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국감] 예방적 살처분하면 AI 감염 있어도 발생농장 아니다?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 축종별 이동제한 유연화 거론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서삼석)가 10월 7일(수) 여의도에서 농림축산식품부 등 8개 기관에 대한 감사를 시작으로 2026년도 국정감사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는 농지 전수조사, CPTPP 가입에 따른 농업분야 대응 등이 주로 다뤄졌다. 수의축산 분야에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관련 질의가 여럿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은 정부의 발생농장 집계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예방적 살처분 농장의 경우 양성으로 최종 판정되어도 발생농장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당 송옥주 의원은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을 촉구했다. 이개호 의원은 상대적으로 발생 위험이 낮은 육계에 대해 맞춤형 이동제한 완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예방적 살처분하면 발생농장 아니다?
발생건수 집계할 때 제외, 보상금 산정할 땐 발생농장 취급
임미애 “25-26 발생건수는 62건 아닌 148건”
임미애 의원은 2025-2026년 겨울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62건이라는 농식품부의 집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최종 양성 판정 이전에 간이검사를 바탕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한 농장의 경우 정밀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되어도 ‘발생농장’으로 집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경기도의 한 산란계 농장이 제기한 민원을 예로 들었다. 해당 농장은 지난해 11월 폐사 등 의심증상을 확인해 방역당국에 신고하여 간이검사를 실시했다. 간이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자 확산을 우려해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했다. 이후 정밀검사에서 최종적인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AI 발생농장 통계에서는 제외됐다.
김제의 가금 밀집사육지역도 문제로 지목했다. 정부가 집계한 공식 발생농장은 4곳이었던 반면 예방적 살처분을 포함한 실제 감염농장은 20곳이 넘는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고병원성 AI) 양성임에도 불구하고 발생건수에 포함되지 않은 숫자는 86건”이라며 25-26 시즌의 고병원성 AI 발생은 정부 발표에 따른 62건이 아닌 148건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공식 발생건수에 포함시키지는 않으면서, 살처분 보상금을 산정할 때는 이들 예방적 살처분 양성농장을 ‘발생농장’에 준해 불이익을 준다는 점도 지적했다. 발생건수를 집계할 때는 발생농장이 아닌 것으로 보고, 살처분 보상금을 산정할 때는 발생농장으로 보는 셈이다.
임미애 의원은 이 같은 방역당국의 집계 방식이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의 보고 기준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국가 신뢰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발생현황을 발표할 때 축종별 발생건수와 살처분 마릿수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면서 농식품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한산란계협회에 대해서도 AI 방역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 정부 입장 바뀌나
송미령 “10월 백신 검토위원회 구성”
송옥주 의원은 고병원성 AI 백신 상용화에 주목했다.
송 의원은 “질병관리청은 (AI) 인체감염 예방과 방역을 위한 선제적 원헬스 다부처 협력업무 필요성을 표명하고 있다. 농식품부도 질병청의 요구가 있을 경우 (고병원성 AI 백신에 대한) 다부처 공동연구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면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간 고병원성 AI 백신은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이어져 왔던 반면 방역당국은 신중한 입장을 여러 번 표명했는데,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는 것이다.
최근 방역당국이 예방적 살처분 반경을 축소하고 차단방역에 중점을 둔 정책을 시행했지만 살처분 피해 규모가 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송 의원은 “지난 3년간 예방적 살처분 등을 검토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인한) 살처분 규모는 예전에 비해 4.3배 증가했다”며 “살처분 자체의 증가뿐만 아니라 계란값 폭등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를 위협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AI 백신 도입이 반복되는 대량 살처분과 계란수급불안을 해소할 중요한 계기이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10월에 백신 검토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면서 “내년에 AI 백신 관련 감별진단법이 개발되는 것에 맞춰 미리 준비하려고 한다. 관련 인력과 예산도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고병원성 AI 발생 거의 없는 육계, ‘이동제한 계열화 사업자별 재편해야’
이개호 의원은 “올해 AI 상황이 굉장히 위험하다”며 한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해외의 고병원성 AI 발생이 전년 대비 2배로 늘었다는 점을 지목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유럽 등 해외 야생조류에서의 고병원성 AI 검출건수는 올해 1~8월 2,957건으로 전년 동기(1,432건)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면서도 가금 축종별로 유연한 방역조치를 주문했다. 이 의원은 “육계에서는 고병원성 AI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동제한에 묶이면 출하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서 “계열화 사업장별로 (이동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건의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육계에서는 AI로 인한 이동제한 조치를 계열화 사업장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지 체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SOP에 반영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