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동물 진료 생태계 회복 ‘거점동물병원’, 2028년 시범 도입 목표로 연말까지 구체화

규모화 기반해 진료·진단 역량 높이고 신규 수의사 양성..지역별 맞춤형 모델 ‘공모’ 제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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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와 대한수의사회가 추진 중인 ‘거점동물병원’ 구상을 공유하고 일선 농장동물 수의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온라인 설명회가 마련됐다. 8월 11일(화) 열린 소 수의사 대상 설명회를 시작으로 돼지(8/18), 가금(8/19) 설명회가 이어진다.

거점동물병원은 구조적 위기에 봉착한 농장동물 진료체계의 해법으로 제시됐다. 규모화를 통해 진료·진단 역량을 높이고 신규 수의사를 양성할 기반을 만든다.

진료·진단·교육·방역으로 제시된 핵심 역할은 갖추되, 지역별로 유연한 모델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소 임상수의사들을 대상으로 8월 11일 거점동물병원 추진방안 온라인 설명회가 열렸다.

농장동물 임상수의사의 고령화 속도는 가파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농장동물 수의사 중 60대 이상 고령의 비중이 2022년 35%에서 2026년 43.4%로 상승했다. 그만큼 청년 수의사의 유입이 부족한 셈이다.

여기에는 1인 원장 동물병원이 절대 다수인 임상 환경이 장벽으로 작용한다. 혼자서 야간·응급·휴일 진료 수요에 대응하려면 삶의 질이 저하된다. 1인 원장에게는 신규 수의사를 체계적으로 교육할 필요성도, 여력도 없다.

진료 측면에서도 한계에 봉착해 있다. 만연한 자가진료로 인해 수의사를 부르는 시점이 너무 늦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농가가 이 약 저 약 써본 후에야 부르니, 수의사가 손써볼 여지가 별로 없다. 시간이 부족하니 지역 동물위생시험소나 검역본부, 민간병성감정기관에 정밀검사를 의뢰해서 활용하기도 어렵다.

이날 발제에 나선 농식품부 방역정책과 박성대 사무관은 이 같은 농장동물 진료 생태계의 심각한 구조적 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거점동물병원을 제시했다. 규모화·협업에 기반한 ▲진료 ▲진단 ▲교육 ▲방역을 핵심 역할로 지목했다.

수의사 여럿이 모이면 야간·응급·휴일 진료 수요에 보다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거점동물병원이 자체적으로 검사장비·인력 등 진단 인프라를 갖추면 신속한 정밀검사로 진료 역량을 더 높일 수 있다.

규모가 있으면 신규 수의사도 보다 체계적으로 교육할 수 있다. 후배 수의사들의 전문성을 높이면서 농장동물 진료의 비전을 제시한다.

박성대 사무관은 “농장동물 진료체계의 회복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진료가 바로 서면 방역은 자연히 따라오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거점동물병원 육성은 단순한 방역사업 위탁이나 기존 공수의 업무의 연장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거점동물병원이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제시된 농장동물 진료의 발전 방향이라는 점도 지목했다.

정부가 거점동물병원의 정착을 제도적·재정적으로 지원하겠지만, 거점동물병원 스스로가 효율적인 운영 모델을 구축하고, 농가로부터 진료비를 받아 운영하는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점동물병원은 현재 구상 단계다. 진료·진단·교육·방역을 핵심축으로 제시했지만, 보다 구체적인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여기에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더하기 위한 법 개정이나 예산 확보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7월 초 농식품부·대한수의사회·지자체·농협이 참여한 첫 회의를 시작으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거점동물병원의 형태는 축종별로 구분될 전망이다. 소와 돼지·가금의 진료 환경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소는 기존에도 개체진료 수요가 명확하고, 공수의 등 수의사가 참여하는 방역사업이 자리 잡고 있어 보다 빠르게 구체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날 농식품부가 소에서의 거점동물병원 모델 예시를 소개하기도 했다. 3~5명의 수의사로 구성된 거점동물병원이 3~4개 시군을 대상으로 활동하면서, 자체적인 진단 역량은 물론 지역 동물위생시험소와의 연계를 더해 보다 신속한 정밀진단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박성대 사무관은 “거점동물병원의 구체적인 모델은 지역과 여건에 따라 다양할 것”이라며 일률적인 형태를 강제하기보다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모델을 구축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방식에 무게를 뒀다. 정부가 소개한 예시도 검토 단계일 뿐 민간에서 거점동물병원의 형태와 구체적인 지원 필요사항을 발굴해 제안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수의사 여럿이 모여 거점 진료를 수행하고 있는 파주 서울우유진료소 김영찬 원장과 안성 고려동물병원 하현제 원장의 지적도 비슷했다.

김영찬 원장은 “(거점동물병원은) 농식품부에서 하나의 모델로만 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각 지역의 농민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면서 “농민들이 ‘거점동물병원을 이용하면 좋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것이 수의사들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말했다. 동업의 어려움이나 병원의 자생력 확보는 정부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현제 원장은 “지역마다 특성도, 수의사 저마다의 노하우도 다르다”면서 “기본적인 틀은 필요하겠지만, 시범사업에서는 고정적 형태 대신 ‘공모’를 통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수의사가 된 후 이런 소통의 자리는 처음”이라며 환영의 뜻도 전했다. 이날 설명회는 평일 저녁 시간대에 온라인(zoom)으로 진행됐음에도 70여 명의 일선 소 임상수의사들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농식품부와 수의사회는 2028년 거점동물병원 시범 도입을 목표로 올 연말까지 구체화 논의를 이어간다.

박성대 사무관은 “진료·진단·교육·방역의 4대 축을 바탕으로 수립된 모델로 시범사업을 거쳐 보완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논의 진행 상황을 수의사들과 지속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농장동물 진료 생태계 회복 ‘거점동물병원’, 2028년 시범 도입 목표로 연말까지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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