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와 반려동물

전남대 수의대 수의기생충학 신성식 교수


34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빈대(Cimex lectularius)는 가정집, 숙박시설, 도서관, 공항 등 다양한 사람이 사용하는 장소에 서식하면서 야간에 사람 피부에 접근하여 흡혈하는 곤충이다. 야행성이고 극단적으로 눈에 띄는 것을 싫어하여 숨는 까닭에 거주지에서 초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빈대는 과거 우리 국민 생활공간 중에 심심치 않게 서식하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라는 속담의 주인공이 될 정도로 흔했다.

하지만 1960년대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어 우리 국민의 주거공간이 개선되고 살충제인 DDT와 유기인제가 사용되면서 80년대 이후 20여년간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다 2007년 연세대 의대 환경의생물학교실의 용태순 교수가 빈대 감염 증례를 보고하면서 의학계에 다시 알려지게 되었다. 미국에서 살다 한국으로 와서 9개월간 거주하던 여성이 외국인이나 한국계 미국인들이 자주 사용하던 공동주택에서 잡은 빈대를 가져와 피부병소와 함께 진찰받았는데, 용 교수팀이 빈대 감염으로 진단한 것이다[1].

토종 빈대는 박멸에 가까울 정도로 없어졌지만, 우리나라가 해외여행자들이 많아지고 외국인 여행자들도 많아지면서 해외 유입성 빈대들이 다시 창궐하고 있는 셈이다.

빈대의 종류는 전 세계적으로 23속 75종이 보고되어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는 빈대(Cimex lectularius)가 가장 널리 분포하고 있다. 그 외에 반날개빈대(Cimex hemipterus)도 국내에 서식하고 있다.

원래부터 우리 나라에 존재했던 토종 빈대나 해외에서 유입된 빈대는 모두 같은 종이다.

다만 빈대가 창궐하고 있는 지역에서 유입된 빈대들은 해당 지역에서 빈대를 퇴치하기 위해 사용한 여러 살충제들에 많이 노출된 까닭에 유입된 지역에서 사용한 살충제들에 대한 내성이 있다. 따라서 살충제 종류에 따라서는 잘 죽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빈대는 개와 고양이도 공격하는가?

빈대는 참진드기처럼 알을 제외한 5단계의 약충 시기 및 성충 암·수컷을 포함하여 모든 발육단계가 흡혈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그야말로 드라큘라인 셈이다. 그 때문에 빈대는 항상 주변에 흡혈할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빈대는 어떤 동물의 피를 선호하는가?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 위치한 테네시대학교의 곤충학자인 캐런 베일교수는 이 질문과 관련하여 매우 흥미로운 연구를 하였다.

그녀는 2014년도에 녹스빌시의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의 빈대 감염실태를 조사했다. 거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함께 기르고 있는 12가구를 선정하여 총 228마리의 빈대를 수집한 후, 이 빈대들이 섭취한 혈액 성분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228마리중 69.3%인 158마리에서 사람의 DNA가 검출되었다. 개에서 유래한 DNA는 7마리(3.1%), 그리고 고양이 유래 DNA는 단지 1마리(0.4%)에서만이 검출되었다[1].

즉, 빈대는 사람의 피를 좋아하여 대부분 사람을 공격하여 흡혈하지만 드물게는 개와 고양이도 공격하여 흡혈한다.

물론 빈대는 주위에 사람이 없을 경우 개와 고양이를 포함하여 많은 종류의 동물, 즉 박쥐, 소, 토끼, 마우스, 원숭이, 토끼 오리, 닭, 비둘기, 제비 등 다양한 동물을 대상으로 흡혈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먹이는 단연코 사람의 혈액이며[2], 동물과 사람이 함께 있을 경우, 사람을 선택하여 흡혈한다.

빈대는 체모가 비교적 드문 사람에 익숙해져 있는 탓에 온 몸이 털로 뒤덮여 있는 개나 고양이에 부착하여 털 속으로 기어 들어가 체표에서 흡혈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빈대가 가축이나 반려동물에 감염돼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사실 빈대는 수의학적으로 개와 고양이 보다는 닭에서 더 큰 문제였다. 미국과 유럽에서 빈대가 양계장에 출몰한 것은 1940년대부터로 알려졌고, 미국의 경우 1985년도 양계장의 가장 중요한 해충이 빈대였다는 보고가 있다[3].

DDT와 유기인제가 개발되어 사용되면서 양계장에서는 오래 전에 빈대가 사라졌다가, 최근에 다시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빈대는 어떤 질병을 매개하는가?

다행히도 빈대는 모든 발육단계에서 흡혈을 해야 하는 해충 치고는 사람이나 동물에서 감염병을 매개하는 경우가 드물다.

실험적으로는 빈대가 주로 남미에 유행하면서 심장병 등을 유발하는 Trypanosoma cruzi 라는 원충을 매개할 수 있다. 원래 T. cruzi 라는 원충은 Triatoma infestans 라는 곤충이 주로 매개하는데, 빈대도 T. cruzi 를 매개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4].

그러나 빈대류가 트리파노소마를 전염시키는 방식은 빈대의 타액 속에 들어 있다가 빈대가 흡혈시 동물의 피부를 통해 혈중으로 주입되는 방식이 아니다.

트리파노소마는 빈대의 장에 존재하면서 배설물로 배출되기 때문에 빈대에 물린 동물이 가려움증으로 인해 피부를 긁을 때 상처를 통해 감염된다. 타액을 통해 감염하는 병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파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빈대 감염은 모기에 물릴 때보다 몇 배 더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빈대 탈피껍질, 배설물 등으로 인해 천식이 생길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빈대 공포증으로 인한 심한 정신적 장애를 일으킨다[5]. 빈대 감염 그 자체가 질병인 것이다.

 

빈대 탐지견이 있다는데…

빈대는 노린재아목 소속이어서 다른 노린재류 곤충들처럼 특이한 냄새를 분비한다. 이 냄새는 빈대가 가지고 있는 50여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6, 7]에서 나는 것이다. 고수, 또는 빈대풀이라는 식물에서 나는 것과 비슷한 특이한 냄새다.

때문에 후각이 뛰어난 개를 빈대 배설물에 함유된 물질을 탐지하도록 훈련시키기도 한다. 마약탐지견과 비슷한 셈이다.

이처럼 빈대 냄새로 훈련된 개를 이용한 빈대탐지 서비스가 미국에서는 상당히 많이 알려져 있고, 이들 빈대 탐지견들을 주기적으로 훈련시키기 위해 살아 있는 빈대를 판매하는 업체도 존재한다.

그러나 개를 이용한 빈대탐지는 그 효율이 10-100%로서 개의 훈련정도, 집중도, 환경요인 등에 따라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8, 9]. 빈대탐지견은 아파트와 같은 집단 거주시설에서 빈대가 서식하는 집을 찾아 내는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5].

 

산책하는 개에 빈대가 옮아 집안에 들여올 수 있는가?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빈대는 기본적으로 야행성인데다가, 무엇보다도 반려동물보다는 사람 피를 선호하는 까닭에 개가 산책하다가 빈대에 옮아 집안으로 가져올 가능성은 극히 낮다.

같은 드라큘라이지만 수풀에 살면서 야생동물을 좋아하고 추운 겨울도 거뜬히 견뎌내는 참진드기와는 다르다.

더군다나 빈대는 사람과 동물의 체표에서 주로 생활하는 것이 아니고, 생활사의 대부분의 시간을 숙주의 서식지 주변에서 숨어 지내면서 산란, 발육, 번식 등을 하다가 야간에 흡혈할 때만 숙주에 접근하여 5-10분 정도 흡혈하고 난 후 떨어져 나가 생활한다. 빈대가 침대 매트리스에 많은 이유이다.

그러므로 산책하는 개가 빈대를 집안으로 가져올 가능성은 무척 낮다.

그보다는 가족 구성원 중 다중 숙박시설을 이용하거나 해외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짐가방이나 침구류, 옷가지 등에 묻어서 가정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또한 침대 등 중고 가구를 샀을 때 빈대의 알, 약충, 성충 등이 오염되어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개와 고양이에 감염하는 빈대에 효과적인 동물용 외부기생충 약제가 있는가?

보호자 집안에 빈대가 서식한다는 것이 확인되고, 보호자가 빈대에 물려 극심한 피부 병소와 함께 극심한 소양증을 호소하는데, 반려동물도 함께 소양증과 피부병소가 있다면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도 치료해 주어야할 것이다.

살충제 중에서 빈대의 퇴치용으로 사용되는 성분들은 dichlorvos를 포함한 유기인제 계열, imidacloprid를 포함한 neonicotinoid계열, cypermethrin을 포함한 pyrethroid계열, fipronil을 포함한 phenylpyrazole계열 및 DDT를 포함한 organochloride계열을 포함하여 최소한 12 계열 이상의 수많은 약제 성분들이 있다[10].

하지만 국내 반려동물용 약품 중에 빈대 치료용으로 허가가 난 약품은 없다.

개와 고양이에서의 외부기생충 치료 또는 예방목적으로 출시된 제품들 중에 위의 살충제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대감염증에 대한 약제로 출시를 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기본적으로 빈대의 구제는 흡혈하기 위해 야간에 잠깐 머무는 사람과 동물의 체표를 타깃으로 하지 않고 빈대들이 숨어서 산란 및 발육을 하는 빈대 서식지를 타깃으로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고양이에 발생한 빈대감염 증례가 전세계적으로도 희귀하고, 야간에 잠깐 체표에 부착하여 흡혈하고 떨어져 나가 숨어버리는 빈대의 감염 여부나, 털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홍반상의 피부병소를 인지하더라도 다른 질병과의 감별진단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반려동물용으로 허가된 외부기생충 예방 및 치료용 약품들 중에 빈대의 사멸과 퇴치에 연구가 진행되어 효과가 밝혀진 약제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개나 고양이의 외부기생충 치료 또는 예방용으로 허가가 난 제품들 중에 systemic kill, 또는 xenointoxication의 기전을 가진 isooxazoline 유도체들 중에서 빈대에 대한 효과가 보고되었다.

예를 들어 넥스가드나 넥스가드 스펙트라에 함유되어 있는 afoxolaner는 빈대의 퇴치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개에 넥스가드 스펙트라를 투여하고 1, 7, 14, 21, 및 28일째에 빈대를 흡혈시킬 경우, 흡혈 후 72시간 이내에 죽는 비율이 최대 85%에 이른다[11].

또 아직은 국내 출시가 되지 않았지만 esafoxolaner가 함유된 고양이용 넥스가드 콤보(NexGard Combo)의 경우도 비슷하여 투약한 고양이 혈액을 흡혈한 빈대들이 흡혈 후 96시간 이내에 사멸하는 효율은 투약 후 3주까지도 80.6-88.0%에 달했다[12].

즉 넥스가드를 흡혈시킨 개나 고양이에게 빈대가 달라 들어 흡혈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이 약제를 투약한 개나 고양이를 흡혈한 빈대들이 흡혈 후 3-4일이 지나면 대부분 죽게 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빈대의 퇴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systemic kill 기전의 약제가 투약된 동물에서 발생하는 소양감 등의 증세는 막을 수가 없다. 이미 빈대가 흡혈하면서 동물에 타액을 주입해버린 상태이고, 숙주는 빈대의 타액성분에 대한 면역반응의 일환으로 소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빈대가 여전히 개나 고양이 피보다는 사람의 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보았을 때 이들 약제가 빈대의 퇴치에 기여를 하는 것은 제한적이다.

또한 Isoxazoline 유도체 중 브라벡토에 함유된 fluralaner는 닭의 빈대 감염에 대해서도 매우 효과적이어서 2.5mg/kg을 1회 투여한 닭에서 흡혈한 빈대들에 대해서는 2주간 사멸 효과가 있었고, 0.5mg/kg을 1주 간격으로 2회 투약하면 28일간 사멸효과가 유지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므로 양계장에서 빈대감염이 확산할 경우 음수에 fluralaner를 첨가하여 투약할 경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에서는 닭에서 빈대감염이 큰 문제가 아니어서 빈대구제용으로 허가가 난 제품은 없지만, 2017년도에 발생한 계란 살충제 사건의 주범인 닭진드기(Dermanyssus gallinae)의 구제용으로 2018년도에 출시된 엑졸트 액의 핵심성분으로 fluralaner가 들어 있으므로 국내 양계장에서 빈대감염이 확산할 경우 유용할 것이다.

이버멕틴(ivermectin)은 투약한 닭에서 채혈하여 빈대에게 인공적으로 먹이면 효과가 좋지만 투약한 닭에 직접 빈대를 흡혈시키면 큰 효과가 없었다. 아마도 체내에서 빈대를 살충하는 농도로 유지되는 반감기가 짧은 이버멕틴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집안에 빈대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되었다면 반려동물용 침구류와 옷가지들은 뜨거운 물에 삶는 것이 최선이다. 빈대는 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반려동물이 빈대에 물린 증례를 접했다면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를 처방하여 앨러지로 인한 소양증을 치료해주면 될 것이다.

 

참고문헌

[1] Black M, Chandler J, Trout Fryxell R, and Vail K. The Common Bed Bug (Hemiptera: Cimicidae) Does Not Commonly Use Canines and Felines as a Host in Low-Income, High-Rise Apartments.  Journal of Medical Entomology. 2021;58:2040-2046.

[2] Rivnay E.  Host selection and cannibalism in the bed bug Cimex lectularius L.  Annals of the Entomological Society of America. 1930;23:758-764.

[3] González-Morales MA, Thomson AE, Petritz OA, Crespo R, Haija A, Santangelo RG, et al.  Systemic veterinary drugs for control of the common bed bug, Cimex lectularius, in poultry farms.  Parasites & Vectors. 2022;15:431.

[4] Salazar R, Castillo-Neyra R, Tustin AW, Borrini-Mayorí K, Náquira C, and Levy MZ.  Bed bugs (Cimex lectularius) as vectors of Trypanosoma cruzi.  The American journal of tropical medicine and hygiene. 2015;92:331.

[5] Chrysler D, Foster E, Reik R, Schwartz A, Signs K, and Stobierski MG.  Michigan manual for the prevention and control of bed bugs.  USA: Michigan Department of Community Health. 2010.

[6] Cannon C, Stejskal S, and Perrault KA.  The volatile organic compound profile from Cimex lectularius in relation to bed bug detection canines.  Forensic Chemistry. 2020;18:100214.

[7] Akhoundi M, Chebbah D, Elissa N, Brun S, Jan J, Lacaze I, et al.  Volatile Organic Compounds: A Promising Tool for Bed Bug Detection.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2023;20:5214.

[8] Pfiester M, Koehler PG, and Pereira RM.  Ability of bed bug-detecting canines to locate live bed bugs and viable bed bug eggs.  Journal of economic entomology. 2008;101:1389-1396.

[9] Cooper R, Wang C, and Singh N.  Accuracy of trained canines for detecting bed bugs (Hemiptera: Cimicidae).  Journal of economic entomology. 2014;107:2171-2181.

[10] Doggett SL, and Lee C-Y.  Historical and Contemporary Control Options Against Bed Bugs, Cimex spp.  Annual Review of Entomology. 2023;68:169-190.

[11] Beugnet F, Rautenbach C, Van Der Mescht L, Lebon W, Aouiche N, and Liebenberg J.  Insecticidal efficacy of afoxolaner against bedbugs, Cimex lectularius, when administered orally to dogs.  Parasite. 2021;28.

[12] Tielemans E, Rautenbach C, Besselaar J, and Beugnet F.  Efficacy of a topical product combining esafoxolaner, eprinomectin and praziquantel against bedbug (Cimex lectularius) experimental infestations in cats.  Parasite. 2022;29.

빈대와 반려동물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