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 뒤에는 불안이 있다” 김선아 교수, 피부질환 환자 다학제 접근 강조

코넬대 김선아 교수, 힐스아시아심포지엄에서 피부 질환과 행동의학의 연관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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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힐스아시아심포지엄에서 강의한 코넬대 김선아 교수. 한복을 입고 연단에 올라 박수를 받았다.

김선아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행동의학 교수(미국동물행동의학전문의, DACVB)가 6월 23~24일(수~목) 태국 푸켓에서 열린 2026년 힐스 글로벌 심포지엄/힐스 아시아 심포지엄에 연자로 나섰다. 김선아 교수는 한복을 입고 연단에 올라 “미국에서 활동 중이지만 한국인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 교수는 ▲Beyond the Itch : The Gut-Skin-Brain Axis and Why Your Dermatology Patient is Not “Behaving” ▲Small Patients, Big Opinions : Mastering the Art of Feeding Finicky Cats and Small-Breed Dogs를 주제로 각각 피부 질환과 행동의학 사이의 연관성과 식욕부진 문제에 대한 심리적 접근법에 대해 강의했다.

김선아 교수는 첫 번째 강의에서 행동의학 및 피부과 수의사들의 협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힐스 심포지엄의 핵심 키워드였던 ‘장-피부 축(Gut-Skin Axis)’을 넘어 ‘장-뇌-피부 축(Gut-Brain-Skin Axis)’까지 고려함으로써 환자를 개별 질환이 아니라 전체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상현장에서는 피부질환과 행동문제를 함께 갖고 있는 반려동물 환자가 많다. 피부와 신경계가 발생학적으로 같은 층(외배엽)에서 유래하는 것과 ‘장-뇌-피부 축’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행동 문제와 피부 문제를 동시에 보인 고양이 케이스를 소개하면서, 통합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해당 환자는 피부질환 관리를 위해 약을 바르거나 먹이려고 하면 보호자를 물려고 해서 투약이 어려웠다. 이런 환자를 두 전문 분야(피부, 행동)가 동시에 진료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하나의 환자가 여러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므로 각 문제를 별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서는 심인성 탈모(psychogenic alopecia) 고양이의 90%가 피부질환이나 다른 의학적 문제가 있었고, 염증성 위장관 질환이나 피부 질환이 있는 고양이에서 공격성과 불안행동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무엇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불안, 공격성, 두려움이 피부질환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장-뇌-피부 축(Gut-Brain-Skin Axis)을 설명하면서, 통합적인 접근을 강조한 김선아 교수

김선아 교수는 “피부, 뇌, 장은 서로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다”며 “가려움은 긁는 행동을 유발하고, 이는 다시 피부를 악화시키고, 피부와 장의 염증은 다시 뇌에 영향을 줘서 불안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부, 뇌, 장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실제로 세 가지를 함께 치료하면 함께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며 “피부질환 환자가 기대만큼 호전되지 않을 때는 피부만 바라보지 말고, 그 환자의 행동과 정서, 스트레스, 전신 건강​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질의응답 중인 김선아 교수

두 번째 강의에서는 식욕부진을 다뤘다.

흔히, 반려동물이 밥을 안 먹을 때 신체적 질병이나 까탈스러운 성격을 원인으로 여기는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버릇을 고치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만 사료를 주고 치워버리기도 하고,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사료를 교체하기도 한다. 하지만, 심리적 및 행동학적 관점에서도 동물을 살펴봐야 한다는 게 김선아 교수의 주장이었다.

김 교수는 범불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로 음식을 먹지 않았던 케이스를 공유했다. 신체적인 질병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버릇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환자는 약물치료 후 식욕이 개선됐다.

김선아 교수는 “식욕 저하의 원인이 감정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신체적인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불안과 스트레스 같은 정서적 원인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체적 건강과 행동, 감정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환자를 구성하는 요소”라며 “반려동물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스스로 먹기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강의 후 만난 김선아 교수와의 짧은 인터뷰다.

미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한복을 입었어요. 이 한복을 사기 위해서 미국에서 한국을 하루 경유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전주까지 가서 사 온 한복이랍니다.

진료하고, 연구하고, 교육하고 지냅니다. 제가 오기 전보다 변한 게 있어요. 학교 커리큘럼에 동물행동의학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입학한 학생들이 둘째 날부터 바로 행동학을 배워요, 또한, 과거에는 동물행동의학 로테이션이 없었는데, 지금은 공식적으로 4학년 로테이션 과정에 동물행동의학이 생겼어요. 제가 오고 나서 이런 변화가 생겼다는 게 기쁘고, 교육할 기회가 많아져서 좋습니다.

기본적인 바디랭귀지와 핸들링에 관한 내용인데, 일부러 한국말로 인사를 하고 시작합니다. 본격적으로 동물행동의학을 배우기 전에, 동물들의 언어를 제대로 읽고 있는지 한 번 돌아보도록 하기 위함이에요. 제가 한국어로 인사함으로써 학생들이 바디랭귀지 수업의 중요성을 더 잘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강의는 장-피부-뇌 축(The Gut-Skin–Brain Axis)을 다뤘어요. 장과 피부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라고 하면서, 실제로 그것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는 잘 얘기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 부분을 짚어주고 싶었습니다. 수의사로서 신체적인 질병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강의는 식욕부진과 관련된 내용이었어요. “밥을 안 먹는다”는 얘기를 너무 많이 듣잖아요? 반려동물이 안 먹는 이유가 신체적인 건강 문제도 있지만, 정서적인 부분도 있거든요. 이 부분을 얘기했습니다.

엄청 많이 접합니다. 그래서 행동 진료를 하기 전 스크리닝 질문들이 있어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이 환자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예요. 만약 행동학적인 문제를 해결해도, 다른 문제가 있으면 개선되지 않죠.

강의 때 언급한 것처럼, 보호자들은 수의사가 물어보지 않으면 먼저 얘기를 안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꼭 질문을 하셔야 해요.

황철용 교수님의 AI(인공지능) 강의를 흥미롭게 들었어요. 저희도 AI를 진료에 많이 활용하거든요. 현재 코넬대에서는 전체 진료에 AI 스크라이버(진료 자동 녹음·차팅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동물행동의학 분야에도 행동 평가 등을 해 주는 AI 도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환자를 바라볼 때 신체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정서적인, 행동학적인 부분도 바라보길 바랍니다. 환자를 반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봤으면 좋겠어요.

최근 수의학이 발전되고 전문화되면서 너무 한 과목에 집중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아요. 물론, 전문화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전체적으로 보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인 관점으로 신체적인 부분과 정서적인 부분을 같이 고려해주시길 바랍니다.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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