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용 의료기기 부정수입한 동물병원 수의사 4명, 서울본부세관에 덜미

인피니티社 동물 인터벤션용 의료기기 490개, 시가 3억원 상당..품명 둔갑, 관세 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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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동물용 의료기기를 허가 받지 않고 들여오며 관세를 탈루한 동물병원 수의사 4명이 세관에 덜미를 잡혔다.

5년여에 걸쳐 시가 3억원 상당의 의료기기 490개를 들여오면서 품명을 달리 신고해서 수입 절차를 회피하거나, 수입신고가격을 크게 줄이는 방식으로 관세를 줄였다는 것이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관련 수의사 4명을 관세법 및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2월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고 3월 12일(수) 밝혔다.

(자료 : 서울본부세관)

세관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의료기기는 인피니티(Infiniti Medical)社의 심혈관 개폐기(ACDO), 요관 스텐트, 풍선 카테터, 기관 스텐트 등이다.

해외 기업인 인피니티사는 동물 환자의 인터벤션 시술에 필요한 각종 의료기기를 전문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동물병원에서 인터벤션 시술이 확산되면서 이들 제품의 수요도 함께 늘었다. 국산으로는 대체품이 없거나 품질 차이가 큰 경우가 많아 사실상 독점적 지위에 가깝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정식 유통경로가 없다. 개별 동물병원이 해외 직구하듯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들 기기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세관은 “해외 사이트에서 구매한 스텐트, 카테터 등 동물용의료기기를 의료기기 부분품 등 다른 품명으로 신고해 검역본부의 품목별 수입허가·인증 절차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완제품을 들여오면서, 완제품이 아닌 재료나 부분품이라거나 샘플이라는 식으로 신고했다는 것이다.

수입신고한 가격도 문제가 됐다.

인피니티사의 기기들은 대부분 고가로, 동물병원이 환자 치료 목적으로 주문할 때도 천만원 단위가 넘어가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부정수입건의 경우 실제 구매가의 100분의 1 수준으로 낮게 조작하여 관세를 탈루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본부세관이 적발한 부정수입은 2020년 2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490개, 시가 3억원 상당에 달한다. 이렇게 들어온 기기들은 해당 동물병원에서 심장 수술이나 혈관 성형술 등에 활용됐다.

서울본부세관은 “최근 반려동물의 질병 예방과 치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용 의약품, 의료기기 등이 불법 수입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동물용 의료기기 불법 수입을 근절하기 위해 철저한 단속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동물용 의료기기를 들여오려면 대한수의사회장 추천을 받아 검역본부에 건건이 수입신고를 해야 한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최근 인터벤션과 관련한 수입신고 추천 요청이 적지 않다”면서 일선 동물병원이 법적 절차를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동물용 의료기기 부정수입한 동물병원 수의사 4명, 서울본부세관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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