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뉴스] 말복에 개식용 금지 외친 수의사단체·동물단체

등록 : 2019.08.13 09:37:20   수정 : 2019.08.13 13:50:53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올해 마지막 복날이었던 8월 11일(일)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 제정 촉구 국민대집회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렸다. 동물유관단체협의회가 주관하고, ‘개, 고양이 식용종식을 염원하는 국민들’이 주최한 이번 집회에는 수의사단체와 동물단체 등 80여 개 관련 단체가 대거 참여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권행동 카라

이들은 우선 희생되는 동물들을 위한 추모묵념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동물해방물결은 “아직도 대한민국에서는 식용을 목적으로 매년 1백만 마리의 개들이 탄생, 사육, 도살되며, 삼복 기간이면 그 희생이 막대하다”며 “올여름에도 전국 곳곳에서는 개를 잔혹하게 사육, 도살하는 농장, 도살장에 대한 민원 및 제보가 빗발쳤으며, 먹기 위해 개를 산채로 두드려 패거나 불태워 죽인 도살자들의 만행이 버젓이 적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유관단체협의회의 성명서가 낭독됐다. 경기도수의사회, 서울시수의사회, 한국고양이수의사회를 비롯한 70여 단체가 협의회에 포함되어 있다.

협의회는 “한쪽에서는 개, 고양이들이 반려동물로 인간과 교감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식용으로 끔찍하게 도살당하는 이 모순적인 상황, 결코 우리의 문화가 아니다”라며 “몸보신에 대한 그릇된 믿음,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을 먹거리로만 여기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처참한 단면인 개식용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동물학대적, 종차별적 악습”이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김재영 고양이수의사회장,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 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장

왼쪽부터) 김재영 고양이수의사회장,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 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장


(가운데 왼쪽부터) 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장, 이상돈 의원, 김재영 고양이수의사회장

(가운데 왼쪽부터) 최영민 서울시수의사회장,
이상돈 의원, 김재영 고양이수의사회장

이어,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축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이상돈 의원의 축사와 영상시청, 활동가들의 3분 스피치가 이어졌다.

또한, ‘살생 없는 복날! 시원한 과일과 음료를!’ 테마로 수박 30통을 자르고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이색 퍼포먼스도 펼쳐졌다.

이들은 ▲ 표창원 의원이 발의한 동물 불법도살 금지법을 제정하라! ▲ 한정애 의원이 발의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통과하고, 동물 음식물 쓰레기 급여를 원천 차단하라! ▲ 이상돈 의원이 발의한 축산법 개정안을 통과하고,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라! 라고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을 하고 집회를 마무리했다.

아래는 동물유관단체대표자협의회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정부와 국회는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 제정으로 개 식용을 속히 종식하라! 

2019년 8월 11일. 2019년의 마지막 복날이다. 우리는 이 땅의 개, 고양이를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그들의 식용이며,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만이 오래된 악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는 길임을, 다시 한번, 외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아직도 대한민국에서는 식용을 목적으로 매년 1백만 마리의 개들이 탄생, 사육, 도살되며, 삼복 기간이면 그 희생이 막대하다. 올여름에도 전국 곳곳에서는 개를 잔혹하게 사육, 도살하는 농장, 도살장에 대한 민원 및 제보가 빗발쳤으며, 먹기 위해 개를 산채로 두드려 패거나 불태워 죽인 도살자들의 만행이 버젓이 적발되기도 했다.

평생 개 농장에서 음식물 쓰레기로 연명하던 개든, 누군가의 가족으로 함께 살던 개든, 육견 경매장, 도살장으로 이어지는 어둠의 경로에서 가차 없이 도살, 유통되는 실정이다. 최근 서울 경동시장, 성남 모란시장 및 태평동 도살장, 부산 구포개시장 등 대한민국 대표전통시장에서 개도살장이 고무적으로 철폐되는 추세임에도, 정작 정부는 계속해서 식용으로 희생되는 개들을 보호의 사각지대에 방치하고 있다.

개들이 태어나는 약 삼천 개의 개농장들은 전국 방방곡곡, 시민들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 숨어있다. 개들은 찌는 듯한 폭염과 매서운 한파, 그 어느 하나 제대로 막지 못하는 철제 ‘뜬장’에서 땅 한번 밟지 못하고 산다. 항생제는 투여받으면서, 정작 몸 곳곳에 난 상처는 치료받지 못한다. 여름마다 썩을 대로 썩은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시원한 물은 입에도 대지 못하고 헐떡인다. 극심하게 열악한 환경에서 장염에라도 걸리면, 조금의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죽어간다.

개농장에서 죽지 않고 그나마 일 년 남짓을 버텨낸 개들이 맞는 것은, 가장 잔혹한 방식의, 불법적인 죽음이다. ‘축산물위생관리법’상 합법적인 가축이 아닌 개는 말 그대로 아무 데서나, 아무렇게나 도살된다. 무허가 도살장에서 마취 없이 전기봉에 지져지거나, 목이 매이거나, 두들겨 맞아 죽는다. 같은 철창에서 오늘을 함께 했던 동족이 어느 순간 끌려나가는 보고, 고통으로 울부짖는 소리를 여과 없이 듣는다. 정부와 국회가 손을 놓은 올해 복날에도 얼마나 많은 개들이 이러한 극한의 공포를 겪었겠는가?

그렇다. 개 식용에 관한 국민적 여론은 이미 종식으로 기울고 있다. 2018년 전문기관 (주)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지난 1년간 개고기를 취식하지 않았으며, 개식용에 ‘찬성(18.5%)’하기보다 ‘반대(46%)’하는 국민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간 청와대에 접수된 가장 많은 민원은 ‘개, 고양이 반려동물 식용 반대’였으며, 그 건수가 무려 1,027건에 이르렀다. 지난해 여름 ‘개를 가축에서 제외해달라’와 ‘동물 도살 금지법 지지’로 시작된 국민 청원 두 건 역시 20만씩이 훌쩍 넘는 수의 동의를 받으며, ‘사회적 합의가 없다’는 변명으로 개 식용 문제를 등한시하던 정부를 일깨웠다.

개 식용 종식을 향한 강렬한 국민적 지지를 드디어 의식한 듯, 정부도 작년 8월 변화된 개 식용 관련 사회 인식과 소비 수준을 인정하고, 개를 가축에서 제외할 것을 검토하겠다 발표했다. 사법부 차원에서도, 인천 부천 지방법원이 개농장의 개 도살을 동물보호법에 저촉되는 동물학대 행위로 규정하여 벌금을 부과한 바 있으며, 작년 9월에는 대법원 역시 개를 전기로 도살하는 것이 동물보호법상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에 해당, 처벌될 수 있다는 취지의 환송파기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고 현재 재심 중이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에서도, 2019년 말복에 이르기까지 개들의 고통스러운 삶은 달라진 것이 없다. ‘식용으로 희생되는 개’라면 혹독한 환경에서 태어나든지 죽든지 철저히 외면, 방치하는 정부와 국회 때문이다. 매일, 매해 반복되는 대한민국 개 학살 사태를 끊어낼 수 있는 길은 법에서 명확히 규정하지 않는 동물의 임의도살을 근본적으로 금지하는 것뿐이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정부와 국회에 요구한다.

정부는 지난해 8월, 20만 목표를 달성한 ‘개를 가축에서 제외해달라’와 ‘동물 도살 금지법 지지’ 국민 청원에 대해 개를 축산법상 가축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고, 구시대적인 관습을 단계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가 축산법에서는 가축에 해당하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법적 사각지대에서 활개 쳐온 개식용 산업을 어떤 방식으로 종지부를 찍을 것인지, 정부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속히 내놓아라. 

작년 6월부터 국회에는, 개, 고양이 도살 및 식용 없는 대한민국을 이끄는 이상돈, 표창원, 한정애 트로이카 의원의 의정 활동에 힘입어, 1)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축산법, 2) 개, 고양이 임의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3) 개농장 개들에게 음식물쓰레기 급여를 금지하는 폐기물관리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수많은 시민의 염원이 담긴 이 법안들을 국회는 절대 폐기하지 말고 통과시켜, 대한민국이 식용 목적의 개 사육 및 도살을 금지하는 세계적 흐름에 하루빨리 합류하길 바라는 국민의 요구에 바로 응답해야 할 것이다.

한쪽에서는 개, 고양이들이 반려동물로 인간과 교감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식용으로 끔찍하게 도살당하는 이 모순적인 상황, 결코 우리의 문화가 아니다. 몸보신에 대한 그릇된 믿음, 인간을 제외한 모든 동물을 먹거리로만 여기는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우리 사회의 처참한 단면인 개식용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동물학대적, 종차별적 악습이다.

무법, 불법 지대에서 반려동물을 마음껏 번식, 판매, 도살하는 업자들에 철퇴를 가할 때까지, 개, 고양이 식용이 완전한 종식을 고하는 그날까지, 우리는 지금 여기서도, 그리고 앞으로 계속될 집회에서도, 그들을 위한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대한민국이 개·고양이 도살 잔혹사에 종지부를 찍는 그 날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나. 표창원 의원이 발의한 동물 불법도살 금지법을 제정하라!

하나. 한정애 의원이 발의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통과하고, 동물 음식물 쓰레기 급여를 원천 차단하라!

하나. 이상돈 의원이 발의한 축산법 개정안을 통과하고,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라!

2019년 8월 11일 말복 주관:동물유관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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