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견 많은 국내 반려견 구강 종괴, 해외와 양상 달랐다
구강 종괴 조직검사 338건 분석했더니..비종양성 병변 많고, 종양 중 악성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아
국내 반려견 환자의 구강에서 발생한 종괴의 절반 이상이 비종양성 병변인 것으로 분석됐다. 종양도 악성보다 양성이 훨씬 많았다.
악성 구강 종양으로는 기존 해외 연구에서 악성 흑색종이 가장 흔했던 반면 국내에서는 편평세포암종이 가장 빈번했다.
전남대 수의대 조현민 박사팀(공동 제1저자 김춘근·정길준·김재경)이 국내 동물병원에서 생검한 반려견 환자의 구강 종괴 338건에 대한 후향적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The Veterinary Journal에 지난달 게재했다(Lesion distribution based on oral biopsy and histopathology in dogs: A retrospective study of 338 cases (2015–2025)). 연구 분석에는 UC DAVIS 웨일 수의과대학 나탈리아 바프니아스키(Natalia Vapniarsky) 교수도 참여했다.

B. 과증식성 종양유사병변 중에서는 치은·섬유성 증식이 가장 많았다.
C. 염증성 종양유사병변에는 궤양성 구내염, 치은염·치은구내염 등이 포함됐다.
국내 반려견 환자 구강 종괴 조직검사 모아 보니..
종양 아닌 병변이 더 많았다
소형견 위주의 국내 환경 작용 시사
연구진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1년간 이비치동물치과병원, 온누리동물병원, 한결동물병원에서 구강 생검을 거쳐 조직병리학적으로 진단된 338마리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 환자는 몰티즈(74마리), 믹스견(50마리), 푸들(29마리), 비숑 프리제(22마리), 시추(19마리) 등 다양한 품종을 포함했는데, 국내 반려견 양육 환경의 특성을 반영하듯 소형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전체 338례를 병리학적으로 분류한 결과, 비종양성인 ‘종양유사병변(tumor-like lesions)’이 52.7%(178건)로 절반을 넘었다. 신생물(neoplasm)로 확진된 증례는 47.3%(160건)였다.
종양유사병변의 다수는 과증식성(hyperplastic) 병변으로 분류됐다. 그중에서도 3건 중 2건은 치은·섬유성 증식에 해당됐다. 염증성 병변 중에서는 궤양성 구내염(33.3%), 치은염·치은구내염(27.5%)의 비율이 높았다.
연구진은 소형견이 우세한 국내 양육 환경을 원인 중 하나로 들었다. 소형견은 중증 치주질환에 취약한데, 이는 종괴처럼 보이는 반응성 치은 증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에 포함된 중형견·대형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각 병변에 대한 환자 체중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평가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지목했다.
조직학적으로 종양으로 확진된 160건 중에서는 양성 종양이 73.7%(118건)로 악성 종양(26.3%, 42건)보다 약 2.8배 많았다.
양성 종양에서는 말초성 치성섬유종(Peripheral odontogenic fibroma, POF)이, 악성 종양에서는 편평세포암종(SCC)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미국, 유럽 등 해외 연구에서 반려견의 악성 구강 종양 1위를 악성 흑색종(MM)이 차지했던 것과 대비된다.

나이 들수록 종양 악성도 높아
종괴 발생 부위, 감별 진단에 참고
이번 분석에서 악성 종양 환자의 중앙 연령은 12세로, 양성 종양(9세)에 비해 높았다. 단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연령이 1년 증가할 때마다 악성 종양일 오즈(odds)가 1.18배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체중이나 성별은 악성 여부와 유의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구강 종양별로 발생한 해부학적 위치의 경향성도 관찰됐다.
가장 흔한 양성 종양인 POF는 주로 전방 상악에, 두 번째로 흔한 양성 종양인 개가시세포성사기질모세포종(canine acanthomatous ameloblastoma, CAA)은 주로 전방 하악에 위치했다.
악성 종양에서 편평세포암종은 특정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곳에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악성 흑색종은 주로 구강 후방 부위에서 더 빈번하게 관찰됐다.
연구진은 “양성·악성 종양의 특이적인 분포 패턴은 임상적으로 유용하다”면서 “조직병리학적 검사 없이 확진을 내릴 수는 없지만, 임상의가 감별 진단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수의치과의 2차 진료를 담당하는 동물병원에서 생검으로 확진된 증례만을 분석한 것으로, 일반적인 반려견 환자군의 구강 병변의 유병률로 일반화하는 데 유의해야 한다. 진료 의뢰 패턴이나 보호자의 생검 결정 여부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
연구진은 “그럼에도 한국에서 비교적 장기간의 다기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반려견 구강 종괴의 조직학적 스펙트럼에 대한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의 농식품과학기술융합형연구인력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