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물실험 414만마리 역대 최다‥42%가 `피할 수 없는 고통`

전년대비 11.5% 증가..일반기업·법적 규제시험 주로 늘어

등록 : 2021.07.23 17:23:06   수정 : 2021.07.23 17:23:09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지난해 실험동물 사용량이 400만수를 넘겨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실험동물이 피할 수 없는 고통을 느껴야 하는 E등급 실험의 비중도 42%에 달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0년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 운영실적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를 공개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은 “동물보호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은 높아가지만 시민이 볼 수 없는 실험실에서는 2020년 매일 만 마리 이상이 실험으로 죽어갔다”며 동물대체시험법 활용을 늘리기 위한 공공과 민간분야 동참을 촉구했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된 실험동물은 총 414만 1,433마리에 달했다. 전년대비 11.5%가 증가한 역대 최고치다.

앞서 2019년에는 371만여수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셈이다.

2016년 실험동물 사용량이 288만여마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약 44%나 증가했다.

고통등급이 높은 동물실험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진통제를 사용하면 실험결과에 간섭이 일어나 애초에 통증을 덜어줄 수 없는 E등급 실험이 42.4%로 절반에 육박했다.

22일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위한 행동’이 주최한 IACUC 위원 위촉교육에서 강연에 나선 한진수 건국대 교수도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오히려 가벼운(mild) 통증 이하로만 유발하는 동물실험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다.

중등도 이상의 고통이나 억압을 동반하는 D등급,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또는 회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E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을 합치면 74%에 육박하는 국내와는 정반대다.

 

법에서 요구하는 규제시험이 가장 큰 비중

홍익표·HSI, 대체시험법 연구지원·적용 필요

HSI는 “법무부가 최근 동물은 물건이 아니라는 민법 개정을 예고했다. 동물보호 인식이 높아지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라면서 “동물실험을 요구하는 여러 부처들의 관련 규정을 개정해 대체법을 적극 도입하는 정책 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적인 요구사항을 만족하기 위한 규제시험(regulatory test)이 국내 동물실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인체약품부터 동물약품, 의료기기, 화학물질, 살충제, 식품 등 다양한 공산품의 독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데 동물실험이 요구된다. 관련 법에서 반드시 시행하도록 규제하기 때문이다.

개발 단계의 효능·안전성 시험은 물론, 이미 허가된 약물도 생산제품의 품질을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반복한다.

지난해 규제시험에 사용된 실험동물은 179만 5,709마리로 조사됐다. 전체 실험동물 사용량의 43%를 차지한다. 규제시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38%, 2019년 40%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HSI는 “한국은 오래된 동물모델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검증된 비(非)동물 시험법 활용도 많이 부족하다”면서 “동물실험 대안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에도 극히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홍익표 의원이 확보한 과기정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동물 모델을 대체하기 위한 사람의 생체조직 활용 차세대 기술 개발 예산은 실험동물 활용 명목 예산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익표 의원은 “동물실험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기술을 이용한 바이오 연구 지원에 더 많은 정부의 투자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것이 결국 사람과 동물 모두를 위한 길”이라고 말했다.

서보라미 HSI 한국지부 대표대행은 “더 많은 동물실험이 더 나은 과학이라는 분위기를 깨고 공공, 민간기관이 함께 모여 동물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면서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비동물 시험법 개발, 보급, 이용을 확산하기 위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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