되어있었으나, 실제 최 씨가 협회에 돌아온 것은 27일 오후 8시 경이었다.

결국, 개들은 전날 밤 11시에 직원이 챙겨준 밥을 마지막으로, 27일 밤 8시까지 20시간 넘게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방치됐다. 본인이 저녁 늦게 도착할거라면 직원에게 “개들 사료를 좀 챙겨 달라”고 부탁할 수 있었지만 최 씨는 그러지 않았다. 최 씨가 개들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잘 보여주는 일화다.

최 씨는 당시 동물약국협회 총회에서 동물약국협회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

 

개들에게 무섭게 대하는 최 씨…최 씨 눈치 보는 개들 

최 씨는 “개 짖는 소리가 싫다”며 개보호소에 사람이 들어갈 때 개들이 반가워서 짖는 소리에도 밀대로 벽이나 바닥을 쾅쾅 치면서 욕설을 내뱉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개들은 최 씨에게 공포를 느끼고, 최 씨가 개보호소에 들어갈 때면 짖기는커녕 미동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일부 개체는 대소변까지 참을 정도로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오히려 최 씨는 개들이 자신 앞에서 얌전해지고 조용해지는 것에 대해, 자신이 개를 잘 다룬다고 주변에 얘기한다.

 

최 씨의 미움을 받아 결국 다른 곳으로 보내진 푸들 ‘수리’ 

한국동물보호협회에서 보호받던 푸들 ‘수리’는 파양되고 한 동안 문제행동을 보였던 개체였지만, 보호소에서 점차 상황이 좋아지는 중이었다. 수리는 다른 개들과 달리 고양이보호소에서 보호 받았는데, 수리가 특히 싫어하는 최 씨의 행동이 있었다. 

바로 최 씨가 보호 중인 고양이에게 주사를 놓는 행동이었다. 

최 씨는 보호소에 있는 고양이들에게 ‘자가진료’라는 명분으로 직접 주사를 놨는데, 잡히지 않기 위해 도망치는 고양이들을 억지로 잡아 강압적으로 주사를 놓다보니, 이 행동을 할 때 특히 수리가 최 씨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수리를 향해 최 씨도 소리를 질렀고, 점차 둘 사이는 악화됐다. 

심지어 최 씨는 청소기 소리를 듣고 짖는 수리에게 “기분 나쁘다”며 청소기를 집어던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가했고, 수리를 다른 곳에 보내라고 직원에게 지시했다. “다른 곳에 보내지 않으면 뜬 장을 사서 거기서 키우겠다”는 최 씨의 협박에 직원은 수리의 입양처를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수리는 올해 4월 한 회원의 집으로 보내져 현재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최 씨는 “내가 싫어서 개를 다른 곳에 보냈다고 하지마라. 그러면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볼 지도 모른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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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자가진료…죽어나가는 동물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 씨는 보호소에 있는 동물들, 특히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온갖 자가진료를 시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성화수술 등 중요한 처치가 필요할 때는 동물병원을 방문하지만, 백신접종, 항생제 주사, 수액처치 등은 본인이 직접 한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한국동물보호협회가 구입한 주사기와 나비바늘은 무려 9,450개에 이른다. 

비전문가에 의해 행해지는 진료행위인 만큼 피해는 고스란히 동물들이 입었다. 몇 가지 실제 사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복수 차는 샴 고양이, 1달 넘게 병원 안 데려가고 자가진료…결국 폐사 

보호 중인 한 샴 고양이의 배에서 복수가 차기 시작했다. 복수가 차기 시작한 지 1달이 넘었지만, 동물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채 본인이 직접 피하수액을 놓고 항생제 주사까지 놨다.

결국 고양이는 폐사하고 말았는데, 폐사한 날도 최 씨가 직접 주사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가 항생제 주사를 놓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고양이는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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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최 씨가 피하수액을 놓고 있는 장면

설사하는 고양이에게 메트로니다졸 투약…황달 발생하자 그제야 동물병원 방문 

보호소에 있던 고양이 2마리가 설사 증상을 보이자 최 씨는 고양이를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그 중 한 마리에서 원충이 확인됐고 동물병원에서 약을 처방해줬다. 동물병원에서 돌아온 최 씨는 곧바로 누군가에게 연락을 했다. 협회 이사로 등재된 전 동물약국협회 회장 임 모 약사였다.

설명을 들은 임 약사는 최 씨에게 메트로니다졸 약을 한 통 보냈고, 최 씨는 그 이후 설사를 하는 고양이에게 전부 메트로니다졸을 먹였다. 심지어 신부전 판정을 받은 고양이도 설사를 하면 그 약을 먹였다.

한 번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설사를 하자 역시 메트로니다졸을 먹였고, 해당 고양이는 이후 황달 증상을 보였다. 최 씨는 고양이가 황달증상을 보이자 그제야 동물병원에 데려갔지만 결국 폐사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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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협회에서 보관 중인 주사기와 약

압박배뇨하다 고양이 방광 터트려…고양이 사망 

최 씨는 특히 하반신 마비 증상을 가진 고양이들에 대해 자신이 “수의사보다 더 전문가”라고 말하며, 하반신이 마비된 고양이가 있다는 신고를 받으면 무조건 보호소로 데려온다고 한다. 그렇게 하반신 마비된 고양이를 계속 받아 좁은 방에서 가둬 키우면서 정기적으로 압박배뇨를 실시한다. 몸이 건강한 개체라면 도망치겠지만, 하반신이 마비된 고양이들은 도망칠 수 없기 때문에 최 씨의 손에 의해 압박배뇨를 당한다.

지난해 12월에는 3개월령 된 하반신 마비 고양이가 보호소에 입소했는데, 최 씨가 압박배뇨를 하다가 방광이 터지고 말았고, 결국 그 고양이는 폐사했다. 최 씨는 본인 스스로 너무 세게 눌러서 고양이 방광이 터지는 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10년간 보호소에 고양이 맡겼던 보호자…최 씨로부터 고양이 구한 뒤 “악마 손에서 구해준 것 같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고양이 3마리를 키우는 보호자 김 모 씨는 약 10년 전 길고양이들에게 1년간 밥을 챙겨줬다. 1년간 밥을 챙겨줬지만 이사를 가는 바람에 더 이상 길고양이들을 챙길 수 없었던 김 씨는 본인이 챙기던 길고양이 3마리를 한국동물보호협회에 맡겼다.

10년 전이었기 때문에 금선란 회장이 협회를 관리하고 있을 때였다. 김 씨는 금선란 전 회장과 상의 후 3마리의 고양이를 맡기고 매달 후원금을 기부했다. 3마리 중 2마리는 먼저 떠났고 ‘지니’라는 이름의 고양이 한 마리만 남았다.

1년에 한 번 꼴로 협회에 방문해서 고양이를 만나오던 김 씨는 올해 3월 “지니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졌다”는 연락을 받고 대구로 급히 내려갔다.

지니의 상태가 안 좋아진 것은 최 회장 때문이었다. 전 날 최 씨가 지니를 억지로 잡아서 주사를 놓는 과정 중 지니가 도망치다가 다친 것이었다. 지니가 장염에 걸렸다고 판단한 최 씨는 지니를 억지로 잡아서 주사를 놨고 이 때 지니가 도망치다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 크게 다치고 말았다. 지니는 그 순간부터 식음을 전폐했다.

한 걸음에 협회로 달려간 김 씨는 자신이 원래 고양이의 주인이고 10년간 협회를 계속 후원해왔다며 지금 고양이의 상태가 안 좋아졌으니 다시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씨는 고양이를 쉽게 돌려주지 않았다.

최 씨는 오히려 김 씨에게 지니에 대해 뭘 아느냐고 반문하며, 이 아이는 지금 아프기 때문에 자기가 관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긴 실랑이 끝에 김 씨는 지니를 최 씨로부터 다시 데려올 수 있었다. 하지만 최 씨의 손을 떠난 지니는 바로 다음날 세상을 떠났고, 김 씨는 지니의 사체를 한 동물장묘업체에서 화장시켰다.

김 씨는 “단 하루였지만 악마의 손에서 지니를 구해준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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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전 지니의 마지막 모습

현재 한국동물보호협회에 대한 후원을 모두 끊었다는 김 씨는 “웬만하면 후원은 계속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그 사람(최 씨) 때문에 화가 나서 못하겠어서 끊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본인 스스로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에 대해 매우 해박한 사람인 것처럼 말했지만, 실제 협회 고양이보호소에 가보니 너무 환하고 숨을 곳이 없으며 마음대로 긁을 곳도 없더라.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자가진료뿐만 아니라 불법진료까지 자행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진료는 올해 7월 1일부터 법적으로 금지됐다. 따라서 최 씨가 7월 1일 전에 보호소 동물에게 시행한 진료행위는 수의사법상 불법행위는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최 씨는 보호소 보호 동물에 대해서만 진료를 한 것이 아니었다. 최 씨는 입양 보낸 개체들에 대해서도 아플 경우 자기에게 데려오라고 하여 항생제를 놓고, 수액도 놓고, 영양제를 놓기도 했다. 
 

“얘는 웬만하면 집 밖으로 내보내지 마시고, 꼭 치료가 필요하시면 우리한테 전화하세요. 저희가 갈게요” 

“얘는 여기 다리가 부러져서…고양이는 쓸 데 없이 이런 걸로 수술하거나 하면 안 되거든요? 고양이는 뼈가 잘 붙어요. 병원에 가서 조금 잘못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야 고양이를 많이 키워봐서 아는데 수의사들은 고양이를 안 배우세요. 그래서 병원 차려서 임상경험 밖에 없는데 고양이 손님이 많지 않잖아요…아마 병원에서 주사 맞기 힘들 거예요”

 

최 씨가 동물을 입양한 주인에게 실제로 한 말들이다. 본지에서 녹음파일을 확보한 상태다.

 

최 씨가 불법진료 한 동물 중 한 개체는 최 씨가 주사를 놓은 뒤 갑자기 상태가 악화됐다. 이후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서 수혈을 포함한 처치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하자 최 씨는 자기 스스로 약을 잘못 놓은 것 같다고 말하며 현재는 그 약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동물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진료 경험을 쌓고 있는 것이다.
  

금선란 명예회장 사칭해서 우편 발송하고 홈페이지에 글 게재 

최 씨는 심지어 금선란 전 회장을 사칭해서 회원들에게 공지를 하거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금선란 회장을 존경하는 회원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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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선란 명예회장은 이미 2013년 협회 운영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 현재는 협회의 일을 관리하거나 회원들에게 글을 남길 수 있는 건강상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씨는 금선란 회장 이름으로 2016년 새해인사말을 회원들에게 남겼다. 올해 초에도 새해인사말을 회원들에게 우편으로 발송하면서 금선란 전 회장의 이름을 사용했다.

새해인사말 끝에는 ‘재단법인 한국동물보호협회 명예회장 금선란’이라는 글씨와 함께 금선란 회장의 사진까지 첨부되어 있었다. 

아직도 협회 회원들 중 일부는 최 씨가 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금선란 전 회장의 딸이 협회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줄어드는 후원금, 점차 악화되는 보호소 환경 

이 같은 최 씨의 행동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협회에 대한 회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자연스레 후원금도 줄고 일반 봉사자들의 발길도 끊기는 중이다.

후원금이 계속 줄어들면서 협회의 운영상황도 악화되고 있다. 최 씨는 현재 고양이보호소를 관리하던 직원 1명마저 해고하고 평일 오전 청소를 돕는 사람을 제외하면 사실상 본인 혼자 협회의 모든 동물을 관리하고 있다. 

개보호소, 제1 고양이보호소, 제2 고양이보호소(빌라) 까지 총 170여 마리의 동물을 혼자 관리하다보니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질리 만무한 상황이다. 
 

대구 남구청, 최 씨 폐기물처리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의뢰할 예정 

최 씨의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한다는 점이다. 

최 씨는 자신의 자가진료를 통해 죽은 동물의 사체를 정식 신고 된 냉동고가 아닌 다른 냉동고, 혹은 아이스박스에 넣은 채 일반 실온에 보관해왔다. 증거 사진과 영상을 이미 본지가 확보한 상태다. 

또한, 허가된 냉동고에 보관한 사체도 사체처리업체를 통해 처리하지 않고 1년 이상 그대로 방치했으며, 사체를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지자 냉동고에서 몇 구를 빼내어 다른 공간으로 옮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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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온에서 스티로폼 박스 안에 사체를 넣은 채 방치한 모습

이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자 대구 남구청은 지난 21일 현장 실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아쉽게 최 씨가 사체를 처리한 뒤였기 때문에 관련 증거는 찾지 못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은 현장 실사 과정에서 자가진료에 사용한 주사기, 나비바늘 등을 의료폐기물로 처리하지 않고 일반 쓰레기처럼 처리한 현장을 목격했다. 

이에 공무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원이 들어와서 점검을 했다. 의료폐기물을 잘 처리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여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조취를 취할 예정이다. 수사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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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한 주사기를 일반 쓰레기봉투에 버린 모습

동물보호법, 수의사법,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고발 

한편, 본지 확인 결과 최 씨는 현재 수의사법, 폐기물관리법,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상태이며, 최 씨에게 동물용의약품을 불법으로 택배 판매한 전 동물약국협회 회장 임 모 씨도 약사법 위반으로 고발된 상황이다. 

사실상 최 씨는 한국동물보호협회를 맡은 이후 고양이 개체수를 늘린 것 외에 동물보호단체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일절 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최초 동물보호단체인 한국동물보호협회가 동물학대의 온상으로 전락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1991년 동물보호법 최초 제정에 기여하고, 국내 동물보호 운동의 시초라는 상징성이 있는 단체인 만큼 지금처럼 문제투성이인 상태로 협회가 몰락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다른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7월 28일 보도에 사용됐던 ‘실제 최 씨가 주사하는 모습’ 사진은 실제 주사를 놓고 있는 사진이 아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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