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진료에도 인공지능 ‘성큼’..AI 기술 적용 MRI에 수의사 임상 판단 돕는 생성형 AI까지

대한수의학회 춘계학술대회 인공지능(AI) 세션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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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목)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대한수의학회 2026년 춘계학술대회는 인공지능(AI) 세션으로 문을 열었다.

반려동물 임상수의사 3인이 수의 임상으로의 도입을 준비 중이거나 도입된 인공지능 기술을 소개했다.

수의 분야에서도 수의사의 임상적 판단을 보조할 수 있는 생성형 AI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엑스레이나 초음파, MRI 등 영상을 분석해 이상소견을 제시하거나 촬영 품질을 개선하는 등의 인공지능은 이미 상용화되어 수의사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4월 23일(목)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대한수의학회 2026년 춘계학술대회 첫 세션은 반려동물 임상 분야의 인공지능을 조명했다.

첫 연자로 나선 에스동물메디컬센터 허찬 원장은 지난해 수의 분야 AI 스타트업 ‘춘옥컴퍼니’를 창업했다.

딥러닝에 기반해 영상 이미지를 분석해 의사·수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 기존 접근법과 달리 생성형 대형언어모델(LLM)에 기반한 수의학 인공지능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날 허 대표는 LLM과 의학·수의학 관련 인공지능에 대한 기념비적 논문 11건을 소개했다. 생성형 AI의 핵심 구조를 제안했던 2017년 구글의 ‘Attention is all you need’ 논문을 시작으로 그간의 발전사를 요약했다.

여기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수의사·의사의 임상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CDSS)을 개발하려는 시도도 포함됐다. 케냐의 15개 진료소를 대상으로 의사의 진료를 LLM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오류 가능성을 알려주면, 진단·치료 오류가 13~16% 정도 감소하는 식이다.

춘옥컴퍼니가 개발 중인 LLM 플랫폼도 눈길을 끌었다. 수의사가 검증한 진료기록으로 파인튜닝한 CDSS가 동물병원 차트와 연동되고, 검사·치료계획을 세우는데 보호자가 부담할 수 있는 예산 수준까지 고려한다.

반려동물 진료기록 40만 건과 수의학 논문 수만 편을 학습한 ‘VetJarvis’ 모델은 일본 수의사 국가시험의 소동물 임상 관련 문항에서 합격점을 받기도 했다(본지 2026년 4월 24일자 일본 수의사국가시험 통과한 수의학 특화 LLM 모델, 국내 회사가 개발 참고).

허찬 원장은 “확률형 모델인 LLM은 환각(hallucination) 현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마지막 판단은 수의사가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이세 코벳 대표

의료 영상을 분석하거나 품질을 개선하는 인공지능은 이미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다.

코벳(COVET)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오이세 인천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AI 기반 반려동물 진단 보조 솔루션 ‘엑스칼리버(X Caliber)’를 중심으로 수의영상 분야의 인공지능 적용을 소개했다.

오이세 대표는 “아직 챗GPT나 제미나이와 같은 범용 인공지능에 의료 영상에 대한 분석을 요구하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며 “실제 진료에 활용하려면 엑스칼리버와 같은 전문가형 인공지능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엑스칼리버는 흉부 방사선 사진을 분석해 VHS, VLAS 등 심장 크기 평가 지표를 자동으로 측정한다. 방사선 사진 상 의심되는 이상 소견을 확률 수치로 산출한다.

오 대표는 “주관식 문제를 객관식으로 전환하는 효과”라며 “측정 과정이 편리해지고,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호자의 이해도, 진료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영상 AI를 활용하는 데도 좋은 품질의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먼저”라며 “수의사가 인공지능을 적절히 활용하면 더 수준 높은 진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MRI에 적용된 딥러닝 인공지능의 강점을 소개한 이기자 교수

시간 단축도 AI 영상의 핵심 강점이다.

가령 삼성메디슨 초음파의 HeartAssist™는 심장 초음파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La/AO를 자동으로 측정한다. 수의사가 여러 번 조작할 필요를 없애 간편하다.

MRI 촬영에서의 시간 단축은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하는 데 보다 실질적인 효과를 제공한다. 뇌신경질환이 의심된 노령동물 환자 대부분이 마취에 대한 부담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대 수의대 이기자 교수는 경북대 동물병원에서 활용하고 있는 인공지능 MRI의 진단 가치를 조명했다.

경북대 동물병원은 2021년 도입한 GE社의 MRI 기기를 활용해 딥러닝 인공지능 기술을 빠르게 접목했다. 이날 관련 비교 연구 결과를 소개한 이기자 교수는 “화질에서도, 촬영시간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촬영시간 단축이 관건인 뇌 MRI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면 50~70%까지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그러면서도 기존 MRI에 비해 훌륭한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

척추나 무릎처럼 세부 단면이 요구되는 부위에서는 단면의 두께를 2배 이상(3mm→1~1.5mm) 가늘게 만들 수 있다. 이 교수는 “체중 2~3kg 소형견의 무릎에서도 진단적 가치가 있는 MRI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MRI(conventional) 대비 촬영시간은 단축하면서도(NEX=1,2) 더 나은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그러면서 촬영 장비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지목했다. 촬영시간과 영상 품질 모두 역체감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국내 수의 임상에 처음 MRI가 도입된 것은 2005년 무렵이지만 20년 만에 전국적으로 100곳을 상회하는 동물병원이 MRI를 들였던 만큼, 인공지능 기능으로의 업그레이드도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오 대표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MRI에 인공지능 기능을 추가했다. 억대의 비용이 들었지만 만족도는 높다고 했다. 특히 촬영시간 단축으로 마취 위험성을 줄이면서, 더 많은 환자에게 MRI 검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1.5T MRI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면, 중고 3T MRI에 못지 않은 영상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고가의 인공지능 기능 도입과 최근의 고환율 등으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전했다.

동물 진료에도 인공지능 ‘성큼’..AI 기술 적용 MRI에 수의사 임상 판단 돕는 생성형 AI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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