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물행동학·HAB 선구자 김광식 위드펫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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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 수의계에서 2007년 HAB(Human Animal Bond)를 시작한 뒤 지금까지 한국동물병원협회 HAB 사업단장, 반려견 예절 교육 강사, 동물매개활동, 초등학생 대상 동물보호 교육, 수의사 직업 강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수의사가 있습니다. 그러한 다양한 활동을 계기로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표창’까지 수상했습니다.

바로 김광식 위드펫동물병원 원장님이 그 주인공인데요, 김광식 원장님은 최근 반려견 교육 지침서 ‘개를 자식처럼 기르자’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데일리벳에서 김광식 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수의사들 사이에서 반려동물 행동학, 반려견 예절교육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어떻게 동물행동학, HAB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전문가라니 과찬이다. 그냥 먼저 길을 걸어갔을 뿐이며, 지금도 부족한 것이 많아 공부하고 있다. 다른 수의사분들이 관심이 없었다기 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곳이 없었다는 것이 더 맞는 말 같다.

처음 시작은 2006년 서울시수의사회 컨퍼런스에서 일본 JAHA 회장인 이시다 타쿠오 선생님의 ‘동물병원 활성화’ 관련 강의를 듣고 나서부터였다. 퍼피 파티(Puppy Party), 퍼피 클래스(Puppy Class)라는 당시에는 다소 생소한 프로그램을 접하고, 우리 병원에서도 한 번 진행해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것이 현재에 이르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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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지체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CAPP(동물매개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KAHA HAB위원회

Q. 한국동물병원협회 HAB 위원회를 구성해 사업단장으로 활동했었다. KAHA HAB위원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병원에서 퍼피파티만 진행하다가 모든 수의사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당시 한국동물병원회 이승근 회장님께서 한 번 시작해 볼 생각이 없겠냐는 제안을 주셨고, 그 제안을 선뜻 받아들여 시작하게 됐다.

당시 상황이 열악했기에 대한수의사회, 한국펫산업협회, 그리고 업체에서 도와준 기금을 가지고 시작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반려견 예절교육자 양성과정이었으며, 이를 통해 현재 13명의 반려견 예절교육자가 활동 중이다. 이분들이 주측이 되어 동물행동학 강의, CAPP(Companion Animal Partnership Program)활동, 동물매개교육, 동물매개치료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Q. 동물매개활동이 인상적이다. 동물을 매개로 하여 요양병원 노인분들, 소아암 어린이, 발달장애·지체장애 아동 등을 돕고 있는데, 정말 도움이 되나

현재 수도권의 한 발달장애·지체장애 어린이 병원에서 2008년부터 8년간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이렇게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증거가 될 것 같다. 그 외에도 여러 과학적인 데이터들이 동물매개활동 및 치료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한 보험회사가 이러한 동물매개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고령자 분들이 병원을 더 적게 방문하고, 약도 더 적게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외국의 경우 동물보호단체 등에서 이러한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한국동물병원협회 소속 수의사들이 이러한 활동을 주로한다는 점에서 외국과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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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한수의사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함께 진행하는 ‘초등학생 대상 동물보호 교육 시범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다. 직접 교재도 만들고 강의도 한다는데

교재 만들 때 에피소드가 있다.

집행 일정이 매우 짧아서 다른 나라에 이와 비슷한 교과서가 있나 알아봤다. 미국, 영국, 케냐, 홍콩, 태국 등에 연락해 알아봤는데, 해당 국가들 모두 초등학교 수업에 이러한 내용들이 없다고 하더라. 더 정확하게는 이미 생활 속에서 어릴 때부터 동물보호에 대한 내용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알아간다는 것이 회신의 내용이었다.

그렇게 부랴부랴 시간을 쪼개고 병원 일도 미뤄가면서 만든 책이 현재 초등학교 동물보호 교재로 사용되는 ‘동물과 함께하는 세상’이라는 책이다.

많은 수의사분들이 대한수의사회 교육을 받은 뒤 강사로 초등학교에 직접 가서 동물보호 교육을 하고 있다. 나도 강사로 활동 중인데 올해 상반기에만 3개 초등학교에서 30시간 이상 강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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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를 자식처럼 기르자’라는 책을 썼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의 책인가?

‘개를 자식처럼 기르자’라는 제목에는 개를 사육할 것인가 양육할 것인가 하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애완견처럼 기를 것인가 반려견으로 기를 것인가 하는 의미도 있다. 그 차이는 바로 교육에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어렸을 때부터 바른 교육으로 지도한다면, 나중에 사회적으로 안정되고 착한 반려견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

처음으로 강아지를 기르는 분들을 위해 ‘첫 1달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소제목을 붙였다. 장래 멋진 개와 트러블없이 쾌적한 생활을 위한 보호자와 강아지에게 모두 필요한 교과서 같은 책이다.

처음 개를 키우는 보호자 분들을 위한 책이지만, 이미 개를 기르는 분들에게도 행동 문제를 보이는 개에게 적용 가능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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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수의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를 기르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모두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개를 기르는 사람들이 먼저 배우고 사회를 향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안내를 우리 수의사들이 담당해야만 하고, 또 그렇게 해야한다고 믿고 있다. 이를 위해 모든 수의사들이 앞장섰으면 좋겠다.

비록 행동학이 당장에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병원에 오는 환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환자·보호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면, 당연히 우리 수의사들의 스트레스도 줄어들 것이다. 이것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어마어마 하다.

병원 내에서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간단한 팁이 있다. 늘 병원내에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강아지 간식 용기를 마련하고, 그 옆에 보호자를 위한 간식이나 사탕도 함께 두면 좋다. 그러면 동물환자도 보호자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되면 우리 수의사들도 당연히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결국 모두가 좋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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