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유연대,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 검토 촉구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의 쟁점 및 제언’ 이슈리포트 발간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백신을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발생농장에 대한 살처분과 이동제한 위주의 현행 방역체계로는 반복되는 유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다.
동물자유연대는 6월 30일(화) 이슈리포트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의 쟁점 및 제언]을 발간했다.
감염력 높은 AI 들어오면 여지없이 큰 피해, 계란값 고공행진으로
원발 발생 막는데 한계..고위험 지역에 AI 백신 점진적 도입 검토 촉구
지난 겨울 국내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62건이다. 2022-2023 겨울(75건) 이후 3년 만에 다발 양상을 보였다.
그만큼 피해도 컸다. 산란계에서만 1천만 수 이상이 살처분됐다. 생산 타격은 계란값의 고공행진으로 이어졌다. 7월 1일 계란 소비자가는 평균 7,583원으로 전년 대비 500원 이상 상승했다(XL 30구 기준).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리포트를 통해 현행 방역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면서 고병원성 AI 백신 도입 검토와 그에 필요한 법·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리포트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역학조사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국내 가금농장의 고병원성 AI 발생 대부분이 원발이라는 점을 지목했다. 발생농장으로부터 수평전파됐다기 보다 야생조류(철새)에서 유래한 AI 바이러스 오염이 차량·사람 등을 통해 개별 농장으로 유입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살처분·이동제한 위주로 대응하는 현행 방역 체계만으로는 반복되는 AI 유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발생농장에 대한 살처분, 방역대나 역학 관련 축산시설에 대한 이동제한은 추가 수평전파를 막는 핵심적인 조치이지만, 원발 발생을 막는 것은 농장의 차단방역에만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해 겨울에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되면 여지없이 가금농장에도 발생하고, 지난 겨울처럼 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피해도 커지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리포트는 국내외 연구 사례를 근거로 제시하며 AI 백신 효과를 기대했다. 검역본부가 보유한 AI 백신 항원뱅크는 동종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효과가 이미 확인됐고, 대만 국립대학교·질병통제센터 연구진이 46건의 실험 데이터(백신접종 596마리, 대조군 267마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서도 고병원성 AI 치사율에 대한 백신 효능은 73~97%에 달했다.
AI 백신 도입으로 인한 인체감염 위험 우려에 대해서도 재논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서울대 권혁준 교수팀 연구를 인용하면서다. AI 백신으로 인한 면역 압력이 야외주 바이러스의 변이를 유발하지만 해당 변이는 오히려 포유류에서의 병원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도 일부 축종에 고병원성 AI 백신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준비 중이라는 점을 지목하면서, 해외는 이미 살처분 일변도의 방역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선진국들도 기존 방역 체계의 한계를 인정하고 백신 도입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추세로, 국내 농가 현장에서도 백신 도입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내에도 고위험 지역이나 개체군을 대상으로 예방적 백신을 점진적으로 도입할 수 있게 실효성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백신이 살처분·이동제한 등 기존 방역조치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와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전략을 근거로, 백신은 보조적 수단으로서 기존 방역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국내외 연구 결과는 백신이 충분한 예방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백신 도입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된 인체감염 위험 우려 역시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면서 “정부는 막연한 이론적 가능성에서 벗어나 해외 국가들의 실제 사례와 객관적 연구 근거를 바탕으로 정책을 재논의하고, 고위험 지역과 축종을 대상으로 예방적 백신을 점진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