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개 렙토스피라증, 사람 전염 가능성 낮다`

미국 질병관리센터 조사..혈액·소변 시료 다루는 직원에 감염관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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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렙토스피라증(Canine Leptospirosis)의 사람 전염 가능성이 낮다는 미국 연구진의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와 애리조나주 보건당국 연구진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렙토스피라 감염견과 접촉한 소유주와 수의사, 동물병원 직원 등 118명을 조사한 결과 전건 음성으로 판명됐다.

국내 사람 렙토스피라증 발생 현황 (자료 : 질병관리본부)
국내 사람 렙토스피라증 발생 현황 (자료 : 질병관리본부)

국내에서도 제3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렙토스피라증은 설치류와 소, 개 등 포유류에서 감염되며, 사람으로도 전염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감염된 사람은 발열, 오한, 두통, 구토 등 독감 유사증상을 보이며, 일부에서 다발성장기부전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연구진은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위치한 동물병원 17개소를 중심으로 개 렙토스피라증의 사람 감염 위험을 분석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17개월간 보고된 개 렙토스피라증 70건 중 추적조사에 응한 감염견 소유주 9명과 동물병원 직원 109명을 대상으로 렙토스피라 혈청검사를 실시했다.

이들 모두 렙토스피라 감염견과 밀접하게 접촉했지만, 혈청검사는 모두 음성을 나타냈다. 의심증상을 보인 7명 중 6명을 대상으로 항원·항체검사를 실시했지만, 모두 음성이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렙토스피라가 개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흔하지 않다(uncommon)”고 판단했다.

다만 렙토스피라 감염견과 접촉한 모든 위험군을 조사한 결과는 아니며, 렙토스피라균의 혈청형에 따라 전염성에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전제했다.

그러면서 동물병원 직원 등 렙토스피라 노출 위험이 높은 직군에게 감염관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의사 17명, 수의테크니션 67명, 기타 동물병원 직원 28명을 대상으로 감염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23.2%가 개 렙토스피라 환자의 혈액·소변 시료에 맨살이 노출됐다는 것이다.

감염관리수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사응답자들 가운데 소변시료를 다룰 때 장갑을 착용한다는 비율은 44.6%, 혈액시료의 경우 54.5%에 그쳤다.

연구진은 “시료를 직접 다루는 수의테크니션이 특히 접촉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며 감염관리교육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수의사들이 직접 시료검사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수의사들의 감염관리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에서 사람으로의 전염가능성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지만, 반려견의 건강 측면에서 렙토스피라는 여전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렙토스피라에 감염된 개는 출혈이나 황달, 구내궤양을 비롯해 급성 혹은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2015년 이후 매년 100명 이상의 사람 환자가 발생하고 있을 만큼, 국내 환경에 렙토스피라균이 상존한다는 점도 요인이다.

개 렙토스피라증의 사람 전염 위험을 다룬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Zoonoses and public health’ 온라인판 2018년 12월호에 게재됐다(보러가기).

美연구진 `개 렙토스피라증, 사람 전염 가능성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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